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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도 괜찮다”는 두 아들(시헌-승헌), 김상아 ‘첫 우승’의 큰 원동력 [기자회견]

 

‘엄마 당구 선수’ 김상아가 데뷔 5년 만에 첫 우승에 성공했다.

7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전서 김상아가 ’20대 돌풍’ 김다희에 세트스코어 4:1(11:8, 11:6, 5:11, 11:2, 11:7)로 승리했다.

이로써 김상아는 프로무대 출범 시즌인 2019-20시즌 데뷔 후 여섯 시즌, 꼬박 39개 투어 만에 프로무대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햇수로는 5년 1개월 3일(1,860일)만이다. 중등 1년생(박시헌 군)과 초교 5년생(승헌 군) 두 아이의 엄마인 김상아는 힘든 육아에도 포기하지 않고 큐를 꽉 쥐었다. 지난 시즌 5차전(휴온스 챔피언십) 결승서의 아쉬움을 이번 대회서 털어내고 LPBA 역대 15번째 ‘퀸’이 됐다.

김상아는 경기 후 “결승전 경기력이 좋아서 기쁘다. 아직 우승했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며 “첫 결승보다는 덜 긴장했다. 패하더라도 모든 힘을 쏟으려고 했다. 항상 두 아들이 ‘엄마, 패해도 괜찮아’라며 힘을 준다. 우승할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은 두 아들”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런 감동의 여운이 가득했던 김상아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우승 소감은. 

= 이번 대회 64강 예선부터 경기력이 크게 올라오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경기가 거의 없었다. 운이 너무 좋았다. 결승전에서 상대한 김다희 선수가 잘 치는 걸 알고 있었다. 상대방의 득점을 생각하기 보다는 내가 해야 할 플레이만 생각했다. 또 처음 결승전 때보다는 덜 떨렸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너무 기쁘다. 특히 결승전이 이번 대회 중 경기력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32강 전을 하기 전에 ‘뱀 꿈’을 꿨다. 뱀이 팔을 물었다. 뱀을 뿌리치는 데 계속 내 몸을 타고 올라왔다. 다음날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길몽이라고 하더라. ‘좋은 꿈이 꿨구나’ 싶었는데, 우승까지 이어졌다(웃음).

 

2번째 결승전이라 여유가 있다고 했다. 

= 상대 선수도, 나도 떨리겠지만 나는 경험을 해봤다는 생각을 가지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어떻게든 평정심을 가지려 노력했다.

 

◆ 첫 우승인데도 담담해 보이는데. 

= 눈물이 날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실감이 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시상식 하기 전에도 뒤에 서 있을 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았다(웃음). 아직도 믿기지 않는데, 내일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임정숙, 강지은 선수가 응원하러 왔다.

= (임)정숙 언니는 저랑 15년 가까이 지낸 사이다. 같은 당구장에서 지금까지 당구를 치고 있다. 정말 가족만큼 가까운 사이라고 할 수 있다. 당구 외적으로도 가까운 사이다. 강지은 선수나 다른 선수들도 동호인 시절부터 알게 됐고, 마음이 맞아서 같이 여행도 다니는 사이다.

 

 임정숙 선수가 특별히 해준 말이 있나. 

= 5년 동안 고생했다고, 너무 축하한다’고 말해줬다. 아까 시상식에서 소감을 말하는데 우승이 처음이라 횡설수설하다 정숙 언니에게 제대로 고맙다는 말을 못했다. 언니가 제가 우승하는 거를 많이 바랬다. 고맙다는 말을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하고 싶다.

 

  번째 결승과 두 번째 결승에서 어떤 차이가 있었나.

= 그때는 정말 내가 결승까지 올라갈지도 몰랐다. 처음 경험했던 결승전이고, 상대가 김가영 선수였다. 스스로 ‘이 정도면 됐다’면서 만족을 했다. 하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나니 후회가 많이 됐다. 결승전에 올라가기가 쉽지 않은데, 모든 것을 쏟아붓지 못하고 거기서 만족하며 그렇게 경기를 했다는 게 아쉽게 느껴진다. 응원하는 분들에게도 죄송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쏟아내고 지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결승전을 치렀다.

 

 남편이 경기 전에 특별히 해준 말이 있나.

= 남편에게 ‘내가 결승전에서 우승을 못하더라도 아쉬워하지 말고, 열심히 하겠다’고 하니 결승전까지 온 것도 대단하다고 편하게 치고 오라고 했다.

 

◆ 상금이 작년에 비해 많이 올랐다.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

= 이런 큰 상금은 나와 거리가 있다는 생각했다. 올해 상금이 4000만원까지 올랐다. 내가 주인공이 된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좋다. 일단 고마운 분들에게 소소하게라도 보답하려 한다. 또 남편과 시부모님께 조금 드리고, 곧 여름 방학이니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갈 계획이다.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 경기가 끝나고 핸드폰을 켰는데, 아이들이 안 자고 결승전을 본 것 같다. 항상 내가 시합을 하기 전에 메시지를 보내준다. ‘엄마. 최선을 다하면 돼, 경기에 져도 괜찮다’는 말을 전해주는데, 항상 고맙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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