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데뷔 3년차에도 우승 못할까봐 걱정됐어요.”
2008년생, 올해 16세, 강원도 홍천의 당구 유망주, 이규승의 전국대회 첫 정상 소감이었다.
이규승(강원 서석고)은 최근 ‘2024 남원 전국당구선수권’ 3쿠션 남자 고등부 결승서 김도현(상동고부설방통고)을 25:18(24이닝)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직후 이규승은 환호 없이 한동안 대기석에 앉아 있었다. 생각에 잠기는 듯했다.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묻자 “안도감” 때문이라고 했다.
“중등부까지 통틀어 금메달은 구경도 못해봤어요. 답답했죠. 올해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각오를 새로 다졌지만 3월 국토정중앙배서도 입상에 실패했어요. 이번 대회도 그럴까 걱정이 컸어요. 다행히 좋은 결과를 얻었네요.”
일찍이 장래가 촉망되던 기대주의 비애를 듣는 듯했다.
이규승은 선수등록도 안된 지난 2021년 초, ‘KBF 새싹발굴 전국청소년당구대회’ 3쿠션 16세이하 남자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당구계에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렇게 이규승은 자신의 거주지인 홍천지역, 나아가 강원지역 당구 기대주로 급부상한다. 일부 업체로부터 연습실 각종 설비와 용품 등 지원도 따랐다. 이런 수많은 기대와 관심 속에서 강원당구연맹 전문선수로 등록(2022년)한다.
선수등록한 이규승의 목표는 당연히 전국대회 학생부 우승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이번 ‘남원 전국당구선수권’ 전까지 2년 넘게 허락되지 않아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이런 시련기 회고 후에서야 우승자 인터뷰의 ‘꽃’인 소감을 묻고 들을 수 있었다. “부모님이 엄청 좋아하시겠구나 싶었어요”라고 소감을 전하면서 그제서야 옅은 미소를 짓는 이규승이다.
그의 부모님은 “당구선수 되겠다’는 중학생 아들의 의지를 믿어줬으며, 그 후로도 아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고 한다.
이어 이규승은 부모님을 포함한 자신의 응원군을 향해 감사함을 표했다. “꼭 인터뷰에 담아 주세요”라는 신신당부도 함께였다.
‘감사한 분들’ 중에는 그의 스승인 성낙훈 강원당구연맹 이사도 포함돼 있었다. 스승과 제자는 지난해 말(12월) ‘2023 천년의 빛 영광 전국3쿠션당구대회’ 복식전에 출전, 쟁쟁한 선수들을 꺾고 8강진출을 합작한 바 있다.
한편, 학생부 금메달을 따낸 이규승은 내친김에 더 높은 곳을 바라고려고 한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다. 지난해 국내 선발전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올해는 꼭 출전권을 따내 우승까지 달려보고 싶다”는 각오다.
또한, 성인부 경기에서는 롤모델인 김행직과의 대결을 꿈꾼다. 김행직의 경기운영, 멘탈 등이 “너무나도 대단해 보여 그것들을 경기를 통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또 배우고 싶다”고.
이 말을 마친 이규승의 얼굴은 인터뷰 초반부에 비해 꽤 밝아졌다. 이윽고, 소중한 자신의 첫 전국대회 금메달을 보관중이던 아버지를 찾았다. 그리곤 부자가 함께 기념촬영에 임했다.
이규승은 다소 무뚝뚝한 아들이었다. 그런 아들을 아버지는 와락 안으며 서로에게 행복한 그 순간을 만끽했다.
[남원=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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