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얘기 꼭 적어주세요. 선생님께서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해져야 한다’고 누차 강조하셨는데, 그것이 이번 투어에서 어느정도 실현되고 있는 것 같아요. 감사해요.”
‘방년 20살’의 LPBA리거 권발해(에스와이)가 23일 밤 2024-25시즌 5차전 ‘휴온스 LPBA챔피언십’ 32강서 ‘베테랑’ 정은영을 세트스코어 3:0(11:9, 11:7, 11:8)으로 제압하고, 16강에 올랐다.
그로서는 지난해 7월 2023-24시즌 3차전 ‘하나카드 챔피언십’ 이후 무려 457일(1년 2개월 30일)만에 나서게 되는 16강전이다. 앞선 10개 투어에서는 최고 64강에 머물렀던 그가 실로 오랜만에 반등점을 밟고 점프하고 있다.
그 소감을 서두의 멘트로서 전한 권발해다. 그가 언급한 ‘흥분’은 긴장감에 기인한다. 권발해는 프로데뷔 후 3시즌간 쭉 긴장감을 떨쳐내려고 무던히 애를 써왔다. 작년 11월, 19살 당시 그와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를 관통하는 단어 또한 ‘긴장’이었다.
그런데 바꿔말하면, 권발해는 자신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던 셈이다. 이에 지난 2년간 자신의 스승(배병준)과 함께 실전에서의 긴장감 해소를 위한 정신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왔고, 무려 15개월여만의 16강진출이란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권발해는 대구 출신으로, 그의 스승인 배병준씨는 대구당구연맹 부회장을 역임한 지역 베테랑 당구인이다. 현재 제자와 스승은 대구 달서구 상인동 소재 프라임당구장을 연습장 삼고 있다.
이제 긴장감에 얼어붙었던 팔을 풀어내게 된 권발해다. 이에 다소 급하고 거칠던 스트로크가 부드러워졌다. 샷 초이스도 다소 신중해졌다. ‘쉬운 포지션의 공을 놓치지 말라’는 스승의 또다른 가르침을 실행하기 위해서였다. 이는 이번 정은영과의 32강전 2세트 2이닝서 하이런7점 등으로 발현됐다.
그에 앞선 64강전에선 LPBA 영건 강호이자, 자신의 ‘팀(에스와이) 동료’ 한지은과 맞붙어 23:20으로 승리하기도 했다. 그 직후 두 사람은 “고생했다”며 서로를 다독였고, ‘언니’ 한지은은 “이어질 경기들도 파이팅”이라며 ‘동생’의 승리를 기원해줬다고 한다.
이를 전하며 권발해는 “저희 팀 선수단 모두가 (팀리그 및 팀 신입생인)저의 선전을 기원하면서 기술적으로, 정신적으로 여러 도움을 주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처럼 곳곳의 지인들로부터 도움과 지지를 받고 있는 권발해다. 이에 대한 고마움을 이번 인터뷰를 빌려 전하고 싶다고 했다.
“부모님, 배병준 선생님, 클럽(프라임당구장) 삼촌들 등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에게 감사드려요. 중학생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3명의 베스트 프렌드도 빼놓을 수 없어요. 당구 문외한임에도 제 경기를 다 챙겨봐주고, 저의 사정에 맞춰 자신들의 일정을 조정하는 등 저를 배려해줘서 항상 고마워하고 있다고 꼭 전하고 싶습니다.”
이어 선수생활 전반에 걸친 포부를 전하며 권발해는 인터뷰를 마쳤다.
“저는 아직 배울 게 많은 선수입니다. 열심히 노력해 나중에 실력은 물론, ‘스트로크도 참 좋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동시에 우승을 향한 도전 또한 꾸준히 이어나갈 것입니다.”
한편, 권발해는 24일 오후 5시로 예정된 16강전서 김한길과 맞붙는다. 이를 통해 지난 22-23시즌 LPBA 데뷔 이후 개인통산 가장 높은 무대(8강)로의 도약에 도전한다.
[일산=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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