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끝났다고? 나 산체스야!”… 스페인 레전드, ‘하노이오픈’ 우승! 400일 넘는 ‘인고의 시간’ 종식 신호탄!

 

 

“1년 넘게 힘든 시간을 보낸 후 우승,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스페인 3쿠션 전설’이 ‘인고의 시간 종식’ 신호탄을 하노이서 우승으로써 높이 쏘아올렸다.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 바자르)가 26일 베트남 하노이 그랜드플라자호텔서 열린 ‘2024 에스와이바자르 하노이오픈’ 결승서 엄상필(우리원)을 세트스코어 4:2(15:2, 15:3, 15:6, 13:15, 2:15, 15:6)로 꺾었다.

 

26일 베트남 하노이 그랜드플라자호텔서 열린 ‘2024 에스와이바자르 하노이오픈’ 결승서 엄상필을 꺾고 자신의 프로커리어 첫 우승을 달성한 산체스.

 

산체스의 결승전 애버리지는 2.586. 그 기록을 작성하며, 고비마다 난구를 풀어 연속득점으로 이어가는 그의 플레이에  방송중계진은 “역시 산체스!”를 연발했다.

이런 과정 끝에 결국 프로커리어 첫 우승을 거머쥔 산체스는 한동안 대기석에 앉아 먼 곳을 응시했다. 여러 감정들과 생각이 그에게 휘몰아치는듯했다. 그후 밝힌 소감이 바로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였다.

 

첫 우승을 달성한 산체스가 포효 후 대기석에 앉아 먼 곳을 응시하며 생각에 잠긴듯 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서 산체스는 우승직후 대기석에 앉아 하던 생각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30년간 저는 준결승-결승 경기를 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 1년 넘게 여러 경기가 내 맘대로 풀리지 않더라. 1~2라운드 탈락이 이어지자 심정으로 참 힘들었다. 그것이 이번 우승직후 해소됐다. 몸이 녹으면서 릴렉스해 졌다.”

또한 “많은 이들이 ‘산체스는 끝났다’고 하더라. 그러나 나는 이 자리에 앉았고…”라고 멘트를 멈춘 뒤 자신 앞에 높인 우승컵을 톡톡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내가 끝났다고 하더라. 그런 내가..”라며 산체스는 자신 앞에 놓인 우승 트로피를 툭툭 치고는 씨익 웃었다.

 

한편, 결승전 앞선 경기에서도 산체스는 강했다. 128강부터 결승까지 7연승을 질주하며 ‘한큐에 평균 2.053점’이란 좋은 공격력을 대회 내내 선보였다.

2점대 애버리지 경기는 5차례나 나왔다. 산체스는 박기호와 대결한 64강전을 2.045의 애버리지로 승리한다. 이어 강동궁과의 16강전, 이충복과의 8강전, 체네트와의 4강전서 차례로 2.522, 2.143, 2.000의 평균득점을 올렸다. 결승전마저 2점 중반대 애버리지로 화려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6월, 2023-24시즌 개막전 ‘경부 블루원리조트 PBA챔피언십’으로 프로당구 판에 데뷔한 산체스. 그 후 440일(1년2개월여)간, 그의 명성과는 조금 거리가 먼 행보를 걸어온 산체스다. 최고성적은 올시즌 2차전 16강진출에 그쳤다.

그런 그가 기념기적인 PBA 첫 글로벌투어인 이번 ‘하노이오픈’서 꼭대기에 서며, 역대 21번째 PBA우승자로 기록됐다. 개인 프로커리어 통산적전 29전 18승 11패를 마크했다.

 

우승직후 기념촬영중인 산체스. 좌측은 장상진 프로당구협회 부총재, 우측은 에스와이바자르 홍성균 구단주.

 

이번 우승으로 산체스는 누적 총상금액이 1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이 대회 직전까지 산체스가 PBA투어로 따낸 상금은 1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950만원에 불과했다.

소속선수 산체스 덕분에, ‘하노이오픈’ 타이틀스폰서인 ‘에스와이바자르’ 관계자들은 8일간의 대회 일정을 매우 좋은 기분으로 마감하게 됐다.

 

5년 이상 기다린 우승의 기회를 아쉽게 놓인 엄상필.

 

산체스와 ‘첫 우승’을 다투던 엄상필은 그 기회를 다음 대회로 미뤄야 했다. 그 기다림의 세월이 5년이 넘었기에, 이번 준우승이 더욱 진한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엄상필은 이번 대회를 통해 지난 2019-20시즌 ‘5차 메디힐 PBA챔피언십’ 이후 무려 1736일만에 대회 파이널에 올랐다. 또한, 프로당구 데뷔일로 따지며 무려 1911일(5년2개월23일)을 우승을 향해 달려왔으나 그 첫 기쁨이 또 한 번 무산됐다.

 

“아쉽다. 오랜만의 결승에 울컥했다”고 밝힌 엄상필은 그럼에도 준우승이란 성적에 대해서는 “베트남이 나와 잘 맞는 듯하다. 다음 대회가 기대된다”라는 소감도 전했다.

 

이에 대해 엄상필은 결승적 직후 회견서 “베트남 기운과 잘 맞아 준우승을 거둔 듯하다. 내년도 대회가 기대된다”면서도 “사실 오랜만에 결승에 올라와서 그런지 경기장 입장 때 대형 스크린에 나온 (과거 내)영상을 보곤 울컥했다”는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 감정이 초반에 남아 있을 때, 산체스가 정신없이 몰아쳤다고.

이번 ‘PBA 하노이오픈’ 웰컴톱랭킹 상의 주인공은 128강서 애버리지 2.750을 기록한 김영섭이었다. 이는 강민구가 현장서 대리 수상했다.

 

한 대회 최고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웰컴톱랭킹’ 상은 김영섭이 받았다. 이는 강민구가 현장서 대리 수상했다.

김영섭은 대회 128강서 후안타인히엔을 3:1로 꺾으며 애버리지 2.750을 기록했다.

 

[하노이=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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