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년(1835년 설립)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스페인 브랜드 고리나 나사지의 한국 총판인 고리나코리아(대표 임정철)는 고리나큐, 큐케이스, 노프레스팁, 장갑, 쵸크, 그립 등 모든 개인용품을 고리나 브랜드로 자체 제작하며 최근 당구계의 가장 핫한 아이템이 되었다. 당구용품업계에 진출한 지 불과 8~9년여 만에 임정철 대표는 고리나를 대한민국 정상급 브랜드로 올려놓은 것이다.
대학 시절인 1998년경 3쿠션에 심취했던 임정철 대표는 집 부근인 동대문구 신설동에 당구장을 오픈한 방기송 큐스포츠 대표와 인연이 되었다. 방기송 대표는 약관(20세)의 나이에 동네를 평정한 임정철 대표를 ‘신설동꼬마’로 불렀다. (편집자 주 : 당구계에서는 지역최고수를 동네지명을 앞에 붙여 꼬마라고 부른다 – 금호동꼬마(김철민) 이리꼬마(전광웅) 등등)
당시 대한당구연맹 포켓볼위원장이었던 방기송 대표의 영향으로 포켓볼 매니아(블랙홀)로 전향한 임정철 대표는 이내 아마추어 정상급에 오르며 각종 동호인대회에서 우승을 다수 경험했다. 이후 벤처회사에 근무하느라 한동안 당구를 쉬었던 임정철 대표는 퇴직 후 고리나코리아의 대표로 당구계에 컴백한다.
2015년에는 국민생활체육전국당구연합회 전용경기장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서울 강남에 언주당구클럽을 오픈했다, 구장 내에 프로샵을 운영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이병규 빌플렉스 대표의 권유로 세계적인 당구나사지 브랜드인 고리나의 한국총판을 맡았지만 출발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당시 고리나나사지는 최고 품질의 원사(原絲)와 우아한 색상을 자랑했지만, 천 조직의 특성 상 한국 동호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임정철 대표는 투자한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고리나의 생산 기술을 신뢰했기 때문에 머지않아 한국 동호인들을 충족시킬 제품을 생산할 자신이 있었다.
스페인 본사의 카를로스 고리나 대표와 꾸준히 한국 실정에 맞는 제품 생산을 위해 협의하고 의논하며 수없는 시험과 테스트를 거친 끝에 2년 만에 ‘고리나 M플러스’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고리나 M플러스’ 나사지는 한국 당구인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입소문으로 퍼져 나갔고, 2022년 더 업그레이드된 5M은 더욱 좋은 평가를 얻으며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때마침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PBA 프로당구투어 공식나사지’로 선정되면서 홍보와 마케팅에 날개를 단 임정철 대표는 고리나 브랜드로 개인큐와 큐케이스, 장갑과 쵸크 등 개인용품의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고리나의 각종 당구용품은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며 수려한 디자인으로 포장되어 당구인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이제 고리나 나사지는 유럽의 S社 제품에 필적한 만큼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리나에서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TARGA 큐케이스는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며 여성 동호인들에게는 소장하고 싶은 최애(最愛) 개인용품이 되었다.
당구사업에 전념하던 임정철 대표는 PBA가 출범하자 다시 큐를 들고 국제식대대 앞에 섰다. 2020~2021시즌 PBA 3부투어 선수로 데뷔한 임정철 대표는 2022년 드림투어로 승격했고 큐스쿨 진출 자격을 얻었으나 출전하지 않고 선수생활을 접었다.
임정철 대표는 “1부투어 진입을 노리는 프로 선수들의 승부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절박한 심정으로 큐스쿨에 출전한 상대 선수들의 눈에 제가 어떻게 비치는지를 그려봤어요. 저는 직업선수가 아니잖아요. 취미로 당구선수를 할 수는 없으니 다시 동호인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라고 말한다. 타인을 배려하는 임정철 대표의 인간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 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임정철 대표는 “고리나코리아는 벤처회사에서 퇴사한 후 방향성을 잡지 못했던 저에게 딱 들어맞는 사업입니다. 포켓볼과 캐롬 등에서 오랫동안 매니아로 활동하면서 아쉽게 느꼈었던 당구용품의 디자인과 품질향상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항상 당구동호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임정철 대표는 고리나 나사지의 판매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수익금으로 당구선수들에 대한 후원을 늘리고 있다. PBA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스페인) 마민껌(NH농협카드,베트남) 찬차팍(블루원리조트,튀르키예), LPBA 이미래(하이원리조트)와 임정숙(크라운해태) 선수를 비롯하여 KBF 선수 등 총 51명의 선수와 동호인들까지 후원하고 있다. 특히 소외 종목인 포켓볼에도 애정을 쏟고 있는데 대한당구연맹의 포켓볼 선수인 권호준 서서아 이하린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경비를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당구장협회 회장을 맡고있는 임정철 대표는 대한민국 당구장 활성화를 위해 123캐롬경기의 보급에도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고리나코리아배 여자123캐롬경기’를 10회째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서 당구용품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임정철 대표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겸손한 당구인이지만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 그리고 고객과의 신뢰에는 지독할 만큼 최고를 고집한다.
임정철 대표와 거의 두 시간 동인 대화를 끝내고 고리나코리아 매장을 나오는 기자의 머릿속에는 “앞으로 5년 후 쯤이면 임정철 대표가 대한민국 당구용품업계의 최고 실력자가 되어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리나 후원선수 명단 (총 51명)>
▲KBF (9명) : 박세정 권호준 서서아 이하린 김상춘 이종훈 송윤도 김현우 임정덕
▲LPBA (13명) : 이미래 임정숙 전애린 정은영 이지연 정보윤 김보민 임혜원 이지은 송민정 강민정 장혜리 김도경
▲PBA (29명) : 마르티네스 마민껌 김병호 찬차팍 강상구 신기웅 최정하 김대진 김대훈 임완섭 신대권 박주선 이정익 서성원 이종주 박준성 최종복 정건표 박종성 정영균 정윤택 문성현 정용권 이길수 김재원 이대웅 장훈희 최율 최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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