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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볼]“‘졌잘싸’ 韓선수단에 박수를…”

  • [잡탕당구 이완수의 포켓볼 프리즘] 5화
  • ‘2023 세계여자10볼&주니어10볼 선수권’ 후기 上

 

 

10월 15일 저녁 8시경, 필자가 감독으로 인솔하는 한국 포켓볼 국가대표팀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F카운터에 집결했다. ‘2023 프레데터 시리즈 WPA 포켓볼 세계선수권대회’(이하 세계선수권)에 참가하는 선수단이었다. 한국땅에서 머나먼 유럽 오스트리아 프라겐푸르크에 입성, 3일 간 치열하게 큐를 겨눈 우리 포켓볼 선수단의 이야기를 감독의 시선으로 따라가봤다.

오스트리아에 클라겐부르크에서 열린 ‘2023 프레데터 WPA 포켓볼 세계선수권’ 대회장 전경.

전국체전 직후 다음날, 20시간걸린 오스트리아행

오스트리아로의 여정을 앞둔 지난 10월 15일 저녁, 우리 선수단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특히 필자와 성인부 여자선수들은 전날 전국체육대회를 막 끝내 체력이 바닥이 난 상황. 그런 몸을 이끌고 밤늦은 11시 35분, 우리 선수단이 출국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렇게 시작된 여정은 인천국제공항 출발→튀르키예 이스탄불 경우→슬로베니아 류블라냐 공항 도착 순으로, 무려 20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곧바로 세계선수권 주최 측이 마련한 픽업차량에 올라 1시간을 더 달려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은 우리 선수단은 그제서야 우리가 묵을 숙소에 당도할 수 있었다.

정신과 체력이 모두 바닥난 우리 선수단은 그러나 애써 웃음기를 놓지 않았다. 전열을 끌러 올려 세계대회를 마주하기 위해서였다.

현지시각 오후 7시를 앞두고, 서서아 진혜주 선수는 쉬지도 못한 채 오프닝 세리머니 참가를 위해 분주해야만 했다.

오프닝 세레머니는 플라겐푸르트의 자랑인 Sportpark-Klagenfurt에서 개최됐으며, 소소하지만 오스트리아 전통을 보여주는 공연과 유럽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클래식한 합주로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2023 프레데터 WPA 세계선수권’ 여자 성인부에 출전, 퍼팅에 임하고 있는 진혜주 선수.

▲대표팀 일정출발! 서서아 패자조, 진혜주 탈락

오스트리아-한국 시차는 약 7시간이 난다. 이 시차 극복에, 전국체전 후 체력 저하까지 극복해야 했던 우리 대표팀이다. 그 몸을 이끌고 10월 18일, 서서아 진혜주 선수가 대회 첫 경기에 돌입했다.

먼저 진혜주 선수의 첫 경기는 ‘필리핀 강호’ 아밋과의 대결이었다. 초반부는 비등비등 했으나 중반 이후 진혜주 선수가 실수를 연발하며 3:7로 패, 패자조 1경기로 내려가게 되었다. 이어진 경기에서도 진혜주 선수는 캐내다의 BRYANT Brittany에 5:7로 지며 모든 경기를 마쳤다.

다음은 기대를 모은 서서아 선수의 첫 경기 후기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카프렌 이나(독일)와 서서아 선수간의 경기는 필자를 비롯해, 대회 관계자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경기 양상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박빙으로 흘러갔다. 손에 땀을 쥐고 관전하며 응원했지만, 결과는 아쉽게도 1세트 차(6:7) 패. 패자조행이 결정됐다.

같은 날, 서서아 선수는 패자조 1라운드서 SARAC Bojana 선수와 대결했다. 첫 경기 패배의 아쉬움을 쏟아낸 서서아 선수는 7:0 완승을 거두며 패자조 2라운드로 향했다.

대회 중 짬을 내 기념촬영 중인 송나경(왼쪽) 박소율 선수. 두 선수는 ‘2023 프레데터 WPA 세계선수권’ 여자 주니어부에 출전했다.

브레이크타임뵈르트 호수 위 주니어선수들 대화합!

이번 대회 주니어10볼 선수권에는 남자 U17부 15개국, 주니어 여자부 16개국씩 출전했다. 한국에서는 남자 U17부에 김민준, 주니어 여자부에 송나경 박소율 선수가 각각 참가했다.

이 대회에 앞선 10월 18일 오후 6시, 플루겐푸르트의 명물인 뵈르트 호수 및 주변의 경치까지 한데 감상할 수 있는 ‘유람선 위 오프닝 세리머니’가 진행돼, 각국 선수단이 화합했다. 수많은 대회에 참가해 본 필자조차 신선했던 이색적인 이벤트였다.

선수들은 약 2시간동안 배를 타며, 삼삼오오 오며 주최측이 제공한 식사와 함께 담소를 나눴다. 개인적으로 참 보기 좋은 풍경이었다. ‘전세계가 스포츠로 화합하며 하나 된다는 게 이런 것일까’라고 생각되는 경험이었다.

대한민국 포켓볼 국가대표 서서아 선수.

~ ()서아야!” 뼈아팠던 마지막 브레이크샷

전날 승리를 거둔 서서아 선수가 10월 19일 오전 11시 30분 시작된 패자조 2라운드를 통과했다. 폴란드의 ZABEK 선수를 7:3으로 제압, 패자조 결승전을 앞두게 됐다. 이 경기만 통과하면 한국선수단 첫 본선행이 확정되게 된다.

서서아 선수의 패자조 결승 상대는 독일의 유명선수 조슈아 필러의 아내인 피아 필러. 서서아 선수와 필러 선수는 엎치락뒤치락 세트를 따냈고, 세트스코어 6:6에 이어 마지막 13세트에 본선진출자가 가려지게 됐다.

13세트의 시작은 우리 서서아 선수의 브레이크샷. 그러나 야속하게도 서서아 선수의 브레이크샷은 단 하나의 공도 포켓에 들어가지 않았고, 심지어 포지션도 상대에게 좋게 배치됐다.

기회를 잡은 필러는 차분하게 하나씩 퍼팅에 성공했고, 경기 끝날 때까지도 서서아 선수는 공격기회를 잡지 못했다. 본선행을 코앞에 두고 당한 ‘풀세트 접전 끝 패배’였다. 허망했다. 당사자인 서서아 선수는 아무말 없이 테이블에서 돌아섰다. 아쉬움이 가득했던 서서아 선수의 눈가에는 1년간의 노력을 회상되는 듯 했다.

[下편에 계속]

작성=이완수 대한당구연맹 포켓볼 국가대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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