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4시즌 8차전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챔피언십’ 우승컵은 조건휘에게 돌아갔다.
팽팽하게 진행된 대회 결승서 조건휘는 임성균(하이원)과 풀세트 접전 끝에, 7세트 막판 ‘끝내기 하이런9점’으로 프로데뷔 4년 8개월여만에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시상식서 조건휘는 대회 현장에서 열렬히 응원해준 아내와 입맞춤하며 현장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그 감정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진행된 기자회견서 조건휘는 소감을 전하면서 “아내와 시간을 보내는 등 여유를 갖자 신기하게도 공이 더 잘 맞았다”는 후기도 전했다.
Q. 우승 소감은.
= 매일 TV로만 우승 시상식을 보다가 막상 우승하니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 그저 기분이 좋다. 7세트에서 터진 하이런 9점이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너무 좋다. 이 우승 트로피를 한 번 만져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Q. 7세트 2:9 상황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 아무 생각 없었다. 그냥 한 번의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마지막 세트는 11점이라 짧고, 뱅크샷도 있다. 한 번만 기회가 오면 칠 수 있을 것 같았다.
Q. 하이런은 생각을 했나.
= 사실 장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공 하나 하나에 신경 썼다. 후득점을 위한 포지션이나 수비를 신경 쓰지 않고 1득점만 내자고 생각하면서 집중했던 것이 주효했다.
Q. 추격하는 상황에서 득점이 끊어지면 바로 기회를 넘겨 줄 수도 있었는데.
= 맞다. 승패가 바뀔 수도 있었을텐데, 그래도 지고 나서 후회하는 것 보다 저지르고 보는게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수비 생각없이 시원하게 쳤다.
Q. 첫 결승전 이후 오래 걸렸다. 당시 경험이나 패배의 경험을 떠올린 것이 도움이 됐나.
= 도움이 됐다. 당시 첫 결승에서 허망하게 졌기 때문에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에는 저만의 스타일로 치자고 계속 생각했다. 일단 ‘무조건 공격’이라는 마음으로 한 점, 한 점에만 집중해서 쳤다.
Q. 팀리그 등 좋은 선수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첫 결승전 이후 지금까지 힘든 시간도 있었을텐데.
= 크게 힘든 건 없었지만 지난 시즌 개인투어 마지막 대회에서 16강까지 가지 못했다면 큐스쿨로 강등되는 상황이었다. 팀리그 선수가 큐스쿨로 강등되면 바로 방출인데, 그 걱정 때문에 힘들었다. 결국 살아남았지만 올 시즌에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도록 당구를 조금 ‘즐기면서 치자’고 마음먹었더니 올해는 꾸준히 좋은 성적이 나왔고, 오늘과 같은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Q.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큰 산을 넘어선 것 같은데. 자신감이 생겼나.
= 사실 이번 대회 시작 일주일 전부터 연습하는 방법을 조금 바꿨다. 예전에는 공격과 수비를 모두 신경을 썼었는데, 제가 지치더라. 이번 대회때는 그냥 연습 구장에서 치듯 쳤다. 그러다 보니 이제 제 스타일을 조금 찾은 것 같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스타일인데, 훌륭한 선수들은 포지션도 생각하는데 저는 그렇게까지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5~10년쯤 뒤에는 신경 쓸 수도 있겠지만, 이제 어느정도 몸에 익숙하기 때문에 너무 포지션에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
Q. 아마추어부터 연습벌레 등 별명이 있던데. 어떻게 훈련하나.
= 어제 경기가 끝나고 집에 귀가하니 새벽 1시더라. 루틴은 경기 5시간 전에 연습구장가서 연습을 한다. 대회 테이블에 적응을 하고, 몸을 풀고 경기장에 와서 경기한다. 계속 그런 루틴을 가져왔다. 늦은 시간 귀가로 아내와 마찰도 있었다. 제가 일주일 내내 연습을 했는데, 하루 정도는 와이프와 시간도 보내려고 당구를 놓고 여유를 가졌다. 그러다 보니 공도 잘 맞더라. 당구선수라고 당구만 치면 더 예민해지는 것 같다. 물론 프로라면 집착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여유도 필요하다. 앞으로도 마음의 여유를 좀 주려고 한다.
Q. ‘우승’이라는 마음의 짐을 벗었는데.
= 이제 우승했으니 부담감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다음 대회 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주눅들고 그럴까 봐 겁이 나긴 한데, 그 상황에 맞게 또 연습하고 잘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Q. 앞으로의 목표는
= 우승을 했으니까 이 우승 한 번에 만족하지 않겠다. 도태되지 않고 더 발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당구를 치도록 하겠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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