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스타]① ‘작년 2관왕’ 19세 당구퀸 최봄이 “내 20대, 당구와 함께라면 후회없을 것”

최봄이는 성인부 정식데뷔한 지난해에 전국대회 우승컵을 2개나 거머쥐며 한국여자 3쿠션 차세대 기수로 급부상했다. 이런 그를 ‘내일의 스타’ 첫 주자로 선정했다. 인터뷰 후 최봄이는 자신의 연습장(의정부시 민락동 내 당구클럽)에서 손으로 브이(V)자를 만들며 촬영한 사진을 본지에 전해왔다.

 

 

[편집자주] 신선한 뉴페이스들의 등장은 스포츠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곤 한다. 이에 큐스포츠뉴스가 향후 활약이 기대되는 당구계 기대주들을 발굴, 조명하는 ‘내일의 스타’ 코너를 마련했다. 나이 불문, 이제 막 꽃을 피우려는 그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성인부 정식데뷔한 지난해에 전국대회 우승컵을 2개나 거머쥔 19세 소녀. 한국여자 3쿠션 차세대 기수로 주목받는 최봄이(김포당구연맹)다.

최봄이는 지난해 6월 ‘부산광역시장배’ 우승으로 당구계에 ‘신흥 당구퀸’의 등장을 신고하더니, 연말인 12월엔 ‘영광 전국대회’ 정상을 밟아 “여자3쿠션 강자 반열에 들어섰다”는 평가까지 끌어냈다.

이처럼 호평 가득했던 한 해를 난 최봄이가 2024시즌에는 어떤 목표에 큐를 정조준하고 있을까. 최근 설 연휴기간을 통해 당사자에게 직접 물었다.

인터뷰에서 최봄이는 올시즌 목표와 더불어 작년 2관왕에 관한 솔직한 소감, 당구선수가 된 이유, 그의 당구관까지 자세하게 들려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지난해 2관왕이다. 성공적인 시즌이었나.
=성공적이란 생각보다는 ‘이게 되네?’란 생각이 더 컸던 작년이었다.

Q. 그렇게 생각한 까닭은.
=학생부가 아닌 성인부 경기에만 출전한 첫해가 작년이었다. 시즌 초 목표도 ‘예선탈락만 하지 말자’였고. 그러나 결과적으로 전국대회 우승을 2차례(6월 부산광역시장배, 12월 영광전국대회)나 경험한 시즌이 됐다. 예상치 못한 값진 결과에 당사자인 나조차 깜짝 놀랐다. 이 우승 후 저를 좋게 봐준 김포당구연맹으로 이적하기도 했다.

Q. 그러나, 전국대회 첫 우승 직전까지 극심한 슬럼프였다고.
=6월 부산시장배 직전까지 3차례 연속으로 전국대회 8강에 그쳤다. 분명 좋은 결과다. 그러나 그것이 반복되니 답답하더라. 연습 때 집중이 안 될 정도로. 당구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아 혼자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래서 부산 내려가는 당시엔 성적에 대한 기대를 반쯤 접은 상태였다. 헌데 마음을 비워서일까. 덜컥 우승을 해버렸다. 그 순간, 숨통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 하하.

Q. 부산시장배 결승 상대인 김하은의 실력에 여러 번 감탄했다고.
=하은이(김하은은 최봄이보다 1살 동생)는 집중력이 특히 대단하다. 또 미세한 두께 콘트롤 등이 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6월 부산시장배에서 이기기 전까진 맞붙으면 기죽곤 했다.

하은이와 전국무대에서 제대로 붙은 건 사실상 지난해부터다. 하은이는 어릴 때부터 성인부에 출전해왔고, 저는 고등부·성인부를 겸하며 성적도 신통치 않아(고등부 당시 전국랭킹 30위권) 맞붙을 기회가 없었다.

Q. 그럼 감탄을 넘어 존경하는 선수를 꼽는다면.
=(곧바로)김행직 선수다. 경쾌한 스트로크가 정말 마음에 든다. 힘과 섬세함을 겸비한 김행직 선수만의 스트로크는 따라하기 힘들다. 그 선수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것이다. (기자=대회장에서 김행직 선수와 대화해본 적 있나?) 있다. 아주 짧게 인사만 했다. 롤모델이라곤 차마 말 못하겠더라. 하하.

 

지난해 12월 ‘2023 천년의 빛 영광 전국3쿠션대회’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최봄이(왼쪽)가 시상식서 전남당구연맹 조호석 회장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대한당구연맹)

 

Q. 이어 작년 12월엔 두 번째 전국대회 우승컵을 들었다.
=첫 우승으로 자신감이 차 있었다. 다만, 욕심낼수록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마음을 비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니 좋은 결과를 거머쥐게 되더라.

Q. 우승당시, 부모님이 대회 현장에서 함께 기뻐해줬다는데.
=신기한 점 알려드린다. 부모님과 부산 대회에 함께한 뒤, 한참 뒤인 영광 대회 때 동행했다. 즉 관중석에 부모님이 계신 대회에서만 우승 트로피를 든 것이다. 어머니가 “내가 가야 우승하는구나” 하시더라. 하하.

Q. 부모님(아버지) 덕분에 당구선수가 됐다고.
=고1때 학원 끝나고 아빠가 공 치시는 당구장에 가 큐를 잡고 공을 쳐봤는데, 공끼리 부딪히는 소리, 공이 구르는 궤적 등이 너무나도 흥미롭더라. 한창 빠져있던 영어공부보다 더 재미있었다.

이후 아빠 쫓아다니며 계속 공을 치다가, 가족들과 삼겹살 먹는 자리에서 울며 ‘당구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아빠가 웃으면서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고2 입학 무렵부터 정식 레슨을 받았고, 얼마뒤 선수등록 했다. 올해는 전문선수 3년차인 셈이다.

Q. 작년 2관왕에 따라 랭킹2위에 등극, 국제대회 출전도 기대될텐데.
=작년 11월에 한국과 베트남의 당구 국가대항전인 ‘2023 허리우드 슈퍼컵’에 출전해 외국 선수들과 대결해 이겼는데, 승패를 떠나 친선경기임에도 매우 즐거웠고, 또한 배울점도 넘쳐났다. 그 경험을 정식 국제대회에서도 해보고 싶다. 그러려면 현 랭킹을 유지해야 한다. (대한당구연맹 정식 파견 선수권 대회에는 통상, 대회 직전 랭킹 순으로 출전)

 

지난해 11월 한국과 베트남의 당구 국가대항전인 ‘2023 허리우드 슈퍼컵’에 출전, 친선경기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뛴 최봄이. (사진=최봄이 인스타그램)

 

현재 국내여자3쿠션 랭킹 2~4위권 순위다툼이 대단히 치열하다. (랭킹포인트 현 1위 김하은은 640점, 2위 최봄이 546점, 3위 박정현 447점, 4위 박세정 442점 순) 내달 3월 25일 개막하는 ‘제12회 국토정중앙배’ 결과로 이 순위가 요동칠 수도 있다. 그래서 요즘 눈에 불을 켜고 연습에 집중하려고 한다.

Q. 현 연습장은.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 소재 클럽에서 매일 연습하고 있다. 최근 대학교(최봄이는 숭실대 스포츠학부 당구특기생) 방학 기간이라 연습시간도 꽤 많은 편이다. 이 모습들을 작년 미디어프로 계약한 아프리카TV를 통해 영상으로 전하고 있기도 하다. 소통방송이 아닌 연습 중계방송이라 그런지 댓글이 잘 안 달리더라. 하하.

Q. 마지막 질문이다. 생일(10월 20일) 지나면 이제 인생의 황금기인 20대가 시작된다. 과연, 20대 최봄이에게 당구는 어떤 존재일까.
=내 인생을 책임져줄 스포츠다. 당구와 함께라면 후회 없는 20대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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