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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학교’(큐스쿨)가는 이충복… 8차전부터 ‘푹’ 고개 떨군 그, 나는 인터뷰 포기 [사설]

 

 

시작은 참 화려했다. 이충복이 우선등록선수로서 프로당구 PBA무대에 입성하자, 당구계는 ‘3쿠션 교과서’를 펼쳐볼 기대감으로 충만했다.

그러나 현재 기대감은 휘발된 지 오래고, PBA 사상 초유의 ‘우선등록선수 시즌 정규투어 전패’로 인한 비탄만 들려올 뿐이다.

 

‘패패패패패패패패’ 이후 9차전마저 ‘패’ 

26일, 이충복이 올시즌 1차전부터 이어온 ‘첫판 탈락’의 사슬을 끊는데 결국 실패했다.

에디 레펀스와의 시즌9차전 128강서 1:3 패배로 이충복은 프로데뷔 후 9연패, 시즌 모든 정규투어 첫 경기만에 탈락에, ‘큐스쿨 강등’까지 확정이다.

시즌 마지막 정규투어에서 4강 이상 진출 시 큐스쿨 강등을 면할 수 있었으나, 실패했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자신감에 차 있던 그다. 그러나 시즌을 나면 날수록 그의 고개가 점점 아래를 향해 떨구어져 갔다. 팀리그 팀(하이원) 리더로서의 체면도 말이 아니었다.

다음은 올시즌 이충복의 정규투어 경기 결과들이다.

 

[23/24시즌 이충복 충격의 1289연패일지]

1차전 아드난 윅셀 전=2:2 후 승부치기 패

2차전 세미 사이그너 전=1:3 패

3차전 김재근 전=1:3 패

4차전 김재근 전=1:3 패

5차전 김영섭 전=0:3 패/최성원 우승

6차전 강동궁 전=2:2 후 승부치기 패

7차전 레펀스 전=1:3 패

8차전 이상대 전=2:2 후 승부치기 패

 

이충복에 대한 기대보다, ‘연속된 패배’에 더 초점 맞춰진 시기는 최성원의 시즌4차전 우승 무렵부터다.

우선등록선수로서 ‘프로데뷔 후 연속된 첫판 탈락’ 고난을 함께하던 최성원이 치고 나가자, 나눠 비추어지던 껄끄러운 스포트라이트가 이충복에게로 집중됐다.

그의 처지에서 보면 아쉬운 패배도 여럿 존재한다. ‘승부치기 패배’만 1차전 윅셀 전, 6차전 강동궁 전, 8차전 이상대 전 등 3차례나 된다.

승리가 없으니, 랭킹포인트가 낮아 포인트 높은 상대와 계속 맞붙은 점도 참작 거리 되겠다.

다만, 그러한 과정은 PBA에 데뷔해 위로 올라간 모든 선수들이 뚫어낸 과정이란 점 역시 알아야 한다.

 

8차전서 고개 떨구던 그, 인터뷰 취소

한편, 이상대에 패한 시즌8차전 128강 직후의 이충복을 기자는 현장에서 직접 목격했다.

2:0 리드 후 3~4세트를 연거푸 내주고 맞은 역전 ‘승부치기 패’에 그는 할 말을 잃은 듯했다.

당기 경기장 밖에서 지인으로 추정되는 인파가 이충복을 둘러싸고 있었다. 서로 왁자지껄한 와중에도 차마 이충복에게 말 거는 이는 없었다.

그 인파속에서 마치 섬처럼 홀로 섰던 이충복은 씁쓸한 미소를 몇차례 짓고는 시선을 일행이 아닌 바닥 쪽에 뒀다. 그리곤 3분 넘게 그 자세를 유지했다.

당시 그의 ‘8연패’ 심경이 궁금해 멘트를 들으려던 기자는 그의 얼굴을 보곤 발을 돌렸다. 참담한 그의 심장에 또 한 번 생채기가 날까봐서다.

이렇게 그의 승리 인터뷰 자리는 차려지지 않았고, 오늘(26일) 그의 프로 첫 시즌이 모두 종료됐다.

 

큐스쿨 강등, 그럼에도 “이충복이라면…”

안타깝다. 국내외에서 수많은 영광을 연출하며 프로에 온 그다. 특유의 사람좋은 웃음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샷으로 팬들에게 인기 높았다.

이런 이충복의 프로 첫해 겨울나기가 이리 찬 바람 쌩쌩 부는 혹한의 추위일 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경식방식과 룰에 적응해야 한들 “이충복이라면…”이란 생각으로 기대감 품은 당구팬들 상당수다.

그만큼 프로의 세계는 만만치 않은 것일까. 나아가 당구란 참 알다가도 모를 스포츠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해법을 찾아낼 차기시즌의 그를 기대해본다. 아직 1부잔류 가능성은 남아있다.

그리고 재차 되내어본다.

“이충복이라면…”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사진=시즌8차투어 128강전 당시 PBA TV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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