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아요.”(김영원)
“아냐 잘했어. 앞으로 더 잘할거야. 믿어” (서현민)
‘17세 PBA 최연소’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원체 낮은 보이스 톤이 더 낮게 깔렸다. 패배감이 원인인 듯했다. 그러나 캡틴은 오히려 “훌륭한 데뷔전이었다”고 엄지를 세우며 팀 막내의 처진 분위기를 추켜세워줬다.
사이그너의 부상이탈로 급작스럽게 ‘웰컵저축은행 웰컴피닉스’ 유니폼을 입게 된 김영원. PBA사무국에 따르면, 김영원은 올시즌 팀리그 2라운드 전체를 웰컴 선수로 뛰게 된다. (사이그너의 부재가 지속될 경우 웰컴 측이 라운드별로 대체선수를 선발할 수 있다.)
이런 김영원이 25일 오후 PBA전용구장서 펼쳐진 ‘웰컴저축은행 PBA팀리그 2024-25’ 제2라운드 첫날, 소속팀(웰컴)과 하이원 리조트와의 경기를 통해 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김영원이 배정받은 세트는 경기의 최종전(7세트). 투입확률이 대단히 높지는 않은 세트 배정이었다. 그러나 세트스코어 3:1로 리드하던 팀이 5~6세트를 내리 내줘 3:3으로 따라잡혔고, 결국 김영원은 경기용 큐를 잡게 됐다.
팀의 승패를 좌우할 7세트서 마주한 상대는 자신(2007년생)보다 1살 많은 하샤시(2006년생)였다. 이 ‘PBA 영건대결’에서 김영원은 선전했으나 7:11로 세트를 내주고 만다. 따라서 팀의 시즌 2라운드 첫 승리도 다음 경기로 미뤄졌다.
서두의 다소 침울했던 소감은 이 패배 직후 김영원에게 들은 것이다.
“3:3 동률된 직후 7세트에 들어서자 마치 궁지에 몰린 듯 격한 압박감이 느껴졌어요. 6세트에서 진 (김)예은 누나에게 ‘이길게요’하고 경기에 나섰는데 져서 특히 죄송해요.”
하지만 캡틴 서현민은 인자한 미소를 띠며 “잘했다”고 팀의 막내를 연신 토닥인다. 그로서도 정신없던 시즌 2라운드 첫 경기였다. 팀 최연장자(사이그너)의 이탈과 최연소(김영원)의 합류 소식을 들은 시점이 경기 하루 전날인 바로 어제(24일)였다.
놀란 건 김영원도 마찬가지. 팀리그 합류 소식을 아버지(김창수씨)와의 베트남 여행 마지막 날, 오늘로부터 고작 이틀전(24일)에 듣게 됐다. 그리고 어제 귀국 후 팀원들과 합을 맞춰볼 새도 없이 오늘 경기에 바로 투입된 것이다.
이렇게 맺어진 웰컴 캡틴과 막내, 팀원들과의 첫 합에서는 승리를 쟁취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이에 서현민은 “경험이 쌓이면 (김영원이)사이그너의 빈자리를 충분히 잘 메워줄 것”이라고 강한 신뢰감을 막내에게 연신 내비췄다.
또 “팀이 더 젊어졌다”면서 그에 따른 “재미있고 흥미로운 세트오더가 나올 것”이란 기대와 설렘이 섞인 눈빛도 보여줬다.
서현민의 기대와 설렘의 성공적인 결과 도출을 위한 선결과제는 김영원의 빠른 팀 융화일 터. 캡틴과 막내 모두 이에 동의하면서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란 같은 의견을 낸다. 막내는 여기에 그에 대한 강한 의지도 피력한다.
이 대화 후, 시즌 2라운드 첫 경기 패배는 이제 두 사람의 뇌리에서 ‘지난 과거’의 따위로 치부되는 듯했다. 김영원에게 깊게 어린 패배의 여윤도 꽤 가신 듯 보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바로 이어질 경기에서의 승리, 나아가 라운드 우승을 위한 각오를 전했다.
먼저 막내의 각오다. “팀리그 데뷔전에서 다소 자신없는 경기를 보여드린 것 같다. 주장님(서현민) 카시도코스타스 등은 제가 평소 좋아하는 선수들이다. 곁에서 많이 배워 다음에는 꼭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에 캡틴이 “우승에 큰 보탬이 되겠다고 자신있게 말해도 돼”라며 막내의 다소 경색된 분위기를 풀어준다.
이어 “연습을 통해 (김)영원이에 적합한 세트오더, 복식-혼복전 파트너 등도 탐색해 갈 것”이라는 플랜을 들려줬다. 그리고 재차 이 멘트를 꺼내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세트오더가 나올수도 있어요. 기대해주세요.”
[일산=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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