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도 못한 좋은 소식이 단 하루만에 펑펑 터져 행복해요.”
프로당구 LPBA신인선수 김도경에게 ‘2024년 5월 14일’은 잊지 못할 ‘럭키데이’로 기억될 듯하다. 자신의 첫 후원사(띠오리코리아)와 PBA팀리그 소속팀(드래프트서 웰컴저축은행에 지명)이 동시에 생긴 하루였다.
이 겹경사에 대해 김도경은 “꿈꾸는 것 같다“며 감격에 겨워했다. 가족·지인들로부터 100통 넘는 전화와 문자로 이를 축하받았다고.
스무살이던 지난 2019년 대구당구연맹에 등록해 전문선수로 데뷔한 김도경은 이후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 상위랭커로 자리매김 한다. PBA이적 직전 그의 당구연맹 여자3쿠션 랭킹은 4위. 이에 프로당구협회 측은 프로무대를 노크한 그에게 2024-25시즌 우선등록선수 자격을 부여, 트라이아웃 없이 올시즌 LPBA로 직행토록 했다.
“화려한 무대에서 훌륭한 선수들과 대결할 날이 기대된다”는 김도경. 그 행보를 위한 첫 발을 내딛기 일일보직전인 그가 각오를 본지에 알려왔다. 이를 일문일답으로 풀어본다.
▲겹경사를 맞았는데 소감은.
=꿈꾸는 것 같다. 저를 선택해준 후원사(띠오리)와 팀(웰컴저축은행)에 감사드린다.
▲축하연락이 쏟아졌다고.
=팀리그 입성소식이 알려진 14일 오후 몇 시간동안 축하 전화 및 문자가 쉴새없이 들어오더라. 약 100통 정도? 하하.
▲팀리그 입성 소식에 부모님이 특히 기뻐하셨다고.
=그렇다. 어머니는 “우리 딸 이제 빨간색(웰뱅팀 유니폼 색상) 옷 입는거네?”라며 기뻐하셨다. 대대26점의 당구 동호인인 아버지는 제가 19살 때 “당구선수 하겠다”고 선언하던 당시에도 쌍수를 들고 환영하셨던 분이시기에 딸의 희소식을 매우 반기셨다. 이런 두 분의 반응에 참 뿌듯했다.
(편집자주=김도경은 고3때 친구들과 당구장에 놀라간 뒤 당구의 재미에 푹 빠져 당구 이론서를 홀로 찾아보는 등 당구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져갔다. 그러던 가운데 당구장서 TV로 최성원이 세계대회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곤 당구선수의 길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후 김도경은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대구지역 재야의 고수로 통하는 김준용 동호인선수에게 공을 배웠고, 스무살 되던 2019년도에 대구당구연맹 선수로 등록하게 됐다)
▲팀리그에 대한 기대감은.
=기술과 멘탈에 관해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설렌다. 다만, 팀리그에서는 개인전보다 긴장감이 더 클 듯하다.
▲웰뱅 팀원들과의 친분은.
=전혀 없다. 팀 막내인 만큼 제 위치에서 팀에 녹아들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꼭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것이다.
▲근원적인 질문이다. 프로당구 진출을 결심한 이유는.
=PBA 결승전 등을 몇차례 관람했는데 실력 좋은 선수들이 화려한 무대에서 관중과 함께 하고 있더라. ‘이런 무대라면 설령 성적을 못 내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프로행 결심까지 이르게 됐다.
▲아마무대에서 걷은 성적에 대한 아쉬움은.
=우승이 없다는 점? 전국대회에서 4강만 7~8번 했고, 작년 12월 영광대회선 결승에 올랐지만 (최)보미에게 역전패 당해 우승를 놓쳤다. 그러나 아쉬움의 크기가 그리 크진 않다. 열심히 노력해 그 아쉬움을 프로무대에서 해소하고 싶다.
▲현재 연습장은? 당구를 위해 대구에서 상경했다고.
=서울살이 1년째 돼 간다. 상경 후 2~3개월 간 원영배 선생님께 공을 배우다가 주변의 인연으로 현 일터이자 훈련장인 영등포구 옵티머스 당구클럽에 플레이아로 들어가게 됐다. 일한지 3개월 정도 됐다. 낮에 출근해 밤 12시가 돼야 일이 끝나는 데 그 사이에 게임과 개인연습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에 함께 팀리그 입성에 성공한 모리 유스케 선수와 친하며 당구를 배우기도 했다는데.
=상경 후 놀러간 엠블당구클럽에서 모리 선수와 만나 친해졌다. 당구도 많이 배웠다. 한참 오빠인데 서스럼없이 저를 잘 대해줬다. (모리 선수가)한국말을 잘해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이제 올시즌 프로당구 개막, 즉 프로선수 김도경의 LPBA 데뷔가 얼마 남지 않았다. 붙어보고 싶은 상대는.
=김가영, 김민아 프로님이다. 기술은 물론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법 등이 너무나도 훌륭하다. 제가 부족한 멘탈도 강한 분들이다. 맞붙는다면 지더라도 여러모로 배우는 바가 많아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
▲끝으로 당구선수 김도경의 지자들에게 전할 말은.
=우선 저의 소속연맹이던 대구당구연맹의 수장인 김진석 회장님께 감사드린다. 저를 참 아껴주신 분이시고, PBA로의 이적을 아쉬워 하시면서도 응원을 보내주셨다.
이어 우리 가족들을 언급하고 싶다. 특히 일본서 지내고 있는 우리 언니, 힘들 때 유일하게 내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소중한 존재다. 팀리그 입성 소식을 얼른 언니에게 들려주고 싶다(인터뷰 당시인 14일 오후, 김도경은 아직 언니에게 팀리그 입성 소식을 전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밖에도 저를 지지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올해 첫 발을 딛는 프로당구 무대에서의 김도경도 응원 부탁드린다. 열심히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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