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갱’이란 별명으로 인터넷방송과 SNS활동을 통해 당구팬들과 소통하던 여성 당구동호인 조현경(36)씨. 페이스북을 제외한 온라인 활동이 잦아든 그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런 그의 팬들이 반색할만한 희소식을 본지가 입수했다.
“내년 2월 안에 라이브방송으로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과 만날 계획이에요.” 지난 22일, 경기도 일산 자이언트 클럽에서 만난 ‘쪼갱’ 조현경씨가 이렇게 밝혔다. (‘쪼갱’은 학창시절부터 붙은 애칭으로, 그의 친구들이 ‘조현경’을 빨리 발음해 만들어졌다고)
일산 자이언트 클럽은 조 씨의 현 근무지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되는 그의 업무에 앞서 30분 간 짬을 내 인터뷰 테이블을 꾸렸다. 그 사이, ‘쪼갱’을 알아본 손님들의 인사가 셀 수 없이 이어졌다.
“한 번 인사 나눈 손님과 금새 친해진다”며 웃는 그녀였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구김 없고 털털한 성격으로 그는 당구동호인 사이에서 ‘마당발’로 통하고 있다고.
그의 ‘마당발’은 201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 온라인 활동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커졌다.
그 출발점은 김원상 선수와 함께한 ‘쪼갱’s 당구일기’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서울당구연맹 대회 심판(조 씨)-해설위원(김원상)으로 면을 튼 두 사람이 2016년부터 1년 가까이 호흡맞춘 방송이다. 당시에는 조금 생소했던 당구강좌 콘텐츠였다.
김원상 선수를 두고 조 씨는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오빠”라고 고마워했다.
이어 2018년 경부터 재야의 고수이자 ‘PBA 가면쓴 선수’로 유명한 당구해커의 인방(인터넷방송)이 대박을 쳤고, 덩달아 출연자인 조 씨의 유명세도 커져갔다. 흡사, 당구인들의 연예인이 된 셈.
아프리카TV 방송 당시엔 한 시청자가 별풍선 10002(속칭 ‘만두’)개를 시청료로 지불하기도 했다는 조 씨는 “제 방송이 아니었지만 참 기분좋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인터넷방송 당시 애청자들과 친해져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해커방송을 통해 여러 지역에 애청자 그룹이 생겼어요. 최근에 일본으로 첫 해외여행 다녀온 뒤에도 그분들과 만나 회포를 풀기도 했죠.”
이처럼 한 번 맺은 연을 가벼이 여기지 않으려는 조 씨는 “20대 초반, 당구장 알바하면서 알게 된 분들과 지금도 연락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의 당구생활 초기로 거슬러 올라가 봤다.
20대 초반, 본가에서 독립하며 우연찮게 당구장 알바를 시작하게 된 조 씨는 손님들과 게임을 하며 당구의 재미에 눈을 떠갔고, 2013년 국제식대대를 처음 접하곤 제대로 당구의 재미에 빠지게 됐다고 했다.
이후 그는 ‘빅볼’ ‘프롬’ 등 유명 당구동호회 소속으로 전국을 누비며 동호인대회에 출전했고, 그 생활을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이 시기에 만난 이들, 특히 프롬 동호회 멤버들은 조 씨에게 당구 스승이자, 멘토였다고 한다. 그 사이 쌓아올린 조 씨의 대대점수는 현재 22점. “(점수를)높이고 싶지만 최근에는 당구치는 횟수보다, 테이블 닦는 횟수가 더 많다”며 씨익 웃어 보였다.
아울러 조씨는, 앞서 언급한 동호회 사람들에 더해 현 소속인 SM당구재료(대표 신동혁), 오래전 연을 맺은 김재운 동호인선수(제천꼬마로 유명) 등도 앞으로 감사함을 보답해야 할 인물들로 꼽았다.
이렇게 조 씨는 당구에 ‘올인’한 삶을 살고 있다. “당구 외 것을 생각해본 적 없다”는 그는 “당구를 통해 좋은 사람을 만나는 등 얻은 게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지금 내 삶에 100프로 만족한다”고 했다.
이어 그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희소식을 하나 던져줬다.
“저를 좋아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이에 조만간 라이브방송을 켤 계획이에요. 단독방송은 처음이라 어떻게 할지 고민중입니다. 올해는 여러 일정으로 어렵고, 내년 1~2월 내에는 꼭 방송을 켜 여기(일산 자이언트당구클럽)에서 일하는 걸 알려드릴 겸 새해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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