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애버리지 1점 미만’이던 김상아의 큐가 제주도에서 ‘1점 이상’으로 활활 불타고 있다. 그 이유를 당사자에게 직접 들어봤다.
16강전 애버리지 1.7, 조별리그 1.113
시즌 GA 0.854 ‘훌쩍’… “레슨받고 있다”
김상아는 14일 오후 펼쳐진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5’ 16강전서 임경진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개인통산 최초로 월드챔피언십 8강무대를 밟게 됐다.
1.700, 김상아의 16강전 애버리지다. 32강 조별리그(1~3경기)서부터 종합 애버리지 1.113으로 화력을 예열하더니 16강전서 빵 터뜨려냈다. 1.700은 16강전 전체 2위 기록이다. 1위는 스롱피아비의 2.357.
1점대 미만, 0.854. 김상아의 올시즌(1~8차전) 그랜드 애버리지다. 개인투어 첫 우승(시즌 2차) 영광으로 이끈 기록이지만, 뜨거웠다고 보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그런 그의 큐가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는 왜 강한 화력을 뿜어내는 것일까.
“최근들어 훌륭한 선생님께 레슨받고 있다”는 것이 김상아가 밝힌 비결이었다. 8강진출 당일 밤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다.
올해 초 김상아는 ‘HR그룹'(퀵플렉스 분야)이란 후원사가 생겼다. 자주 찾는 경기도 일산시 소재 카페를 드나들다가 그룹 관계자와 우연한 기회로 연을 맺어 후원계약까지 이르게 됐다.
다소 여유가 생긴 김상아는 곧 스승을 모시게 됐고 그간 미흡했던 샷 초이스, 당점 등을 심도 깊게 파고들어갈 수 있었다. 이를 중심으로 연습한 결과가 이번 대회 호성적이다.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후원, 실력향상을 위한 레슨, 그리고 이어진 이번 월드챔피언십의 좋은 결과까지… 열심히 하니 하늘이 저를 돕는 듯한 최근”이라고 기쁜 심정을 전한 김상아다.
남녀 8강진출자 중 유일 팀 없는 ‘무소속’
‘작년4강’ 한지은과 8강전 “내 것에만 집중”
이런 활약에 힘입어, 김상아는 현재 팀리그 구단 관계자들에게 제대로 자기PR 하고 있다.
쟁쟁한 이번대회 여자부 8강진출자 중 7인, 임정숙 김세연 김가영 스롱피아비 차유람 한지은 김민아는 모두 적을 둔 팀이 있다. 김상아 홀로 ‘무소속’이다. 남자부로 확대해봐도 ‘비팀리거’는 김상아 단 하나다.
다소 이르긴 하나, 차기 시즌 드래프트에서의 지명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김상아는 또 8강진출로, 32강 조별리그 탈락(1승2패)에 그쳐 아쉬웠던 작년 ‘월드챔피언십 데뷔무대’ 성적도 훌쩍 뛰어넘었다.
이처럼 기세가 오른 김상아의 8강전(15일 오후 2시) 상대는 한지은이다. 상대전적에서 2전전승으로 앞선다.
작년 월드챔피언십 4강진출자이자 이번대회 4연승(조별리그~16강) 중인 한지은이지만, 상대전적서는 김상아가 2전전승으로 우위에 있다.
그러나 김상아는 현시점에서 과거의 결과는 무의미한 것이라면서, “한지은 선수는 저보다 훨씬 잘 치는 선수다. 그래서 저는 연습한것을 경기에서 잘 보여주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8강전 각오를 전해줬다.
“남편! 아들들! 잘하고 갈게”
김상아와 남편 슬하에는 올해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둘이 있다. ‘엄마선수’란 그의 수식어는 이에 기인한다.
아들들이 3월 개학 후 신학기 시즌에 돌입한 관계로, 김상아는 홀로 제주도로 날아왔고 벌써 열흘(14일 기준)이 흘렀다.
자녀들 얘기가 나오자 김상아는 “신학기 시즌에도 불구, 학교-학원 잘 다니고 있어 참 대견하다”며 흐뭇해했다.
그러더니 곧바로 가족들에게 “잘하고 갈게. 월드챔피언십 이후의 비시즌 기간에 많은 시간을 보내자”는 제주 발 메시지를 띄워 보냈다. 목소리에는 행복한 감정이 진하게 묻어나왔다.
이를 끝으로 ‘엄마선수’ 김상아는 다음날 결전을 치르기 위한 휴식에 들어갔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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