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신선한 뉴페이스들의 등장은 스포츠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곤 한다. 이에 큐스포츠뉴스가 향후 활약이 기대되는 당구계 기대주들을 발굴, 조명하는 ‘내일의 스타’ 코너를 마련했다. 나이 불문, 이제 막 꽃을 피우려는 그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유튜브 단일영상 조회수 무려 200만뷰 돌파 주인공. 빼어난 미모까지 겸비해 당구유튜브 판 ‘블루칩’으로 주목받는 현역 프로당구 LPBA리거. 정수빈(25)의 얘기다.
LPBA 정식데뷔한 지난 1년여간, 정수빈은 여러 당구 유튜버에게 215만뷰(삼구친구) 54만뷰(방수좋아 당구TV) 12만뷰(당구해커) 등 짭짤한 조회수를 선사했다. 덩달아 개인 인지도도 높여 갔다.
이와 관련, 정수빈은 최근 PBA 타이틀 스폰서인 웰컴저축은행의 스포츠 유튜브 채널 ‘웰컴스포츠’에 출연, “유튜브 조회수 200만뷰 돌파 후 발이 넓어진 것 같다”고 전하기도.
이처럼 스타성을 키워가고 있는 정수빈과 지난 12일,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챔피언십’ 결승전 현장인 경기 고양시 킨텍스 PBA전용구장서 만났다.
현재 군복무(공익근무요원) 중인 남자친구(한지승 PBA선수)와 함께 현장에서 경기 관람하던 그가 기자의 요청에 기꺼이 잠시 짬을 내줬다.
사실 약 4개월 전, 정수빈과 1차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으나, 여러 사정으로 공개가 미뤄지면서 추가 취재가 필요해졌다.
그러던 지난 12일, 그가 경기장을 방문함으로써 드디어 미완료됐던 인터뷰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두 차례에 걸친 인터뷰에서 정수빈은 차분한 말투로 그간 자세하게 드러난 적 없던 그의 진솔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Q. 오늘(12일) 남자친구와 함께 경기장에 온 이유는.
=결승에 오른 (임)성균 오빠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LPBA에 데뷔한 뒤 남자친구(한지승)와 성균 오빠, (신)정주 오빠, (김)예은이, (김)율리 언니, (김)보미 언니 등과 친하게 지내는 사이가 됐다.
Q. 요즘 어떻게 지내나.
=시즌 마지막 9차전을 대비해 열심히 연습 중이다. 주 연습장소? 집이다. 테이블을 집에 비치해놓은 상태다. 하루 4~5시간 또는 그 이상을 연습에 할애하고 있다. 더불어, 일산 자이언트클럽에 월·수요일마다 나가 플레이어로 활동 중이다.
그런데 ‘요즘 어떻냐’는 게 감정에 관한 질문이라면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속상하다’가 답변이 되겠다.
(정수빈은 지난 22/23시즌 3차전부터 와일드카드로 LPBA무대에 데뷔, 최고성적 16강(8차전)으로 시즌을 마감하며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곧이어 개막된 올시즌엔 8차전까지 치른 현재까지도 32강 2회(2·5차전)에 그치며 종전 최고기록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Q. 지난시즌 최고성적에 도달하지 못하는 올시즌이다. 이유가 뭘까.
=경험이 적어서라고 생각한다. 큐 잡은 지 3년이 채 되지 않아 테이블, 다양한 포지션 등에 관한 경험이 적을 수밖에 없다. 이런 점들을 보완해 차기 시즌엔 올해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Q. 부진하다면 부진할 수 있는 올시즌을 겪으며 무척 속상했다고.
=다른 것보다도, 워스트(Worst)경기가 너무나도 많아 고민이 쌓여갔다. 거의 모든 경기에서 그러니 속상함이 커져만 갔다. 솔직히 말하면, 내 경기는 거의 다 불만족스럽다.
Q. 반등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있었다고.
=최근 팁·상대를 교체했다. 불과 5일(지난 12일 기준) 전에 결정한 일이다.
Q. 팁·상대 교체 이유는.
=샷 하면 스쿼트(squirt)가 빈번하게 발생해 정말 기본적인 배치마저도 두께 실수가 나오더라. 큐를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문제는 팁이라는 걸 발견, 며칠 전부터 교체한 팁과 상대로 연습 중이다. 그 결과 내 두께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천만다행이다. 다만, 팁과 상대 교체에 따른 샷 감을 찾는 과정이 숙제로 남게 됐다.
Q. 연습 때 남자친구가 조언도 해주나.
=물론이다. (한)지승 오빠는 기본기를 무척 강조한다. 까다로운 배치의 공 보다도, 옆돌려치기, 뒤돌려치기 등 기본적인 배치의 공을 잘 공략해 다득점으로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항상 강조한다. 또 경기 때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이 필요하다고도 말해 주곤 한다.
Q. 남자친구와 어떻게 만나게 됐나.
=첫 만남은 친구 대타로 잠깐 일하게 된 당구장에서 이뤄졌다. 그게 벌써 4년이 넘었다. 사실 남자친구와 첫 만남 이후 약 1년 반 동안 나는 당구에 관심이 전혀 없던 사람이었다. 대학생(숙명여대 통계학과) 신분이기도 했고.
Q. 당구에 전혀 관심없다가 선수까지 결심하게 된 계기는.
=지승오빠 따라 큐를 잡고 공을 쳐봤는데 정말 재미있더라. 나중엔 당구에 푹 빠져서 학교 다니면서도 당구장에 드나들며 공을 쳤고, 그렇게 약 1년 지난 뒤 제대로 당구에 몰두하기 위해 휴학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곤 남자친구 및 지인을 통해 PBA 관계자와 연결됐고, 22/23시즌 3차전부터 와일드카드로 LPBA 선수로 뛸 수 있었다.
Q. 딸의 ‘당구선수 되겠다’ 선언에 부모님 반응은.
=처음엔 반대가 심했다. 선수 선언에 앞서 ‘당구 제대로 치려고 휴학하겠다’고 하자, 부모님이 ‘갑자기 무슨 당구냐’며 만류하셨다. 하지만 진지하게 진심을 전해드리니 이내 부모님은 응원군이 돼주셨다. 당시 부모님께는 학업을 아예 놓는 ‘자퇴’가 아닌 ‘휴학’이니, 만약 당구를 중도에 포기하더라도 대안책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 말씀드렸다.
(학업과 관련해, 정수빈은 4개월 전 인터뷰 당시 4학년 마지막 학기만을 남긴 상태이며 LPBA 비시즌 기간중 이 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Q. 데뷔 후 당구유튜브 출연 후 인지도가 확 올랐다. 특히, ‘삼구친구’ 출연영상은 당구 콘텐츠로선 이례적으로 조회수 200만뷰를 돌파했는데.
=그 덕분인지 연습장에 가면 알아보시는 분들이 꽤 계신다. ‘정수빈 선수 잘 보고 있어요’라고 하시더라. 다만,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은데, 올시즌 성적이 좋지 않아 관심에 대한 부담이 조금씩 생겨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저를 향한 응원에는 너무나도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올시즌 최종 투어인 9차전에 대한 각오는.
=현재의 제 실력을 냉정하게 평가해보면, 9차전에서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수준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음 시즌엔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저 스스로 확신한다. 그간 저를 괴롭히던 스쿼트 등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도 했으니 9차전은 차기 시즌의 좋은 성적을 위한 교두보로 삼아 치를 생각이다. 기대해 주시라.
[일산=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