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경기도당구연맹회장 ‘동삼(東森) 하윤보(河潤寶) 화백’ 다올갤러리 초대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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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하윤보 전 경기도당구연맹회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초대전을 알리는 소식이었는데, 본인은 “생존 신고하는 겁니다.”라고 웃으며 말한다. 봄바람이 매서운 4월 초순 동삼(東森) 하윤보(河潤寶) 화백의 초대전이 열리는 경기도 용인의 다올갤러리를 찾았다.

 

경기도 용인 다올갤러리 ‘동삼 하윤보 화백 초대전’

 

1년 만에 보는 하윤보 화백은 칠십대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만큼 젊고 건강해보였다. 화성시 비봉에서 버섯농사를 짓고 있는데, 지난 폭우에 농장이 많은 피해를 봤고 복구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지난 3월 2년 주기로 여는 개인전서 본 이후 이번 다올갤러리 초대전에서 다시 만난 하윤보 화백은 특유의 유쾌함으로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가을 Autumn 20호(72,7cmX60,6)

 

이번 초대전의 주제 역시 자연이었다.

오직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고집스럽게 화폭에 담아내는 동삼 하윤보 화백.

 

전문가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의 작품들은 마치 바람이 스치고, 나무가 숨 쉬며, 햇살이 머물다 간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다. 오랜 시간 자연과 나눈 대화의 기록이자, 캔버스 위에 새겨진 고요한 고백이다.

 

기다림 Waiting 30호 (90,6cmX60.6cm)

 

하윤보 화백은 어린 시절 매우 자연스럽게 그림 그리는 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유년시절 시대적 상황에 비춰보면 그림을 그린다는 건 사치나 다름없었다. 모두가 어려운 시절, 특히 장남으로 주어진 역할이 중요했던 그의 집안에서는 반대가 극심했다.

 

기원 Petition100호(162X130.3)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꼭 해내고야 마는 성격이었죠. 학교에 다니기 시작할 무렵부터 연필을 손에서 놓지 않았어요. 쉬는 시간에도, 집으로 돌아와서도 온통 그림 생각뿐이었죠. 손에 쥘 수 있는 게 연필뿐이었을 뿐, 그것이 붓이든, 나뭇가지든, 무엇이든 상관없었습니다. 어머니께서 화를 많이 내셨어요. 그림이 밥을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가족을 책임질 수도 없다고 생각하셨던 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림을 포기할 수는 없었죠.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오히려 더 그리고 싶어지는 법이더라고요. 그래서 몰래 숨겨가며 그림을 계속 그렸어요.”

 

따사로움으로 Filled with Warmth 50호(116.7cm x 91cm)

 

하 화백은 미술을 전공하지도, 특별한 인맥이 있지도 않았지만 그림을 그리겠다는 열정만큼은 그 누구보다 강했다. 이런 열정이 특유의 사실적 화풍을 만들었다. 보고, 기억하고, 손끝에 남아 있는 감각만으로 그려야 했던 시절이 쌓이고 쌓여 현재 그의 화풍을 완성했다.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1980년부터였어요. 당시 ‘나도 화가다’ 같은 그룹에도 속하게 됐죠. 직업인으로서 그림을 그린 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이후 2년에 한 번씩 개인전을 열었죠.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인맥도 없었고, 모든 걸 스스로 체득해야 했죠. 그래서 공모전에도 꾸준히 나갔습니다. 화가로서 발표작이 있어야 했으니까요.”

 

보리밭의 아침 A field of barley 20호(72.7×60.6)

 

그는 꾸준히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갔다. 그렇게 실력을 갈고닦은 결과, 수많은 대회에서 수상했고, 이런 성과가 쌓이고 쌓여 한국미술협회 회원 지위도 획득했다. 현재 하 화백은 안산미협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는 것,

그가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하 화백은 화가가 되기 전부터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목도했다. 어린 시절 늘 봐왔던 풍경들이 점차 사라진 것. 그의 고향에서조차도 예전의 익숙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어둠이 오기 전에 Before darkness comes 20호(60.6×72.7)

 

“그걸 보면서 ‘아, 내가 봤던 자연을 우리 아이들도 보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바람이 제 그림 속에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그가 가진 자연에 대한 애정은 단순한 감상적 성격의 것이 아니다. 직접 농사도 짓는 그는 자연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 위기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그의 걱정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런 만큼 그는 더욱 자연을 화폭에 담아야 한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다.

 

하늘을보며 Looking up the sky 20호(60.6×72.7)

 

“제 그림 속 소재들은 영원히 살아있었으면 좋겠어요. 후손들에게도 이 모습이 그대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유행을 따르지 않고, 그냥 제가 가고 싶은 길을 뚝심 있게 갈 겁니다. 내가 남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그릴 작정입니다.”

하 화백의 작품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그의 철학은 사랑이자, 보존에 대한 소망이며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여겨진다.

 

황혼(黃昏)의 바닷가 Seaside at twilight 30호(90cmX60,6)

 

<경 력>

  • 1980년부터 서양화가로 활동
  • 한국미협회원.
  • 경기미협초대작가.
  • 대한민국현대미술협회초대작가.
  • 대한민국현대미술협회 심사위원
  • 인천국제미술대전 심사위원
  •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대상 외 30여회 입상

 

<활동실적>

  • 개인전 ‘친근한 자연’(안산예술의전당) 외 20여회
  • 다올갤러리 초대전 외 10여회
  • 종로미협회원전 외 단체전 60여회

 

 

[방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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