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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작년 세계6위·국내1위로 바빴던’ 서서아, 새해 벽두부터 “대만으로 훈련가요”

 

 

지난 2023년을 참 바쁘고 알차게 보낸 서서아(전남당구연맹)다. 한해동안 무려 20여개 국내외 포켓볼대회에 출전, ‘세계랭킹 6위’ ‘국내랭킹 1위’ 등 영광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이런 서서아의 2024년도 첫 일정은 한 달간의 대만 훈련이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대만 타이베이시 네이후구 소재 포켓볼 전용클럽에서 저를 담금질 할 예정입니다.”

지난 2일 본지와 인천시 CC당구장(미추홀구)에서 만나 이렇게 밝힌 서서아는 바로 다음날(3일) 오전 출국을 앞둔 상태였다.

이런 서서아와 지난해 영광에 얽힌 뒷이야기와 더불어 선수로서 또 가족 ‘막내딸’로서의 2024년도 목표까지 들어봤다.

 

지난 2일 서서아와 인천 미추홀구 CC당구장에서 만나 세계6위, 국내1위 등 괄목할말한 성적을 낸 지난해에 대한 총평 및 뒷이야기와 더불어, 올해 목표까지 들어봤다. 사진은 인터뷰 후 큐를 들고 사진촬영 용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서서아.

 

세계6위 위상 실감? 국제대회 시드 받을 때

선착순 등록임에도 내 자리 빼준다고 해

지난해 서서아는 국제무대에서 펄펄 날며 ‘세계 톱6’로 시즌을 마감했다. 덩달아 그의 위상도 격상됐다. 그 시작은 작년 1월 ‘2023 카무이 세계여자9볼선수권대회’ 공동3위. 무려 11년만에 나온 한국 여자포켓볼 선수의 세계선수권 메달이었다.

“가영쌤(김가영 선수) 이후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던 한국 여자선수가 드물었잖아요. 제가 그 위치가 돼 뿌듯했죠. 요즘엔 국제대회 주최측이 제게 ‘참가여부’를 먼저 물어봐요. 보통 선착순 등록인데, 미리 제 자리를 빼놓겠다고 하네요.”

여러 외국 선수들과 면도 텄다. 지난해 2월 ‘알파 라스베가스 여자10볼오픈’ 우승이 결정적이었다는 서서아는 “이제 경기장에서 눈인사나 짧게 안부를 주고받는 선수들이 꽤 생겼다”며 신기해했다.

위 대회들을 포함, 서서아는 지난해에만 15차례(대회 12개, 전지훈련 2회) 해외로 출국했다. 국내대회도 함께 소화해야 했던 그는 이처럼 바쁜 일정 탓에 “컨디션 끌어올리기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사실 입상하지 못한 9월 ‘포모사아시아9볼선수권’ 때부터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아 성찰 시간이 필요했는데, 너무 바빠 그럴 시간이 없었죠. 그탓에 자신감이 차차 떨어지더라고요.”

 

“쑥스러워요. 하하” 포켓 공을 든 포즈를 부탁하자 서서아는 “어색하다”고 수차례 말하며 쑥스러워했다. 이 사진은 여러 촬영 후 건진 사진이다.

 

개인전 전승으로 8강 이끈 세계팀선수권

“()호준 오빠, ()민욱 삼촌과 즐기며 쳤죠

대회 직전, 미국서 사기꾼 만나 낭패도

심신이 지친 서서아를 북돋아 준 건 다름아닌 권호준(인천시체육회) 하민욱(부산시체육회)이었다. 세 선수는 11월 ‘WPA 푸에르토리코 세계팀선수권’에 한국팀으로 출전, 사상 최고성적인 대회 8강진출을 이뤄냈다.

특히 서서아는 8강에 앞선 예선 3경기서 1주자(여자단식)로 나서 ‘레전드’ 켈리 피셔(영국), 올리비아 젤라프스카(폴란드), 알렉산드리아 엔드레스(뉴질랜드)를 맞아 전승하며 ‘월드클래스’다운 실력을 보여줬다.

“당시에도 심신은 피로했지만 (권)호준 오빠, (하)민욱 삼촌과 즐겁게 공을 쳤던 것 같아요. 김웅대 감독님까지 저희 4명이 똘똘 뭉쳤어요. 아쉬운점요? 해볼만했던 포르투갈에 4강티켓을 내준 것과, 예선 1차전(영국전) 막바지 슛아웃(세트외 대결)서 제가 켈리 피셔에게 패한 거요. 영국전 졌을 땐 허망해서 테이블을 한참 바라봤죠. 그러자 호준오빠와 민욱삼촌이 와 위로해줬어요(아래는 당시 사진). 당시 대회를 떠올리면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11월 ‘세계포켓볼팀선수권’ 예선 1차전 마지막 슛아웃에서 켈리 피셔에게 패한 서서아가 허망해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자 함께 출전한 권호준과 하민욱이 즉시 다가와 서서아를 위로해 줬다고 했다. 이 사진은 서서아가 본지에 보내준 것으로, 촬영자는 김웅대 당시 대표팀 감독이다.

 

이어 한국팀이 푸에르토리코로 입성 며칠 전, 뉴욕에서 한화 약 50만원을 사기당한 일화도 슬쩍 꺼내놨다. 예약한 호텔에서 보내줄 셔틀버스를 공항에서 기다리던 때였다.

“어떤 남자가 와 ”호텔버스“라고 해 가보니 차에 건장한 사내들 무리가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죠. 무서웠어요. 그런 저희에게 셔틀비용 200달러를 내라더군요. 분명 호텔에선 무료라고 했었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혹시 큰일이라도 당할까봐 달라는 돈을 줬죠. 그런데 그 순간 저희를 차로 데려온 그 남자가 버스 실내등을 끄더니 ”2달러만 줬다“고 우기는 거예요. 그걸 두 번이나 당해 결국 400달러(한화 약 50만원)를 뜯겼죠.”

황당한 이 경험은 팀을 더 똘똘 뭉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민욱 삼촌이 ‘우리 꼭 이겨서 경비 벌어가자’고 하셨어요. 기운을 북돋아주기 위한 말씀이셨죠. 덕분에 저희 팀은 웃음을 되찾았고 결국 8강이란 좋은 성적도 얻었네요.”

 

 

2월예정 총상금 10만불대회 초청받다

막강한 선수들과의 대결 기대

이처럼 우여곡절의 2023년을 겪은 서서아. ‘총상금 10만불’을 걸고 내달 말 개막하는 ‘PBS 우먼스 쇼다운’ 16명의 초청선수가 되기에 이른다.

이 대회는 상금뿐만 아니라, 그간 차이니즈8볼 대회에 치중하며 국제포켓볼대회 출전이 뜸했던 첸시밍 한유 등 중국 간판급 스타플레이어들의 출전이 예고돼 화제가 됐다. 서서아도 이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초청 이메일을 받고 참 기뻤어요. 이어 2차 메일로 참가선수 명단을 보곤 설렜죠. 중국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물론 객관적인 전력상 그 선수들이 저보다 나은 건 부정할 수 없어요. 사실 고등학생 때 한유와 붙어본 적 있어요. 결과요? 참패였죠. 하하.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의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순 없는거죠. 저는 최선을 다해 겨뤄볼 생각입니다.”

 

 

올해 세계 톱5 진입 등 목표

작년에 운동 중요성 깨달아

한체대 3학년 복학예정, 그 전에 대만

올해 목표를 묻자 “세계랭킹 5위권 진입, 국내랭킹 1위 유지”라고 답한 서서아는 “이를 위해 최근 열심히 운동(주4회 이상)하며 체력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현 50kg인 체중을 근육량을 늘려 53kg로 만들고 싶다고.

이어 “수년전부터 가영쌤(김가영 선수)이 그렇게 체력 키우라고 하셨는데, 작년에 그 많은 대회를 치르고 나니 왜 그렇게 강조하셨는지 제대로 이해되더라”며 베시시 웃었다.

한편, 현재 한국체육대학교 학생인 서서아는 지난해 바쁜 스케줄로 잠시 놓았던 학업을 올해 재개할 예정이다.

3학년으로 복학한다는 서서아는 “지금 학업을 끝내놓지 않으면 나중엔 더 바빠져 졸업을 못할수도 있다고 봤다”고 이유를 밝힌 뒤, 또 생각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10권 이상의 독서’도 새해 목표 리스트에 넣었다고 했다.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한창 털어놓은 서서아는 부모님을 떠올리며 “자주 연락하는 살가운 막내딸(위로 오빠)이 되려고 한다”는 의지를 알렸다.

18살 때부터 현재(23살)까지 약 5년간 독립해 생활해온 서서아는 “좋은 성적이 나와 부모님이 좋아하시면서도 치열한 경쟁속에서 제가 예민해지는 걸 잘 아셔서 먼저 편하게 연락하시진 못하신다”고.

이어 부모님과 함께 고마운 이들도 나열했다. 우선 후원사 LGU플러스 측, 연습장을 제공해준 인천시 CC당구장(미추홀구) 대표, 대선배이자 스승인 김가영 등 전현직 포켓볼 선수들 등이다.

“선수가 홀로 성장할 순 없어요. 절대요. 주뱐의 도움이 필요하죠. 저는 그런 분들이 참 많았어요. 감사하게도요. 그분들에게 더 잘하려고 합니다.”

 

 

사실 인터뷰는 이렇게 마무리될 참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뉴스거리를 부탁한 기자에게 서서아가 “내일(1월 3일) 오전 대만으로 간다”고 답하며 인터뷰의 제목이 지금처럼 변경됐다.

앞으로 서서아가 약 한달간 훈련할 장소는 대만 타이베이시 네이후구 소재 포켓볼 전용클럽. 이곳에서 서서아는 대만의 노장선수인 쿠푸챙을 스승으로 삼아, 조제위 등 세계 톱랭커들과의 연습게임, 개인훈련 등으로 알찬 시간을 보내겠다는 각오다.

(서서아의 대만 훈련기는 큐스포츠뉴스로 독자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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