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열(경기)이 진한 아쉬움을 표하자, 여자친구(위예슬)가 “동메달이 어디냐”며 다독여줬다.
이범열은 16일 낮 경남 통영실내체육관서 펼쳐진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당구 3쿠션 준결승서 허정한(경남)에 25:40(23이닝)으로 졌다. 사실상 승부는 10이닝째에 갈렸다고 볼 수 있다. 허정한이 좋은 샷 감각과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무려 26점 차 리드(31:5)했다. 경기 종반부에 이범열이 분발했지만 스코어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어제(15일), 개인통산 첫 전국체전 메달확보(준결승 진출)로 한껏 고무됐던 이범열은 내심 은메달, 나아가 금메달까지 기대했으나 그 도전은 준결승서 멈추게 됐다.
“아쉬워요.” 준결승전 직후 이범열이 수차례 내뱉은 말이다. 이어 5분여간 이범열이 내뱉는 아쉬움의 한숨과 차동활 회장 등 경기당구연맹 식구들, 현장 관계자들의 위로가 뒤섞였다.
그 가운데 이범열의 여자친구 위예슬씨가 나서 “동메달이 어디냐”며 풀죽어 있던 남자친구를 위로해줬다. 다소 벌겋게 달아올랐던 이범열의 얼굴이 조금씩 제 색깔을 찾아갔다.
그제야 이범열에게 개인통산 2번째 전국체전 출전, 첫 동메달 획득, 아쉬운 준결승전 패배에 대한 소감을 물을 수 있었다.
“부담감이 컸어요. 그러나 어제 경기(8강전)까지 컨디션이 좋아 오늘 경기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져서 아쉬워요. 좋은 흐름을 타다 보니 욕심이 생겨 오히려 독이 된 듯 해요. 그리고 (허)정한이 형이 워낙 잘 치셨어요.”
경기가 방송으로 생중계된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그러자 “(부담은)없었어요”라고 잘라 말한다. 다만, 5:31이란 어마무시한 점수 차로 지고 있는 상황이 고스란히 화면에 잡혀 조금 창피하네요“라며 배시시 웃어 보인다.
좋은 기억을 풍성하게 담아가게 돼 됐다. 대표적으로 자신 덕분에 경기도 선수단이 ‘소고기 회식’하게 된 추억이다.
“차동활 회장님께서 입상선수가 나오면 ‘우리 선수단 소고기 먹는다’고 하셨는데, 제가 8강전서 이겨서(강자인에 40:38 신승) 이뤄졌어요”라고 경기지역 선수단만의 잔치가 있었음을 알렸다. 이런 점 등을 이유로 포상금(차동활 회장 명)도 받게 됐음을 이범열이 귀띔해줬다.
이렇게 이범열의 개인통산 두 번째 전국체전 일정이 기쁨과 아쉬움이 뒤섞인 채 종료됐다. 내년에도 그의 모습을 전국체전 현장에서 볼 수 있을까.
그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범열은 “치열한 지역(경기도) 선발전부터 통과해야죠.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이른 각오를 다진다.
[통영=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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