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중계 명콤비’ 김현석-신승대 “가끔, (김현석 해설위원이) 일부러 틀린 해설 할 때도 있어요” [중계현장 스케치]

  • 10년 가까운 당구중계 호흡 김현석 해설, 신승태 캐스터
  • 김 “귀가 즐거운 중계를 추구”
  • 신 “과거엔 조용한 당구경기장, 재미를 주고자”
  • “예측 빗나가야 시청자가 좋아해, 일부러 틀리적도 있어”

 

 

지난 10월 30일 최성원이 ‘PBA 첫승→우승’ 드라마를 쓰기 약 1시간 전. 긴장감 넘치는 본 경기장(PBA전용스타디움)을 떠나 약 3㎞ 떨어진 일산MBC드림센터 4층 분장대기실(탈의실)에 자리를 폈다.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다.

대기실에는 3명의 스텝이 보였다. 문쪽을 힐긋힐긋 쳐다보는 거로 봐선 누군가를 기다리는 눈치다. 이윽고, 아는 얼굴 2명이 대기실로 출현했다. 엠스플(MBC스포츠플러스) 김현석-신승대 당구중계 콤비다.

“여괴전” “야개요” 등 전라도 사투리 섞인 구수한 입담과 촌철살인 멘트로 인기 높은 김현석 해설위원, 이를 옆에서 다 받아주며 가끔은 본인도 함께 만담을 나누는 신승대 캐스터. 둘은 당구중계 분야 영혼의 콤비로 당구팬들에게 깊게 각인된 사이다.

김현석 위원은 현역 프로당구 PBA 선수다. 본거지인 광주당구연맹 선수로 20년 넘게 맹활약해오던 그는 자신이 중계하던 그 PBA무대에 올시즌 정식 데뷔했다.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직전 시즌에는 7차투어 1회전(128강)에서 그 강력한 쿠드롱을 돌려세워 파란을 일으킨 바 있으며, 이번 시즌 4차, 5차(휴온스배) 투어에서는 연속 32강진출로 만만찮은 실력임을 스스로 입증해냈다.

신승대 캐스터는 올해로 경력 23년차 베테랑 아나운서다. 스포츠 팬들이라면 그의 얼굴은 몰라도 목소리는 누구나 한번 쯤은 들어봤을 스포츠 캐스터계의 유명인사다. 그의 옆자리엔 대게 ‘막걸리 해설’ 이상윤 해설위원(축구) 등 목청·입담 좋은 인물들이 앉는다. 이들을 잘 컨트롤하고, 간혹 그들의 흥분을 ‘일부러’ 끄집어내기도 하는 등의 완급조절이 일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런 ‘구수한 입담의 현역선수’ 김현석, ‘완급조절의 신’ 신승대 중계콤비의 호흡은 올해로 10년 가까이 이어져오고 있다고 한다.

그 호흡으로 하는 PBA 유튜브 생중계 실시간 시청자 수를 묻자 두 사람은 조금은 자랑 어린 말투로 이렇게 답했다.

“작년엔 1만에서 2만 명 넘더니, 올해는 3만명까지 넘더라고요. 하하”

중계 대기에 앞서 대화중인 mbc스포츠플러스 김현석 해설위원(왼쪽)과 신승대 캐스터.

이처럼 좋은 분위기를 타서 그런지, 두 사람은 대기실에서 담소가 2초 이상 끊이지 않았다. 결승전인 최성원-팔라존 대결결과를 예측하거나, 서로의 개인사를 나눴고, 서로를 칭찬하거나 약올리며(?) 대기시간은 흘러갔다. 이렇게 왁자지껄한 틈 사이를 파고들어 질문했다.

“두 분의 촬영준비 준비 과정을 카메라로 담아도 될까요?”

막 중계복으로 환복한 김현석 위원은 타이를 정비하며 시크하게 “당연하죠”, 분칠중인 신승대 캐스터는 “얼마든지요”라고 응답해줬다. (아래 사진은 당시 촬영본이다)

메이크업 중인 신승대 캐스터.
“편하게 하세죠” 인터뷰에 앞서 대기실에서의 준비과정 촬영 의사를 묻자 김현석 위원은 이렇게 답했다.

환복과 분칠이 완료된 뒤, 드디어 당구계 영혼의 중계 콤비와 마주 앉았다. 이에 앞서 대기실 옆쪽 방송촬영용 스튜디오를 견학시켜 준 두 사람이다. 그러면서 여러 정보를 듣게 됐고, 이를 토대로 김-신 중계콤비와 약 30분간 유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김-신 콤비에게 중계에 앞선 필수 루틴을 묻자 모두 “검색”이라고 했다. 선수들의 기록, 대회 관련 소식 등을 확보해둔다는 것. 그 와중에 둘은 ‘누가 더 성실하게 정보를 수집하냐’를 주제로 옥신각신한다. 미소를 머금은 채로.

이러한 장난섞인 대화는 중계 중에도 수시로 등장한다. 그 유명한 ‘만담’이다. 김현석 위원은 “귀가 재미있는 중계를 추구하려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승대 캐스터는 “당구 대회장은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그 사이에 재미있는 요소를 넣고자 하는 고민의 결과”라고 부연했다.

그럼 만담중 가장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는 뭘까. 신승대 캐스터는 “김(현석) 위원의 예측이 빗나갈 때”라며 “선수가 김 위원 예상이 아닌 제가 예측한대로 샷하면 일부러 더 짓궂게 김 위원을 몰아세우는 멘트를 한다”며 웃었다.

이처럼 소위 ‘티키타카’가 난무하는 중계 상황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은 절대 없다”는 두 사람. 그러나 아주 가끔은 “나만의 캐릭터를 굳히기 위해 억지로 틀린적도 있다”고 김현석 위원이 고백했다. 이 또한 ‘귀가 재밌어야 한다’는 중계철학 때문이라고.

“만약에 지금 샷이 빠질공이에요. 무조건 빠질 각이야. 그때 내가 ‘들어갑니다~’고 소리지르는 식이죠.”

이런 방식에 “당황한 적은 없다”는 신 캐스터다. 대신 “김 위원이 욕을 많이 먹지”라며 김 위원을 쳐다본다. 이에 김 위원은 “지금도 욕 많이 먹지”라며 껄껄 웃는다.

한편, 신승대 캐스터는 더 고품질의 중계를 위해 3쿠션을 열심히 배웠다고 털어놨다. 지금으로부터 4~5년 전까지만 해도 “4구 경험과 입담”으로 버텨왔지만, ‘코리아 당구 그랑프리’ 중계를 위해 3~4개월을 하루도 빠짐없이 3쿠션 연습에 몰두했다는 것. 그때 대대점수 13~14점을 만들었고, 현재는 17점으로 향상됐다고 귀띔했다.

잠시 후, 담당PD의 손짓으로 김-신 콤비가 중계석 부스로 이동했다.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은 방송시간까지 단 5분간의 틈 동안에도 쉴새 없이 농담을 건넨다.

방송중계 시작 1분 전, 기자의 요청에 포즈를 취해준 김현석 위원(오른쪽)과 신승대 캐스터.

신승대 “김위원(신승대 캐스터가 김현석 위원을 부르는 방식) MZ세대가 원하는 멘트를 안다고?”

김현석 “신팀(김 위원이 신 캐스터를 부르는 애칭, 팀장이었다고) 나는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멘트를..”

이윽고, 방송시작 사인이 들어왔고, 둘의 중계용 만담은 비로소 시작됐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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