
포켓볼 대중화를 위해 오랜 시간 힘써온 당구 인스트럭터 구승미 강사가 뜻깊은 여름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구 강사는 10여 년 째 문화센터에서 포켓볼 맞춤형 강좌를 해오고 있다. 이는 국내 유일하다시피한 것이며, 연말마다 수강생들의 교류와 실력 점검을 위한 자체 대회도 주최해왔다.
올해는 한여름에 그 대회가 열렸다. 전국 단위 디비전 리그 결성이 무산된 아쉬움을 대신하기 위해, 이름하여 ‘2025 상반기 구승미의 신나는 포켓볼교실 애니콜 토너먼트’가 개최된 것.
경기도 일산 자이언트 당구클럽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연수반 A 8명, 연수반 B·C 각 12명씩 총 32명이 참가해 32강 토너먼트 형식으로 치러졌다.
수강생 수가 늘어난 만큼, 중급과정 이상의 연수반도 올해부터 새롭게 증설됐다. 특히 연수반 B에는 현직 여성 심판 5명이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대한당구연맹 및 대한장애인당구협회에 소속된 설희자, 박은주, 최유경, 이현주, 노미월 심판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설희자 심판은 현재 경기도 장애인당구협회 심판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구 강사는 이들에게 “선수 입장도 경험해볼 기회가 중요하다”며 참가를 권유했다.

“선수-심판, 마주하는 긴장감은 같아”
설희자 경기도장애인당구협회 심판위원장
설희자 심판은 32강 1회전을 마친 직후, “심판과 선수의 긴장감은 다르면서도 본질적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심판으로선 선수 동선, 샷 직전의 변동사항, 샷 이후의 결과까지 긴장의 연속이에요.
그런데 오늘은 제가 선수로 뛰면서, 큐 하나하나에 압박감이 느껴졌고 오히려 심판 때보다 더 떨리더라고요.”
다만, 그는 1회전에서 만난 상대가 이번 대회 최종 우승자 김강래 수강생이었다며 “대진운이 아쉽다”고 웃었다.

“작년 1차전 탈락 이후 마음가짐 달라졌다”
대회 우승자 김강래 수강생
연수반 A 소속의 김강래 수강생은 이번 대회 참가자 32명 중 2명뿐인 남성 출전 중 하나로, 설희자 심판과 마찬가지로 심판 자격자이자 당구지도자 과정 이수자다.
“작년엔 킥샷 성공에도 8번 공을 퍼팅하며 탈락했어요. 그땐 마음가짐이 안일했던 것 같아요. 이번엔 그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한 샷씩 더 신중하게 임했죠.”
김 수강생은 대한당구연맹 포켓볼위원 유경숙 위원의 소개로 작년부터 구승미 강사의 강좌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우승은 단지 실력보다 ‘진심의 결과’”라며 겸손을 보였다.
한여름의 기온만큼 뜨거웠던 건, 이들의 집중력과 열정이었다. 포켓볼을 진심으로 아끼는 이들이 만든 이 무대는, 그 자체만으로도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대회 결과]
우승=김강래
준우승=이남희
공동 3위=이진희, 이지현
공동 5위=한정희, 노미월, 이순정, 강지원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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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김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