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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의 16강行’ 이우경 “성취감? 전혀~”… 이 악물었던 비시즌기 썰 풀다! [인터뷰]

 

 

이우경은 기뻤다. 그러나 그 감정을 단 5분도 채 안 돼 바로 거둬들였다.

이우경이 2일 오후 2024-25시즌 프로당구 2차전 ‘하나카드 LPBA챔피언십’ 32강서 올시즌 개막전 우승자인 김세연(휴온스)을 세트스코어 3:1 꺾고, 16강에 올랐다.

그로선 직전 2023-24시즌 3차전 ‘하나카드 LPBA챔피언십’(23년 7월) 이후 약 1년만에 밟는 16강이다. 당연히 기뻤단다. “눈물 날 뻔했다”고.

다만, 함께 같은 구장(덕양구 행신동 옵티머스캐롬카페)서 연습중인 “(김)세연 언니를 상대로 이겨 마음이 조금 싱숭생숭하다”는 점도 밝혔다.

 

이우경이 2일 오후 펼쳐진 2024-25시즌 프로당구 2차전 ‘LPBA챔피언십’ 32강서 ‘친한 언니’ 김세연을 꺾고 무려 1년만에 16강에 올랐다. 경기직후 김세연이 ‘친한 동생’ 이우경을 안으며 승리를 축하해주고 있다.

 

그럼 오랜만의 기쁨에 대한 성취감은 어느정도였을까. 이우경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 악물고 쏟아부은 노력의 시간을 보상받기엔 부족한 성적이라는 것. 그에 관한 사연도 자세하게 들려줬다.

직전 시즌, 이우경은 개인투어 마지막 5개 대회서 모두 ‘64강 탈락’한다. 최고 4강까지 밟아본 그로선 한숨 나올만한 성적이었다. 자존감이 땅에 떨어졌다. 그러다 돌파구를 찾았다. 연습장에서 큐를 더 오래 잡는 것이었다.

지난 시즌과 올시즌 사이의 비시즌기, 이 시기에 이우경은 독한 마음으로 각오를 새로 다졌다. 당구를 제외한 모든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구장 플레이어 일도 그만두고, 연습장에서 하루평균 13시간 이상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공을 쳤다. 쉬는시간은 식사 때 정도.

이 각오를 이어가려다 큰 암초도 만났다. ‘팀리그 방출’이란 시련이었다. 예상 못 한 바는 아니었다. 그러나 냉정한 현실을 마주하자 이우경은 예상치를 초과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평소 예민한 성격 탓에 그를 괴롭혔던 불면증이 더 심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우경은 큐를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특히, 성공하지 못한 샷에 대한 이유 탐색에 몰입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당구에 대한 열정이 불타올랐다. 또 당구가 재미있어졌고, 연습시간도 즐거워졌다. 그래서 그는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당구에 미치도록 빠진상태”란다.

“나중에 누가 ‘당구를 언제 가장 열심히 쳤는가?’ 묻는다면, 올시즌에 앞선 비시즌기 때라고 대답할 것 같아요.”

 

독하게 마음먹고 악착같이 연습에 몰입하며 비시즌기를 보낸 이우경은 1년만의 16강 진출에도 “성취감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하며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처럼 아픔과 열정이 공존한 비시즌기를 난 이우경은 올시즌 개막전서 32강을 밟는다. 그리고 오늘(2일) 시즌 2차전서 그보다 한 라운드 높은 16강에 오른다.

16강전 각오를 건너뛰고, 올시즌 목표를 물었다. 그러자 이우경은 “우승은 아직 언급할 단계는 아니”라면서 “개인 최고성적인 4강을 재차 밟는 게 우선 목표”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여기까지 전한 이우경은 그제서야 꺼두었던 휴대전화를 켜 (16강진출)축하 연락들을 확인했다. 그 안에 부모님도 있었다. 팀리그 방출 등으로 힘들었던 당시의 그를 부모님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위로해줬다고 했다.

“친구같은 사이의 엄마는 평소처럼 다정하게 ‘괜찮다! 우리 딸’, 아버지는 ‘개인투어만 해 시간이 나면 아빠랑 함께 시간을 보내자’시며 저를 다독여주셨어요.”

이를 전하며 이우경은 잠깐 눈시울을 붉혔다. “제가 힘든 시기에 관한 얘기를 부모님께선 선뜻 꺼내지 못하셨거든요.”라면서. 그리곤 곧이어 “(부모님보다)당사자인 내가 더 힘든데”라는 너스레로 다소 무거워졌던 인터뷰의 분위기를 원래대로 했다.

 

“차기 시즌에는 꼭 팀리그에서 다시 봬요.” 이우경이 전한 각오다.

 

이어 팬들을 향해 마지막 말을 남겼다. 자신에 찬 말투였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차기 시즌에는 꼭 팀리그서 다시 인사드리길 바라요.”

 

[일산=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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