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륏피 체네트 기자회견]
◆ 결승전 소감
= 패배했다고 슬퍼하진 않을 것이다. 상대가 나보다 잘했고, 1세트 이후에 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패배했다. 결승전 상대인 세미 사이그너 선수에게 축하한다고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 경기를 포함해 시즌 전체를 돌이켜 보면 나쁘지 않았다. 한 차례 4강에 올랐고, 또한 월드챔피언십에선 결승전에 진출했다. 팀리그에서도 팀을 도와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이렇게 한국에 넘어와서 PBA에서 활약하는 것이 만족스럽다. 지난 2년간 좋은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 1세트를 승리했지만, 2세트부터 상대에게 흐름을 내줬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2세트 중반에 쉬운 공격 기회를 놓쳤다. 이후 사이그너 선수가 하이런 10점을 성공했다. 상대가 완벽한 플레이를 했기에 흐름을 뺐겼다. 사이그너 선수가 보여준 오늘 경기력은 최고였다. 다시 흐름을 찾으려 했지만, 공격한 이후 포지션이 열리지 않으면서 풀어내지 못했다.
지금까지 당구 선수 생활을 하며 6차례 결승전에 진출했는데, 모든 결승전 경기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결승전은 높은 우승상금, 무대의 중압감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프로 선수라면 이런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하지만, 상대가 너무 잘 한다면 이겨내기 쉽지 않다.

오늘 상대한 사이그너 선수와 지난해 8월 3차투어(2024 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32강전에서 만났는데, 당시 내가 세트스코어 3:2로 이겼지만 어려운 경기로 기억한다. 수준 높은 경기를 했고, 애버리지도 상당히 높았다(체네트 애버리지 2.524).
사이그너 선수는 모국인 튀르키예에서 레전드 당구 선수다. 많은 튀르키예 당구 선수들이 그를 보고 배운다. 그는 교과서와 같은 선수다. 시상식에서 그가 나를 언급해줄 때 내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고, 그에게 너무 감사했다. 사이그너 선수가 언급했듯이 이번 대회는 두 명의 튀르키예 선수가 결승전에 진출한 첫 대회다. 정말 자랑스럽다.
◆ 과거와 비교해 PBA에서 활동한 2년간 달라진 점이 있다면?
= 처음 한국에 왔을 때에 비해 스스로 많은 것이 변했다. PBA 데뷔 시즌인 2023-24시즌에는 한국 생활이 힘들었고, 경기력도 잘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국과 PBA에 대해 공부하고 배우면서 실력적으로 많이 나아졌다. 내가 처음 한국에 온 건 2007년이다. 한국에 와서 당구 대회를 했을 때, 같이 시합을 한 게 강동궁(SK렌터카)와 조재호(NH농협카드) 선수다.
PBA에 처음 왔을 땐 이전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진 못했다. 그 이유는 당구는 항상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변화를 즐기고 있다. PBA와 한국에 적응하기 위해 연습시간을 더 가졌다. 또한 많은 동료들이 인터뷰를 하는 법도 많은 도움을 준다.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당구 수업을 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해 배우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한국 사람들이 튀르키예를 ‘형제의 나라’로 생각하고 따뜻하게 대해주고 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PBA에 처음 넘어올 때 많은 선수들이 3년 계약을 맺었지만, 나는 2년 계약을 맺었다. 아무래도 PBA는 나를 그렇게 높이 평가하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2년간 내 이름을 알리고, 어떤 퍼포먼스를 내는 선수인지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이제 100% 확신한다. 많은 사람들이 ‘륏피 체네트가 어떤 선수인지’를 느꼈을 것이다. 나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만족한다. 나는 PBA에서 더 뛰고 싶고 계약을 연장하길 희망하고 있다.
[방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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