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가 너무 신기해요” 공보경(미송중2), 배우 지망생에서 차기 당구스타로 진로변경

 

아직 또래들과 한창 뛰어놀 여자아이가 매서운 눈으로 당구공을 바라본다.

당구선수인 오빠를 응원하기 위해 가족들과 방문한 양구대회장에서 “저 옷을 입고 경기를 하는 보경이가 너무 예쁠 것 같다”는 아빠의 말에 곧바로 큐를 잡았다는 공보경이다.

공보경은 인천 미송중학교 2학년으로 당구를 시작한 지 고작 3개월밖에 되지 않은데다 아직은 공이 굴러가는 게 마냥 신기한 15살 여중생이다.

공보경이 큐를 잡기 전까지를 보면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댄스(*코레오장르)를 배우기 시작했고 이듬해인 5학년에 들어선 연기 학원을 오가며 배우를 꿈꾸던 평범한 여자아이였다.

*코레오장르 : 특정한 한 장르가 아닌 다양한 댄스 장르(힙합, 팝핀, 왁킹, 락킹 등)를 기반으로 안무가가 창작한 안무를 지칭한다.

 

 

그런 공보경이 3개월째 당구큐를 잡고 훈련하면서 느끼고 있는 점은 “당구가 어렵긴한데 뭔가 공 굴러가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간결하게 답한다.

공보경은 친구들에게 당구선수가 되겠다고 말하니 물음표를 띄우는 친구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리 세대가 바뀌고 세월이 흘렀어도 여전히 당구에 대한 인식 가운데 좋지 않은 시선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당구초보자인 공보경은 또래 친구들의 경우 영화나 기성세대들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영화 등에서 당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고 말하면서 “언젠가 나만의 당구스타일을 정착시켜 여자당구선수를 꿈꾸는 사람이 많아지는 계기가 되는 본보기로 성장하고 싶다”는 열정 깊은 포부를 밝혔다.

공보경은 닮고 싶은 선수를 묻는 질문에 LPBA 최고의 당구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을 꼽으며 언제나 침착한 스트로크와 자신감이 풀 충전된 퍼포먼스가 너무나 매력적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공보경은 오빠 공민제와 함께 인천송도아카데미(원장 문석민)에서 훈련하고 있다.

 

인천송도아카데미에서 함께 훈련중인 오빠 공민제와 공보경

 

하루 최소 3시간 이상은 혼자 연습하며 기본기를 다지고 있다는 공보경은 중학교 졸업 후 인천여고(유사 방통고)에 진학하고자 한다.

당구를 시작하고 난 후 달라진점에 대해 “오빠나 원장님께 실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말을 들으셔서 그런지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신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회에 참가한 경험도 있다. 공보경은 지난 7월 남원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조별리그에서 2패를 기록해 패배했다. 하지만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출전한 첫 대회이기 때문에 무엇을 배웠다기보다는 당구선수로의 진로를 굳히는 계기가 됐다고 당당히 밝혔다.

공보경은 오는 11월 양구대회에 출전해 1승 달성을 목표로 기본기 다지는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한편 캐롬선수인 오빠 공민제는 최근 전국체육대회 이벤트종목 9볼 18세이하부(남)에서 동메달을 수상했으며 동생이 모르는 공을 알려주고 당구에 대한 개념이나 자신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하며 도움을 주고 있다.

 

[인천 – 정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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