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신선한 뉴페이스들의 등장은 스포츠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곤 한다. 이에 큐스포츠뉴스가 ‘내일의 스타’ 코너를 마련, 향후 활약이 기대되는 당구계의 원석들을 발굴·조명한다. 이번 주인공은 ‘LPBA 최연소 17살선수’ 이효제다.
영건들이 약진중인 최근의 프로당구 판이다. PBA에선 ‘17살 막내’ 김영원이 개인투어 준우승 등으로 맹활약하며 자신이 선언한 “세대교체 주역”으로서 우뚝 서고 있다.
LPBA에선 다수의 2000년대생 ‘젊은피’들이 개인투어 활약상에 힘입어 팀리거로 합류하는 등 적잖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 가운데, 김영원과 동갑인 ‘17살 LPBA 막내’ 이효제가 어제(9월1일) 프로데뷔 후 첫승을 신고해 주목받았다. ‘크라운해태 LPBA챔피언십 한가위’ 첫 라운드(PPQ)서 ‘프로 6년차’ 강유진에 18:13(28이닝)으로 승리한 것.
이제 막 개인커리어 첫승을 추가한 이효제는 큐를 잡은 지 1년8개월에 불과한 선수다. 그럼에도 그를 지켜봐 온 그의 후원사(MP큐) 관계자 등은 “(이효제가)기본기가 탄탄하고 멘탈도 단단해 크게 될 재목”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이효제가 오늘(9월11일)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2차전(PQ)을 치렀다. ‘데뷔 후 첫승’으로 기세를 올린 이효제의 ‘2승도전’ 상대는 ‘프로 3년차’ 김성은이었다. 이 경기에서 이효제는 접전 끝에 18:18 동점을 이뤘으나, 하이런에서 뒤져 아쉽게 패배했다. 이효제는 하이런4점 1번, 김성은은 하이런4점 2번을 쳐 김성은이 64강으로 향하게 됐다.
이로써 LPBA 정규투어 통산전적 1승3패가 된 이효제의 당구인생사를 들어봤다. LPBA데뷔 전부터, 프로통산 첫승 기쁨, 올해 4월 검정고시 합격, 후원사까지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풍성한 얘기를 들려줬다. 미래를 위해 천천히 대신 당차게 전진중인 2007년생, ‘LPBA 막내’ 이효제의 이야기를 공개한다.
▲PQ라운드에서 져 아쉽게 64강에 오르지 못했는데.
=너무나도 아쉽다. 18:18 동점 상황에서 타임아웃을 불러 신중하게 샷 해야 했는데, 급한 마음에 타임아웃 없이 바로 큐가 나가 득점에 실패해서다.
▲그럼에도 어제(10일) LPBA데뷔 후 첫 승리를 신고했다.
=올해 들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LPBA 첫승 후 부모님의 반응이 궁금하다.
=어머니는 “우리 딸 잘했다”고 기뻐하셨고, 아버지는 처음에 믿지 못하시더라. 하하. 사실 내가 당구선수가 된 건 ‘대대27점’ 치시는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내가 5살 때 아버지가 당구장을 운영하셨었다. 그때 제 몸보다 큰 큐를 잡고 노는 내 모습에서 아버지는 예사롭지 않음을 느끼셨다고 한다.
그 기억을 간직하신 아버지의 손을 잡고 1년 8개월 전, 당구장에 가 제대로 큐를 잡아봤는데 당구가 너무나도 재미있더라. 이후 한춘호(현 드림투어) 코치님께 공을 배우다 올해 1월부터 강차당구연소에 등록해 장수빈 선생님께 지도를 받고 있다. (이효제는 경기도 수원 본가에서 화성시 동탄 소재 연구소를 매일 오가는 중이다)
▲LPBA 선수로 뛰면서 검정고시에 합격했다고.
=그렇다. 앞서 언급한대로 당구에 푹 빠져버렸고, TV에 나오는 프로당구 선수들 보고 나도 그런 큰 무대에서 뛰는 선수가 되고 싶더라. 그래서 부모님께 학업을 접고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에 나서겠다고 말씀드렸다. 항상 저를 응원해주시는 부모님은 이런 저를 지지해주셨다.
다만, 그러면서도 공부는 계속 이어나갔다. 그 결과 올 4월, 고교 검정고시에 합격했다.(이효제가 고교에 진학했다면 현재 2학년생이다)
(편집자 주=이렇듯 프로당구선수의 꿈을 품고 정진한 이효제는 지난 2023-24시즌 마지막 정규투어인 ‘크라운해태 LPBA챔피언십’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하며 프로무대에 데뷔한다. 올시즌을 앞두고서는 협회로부터 우선등록선수 자격을 부여받아 LPBA무대에 정식등록해 활약중이다.)
▲검정고시 합격, LPBA첫승 경사와 더불어 최근 후원사도 생겼다고.
=‘하노이오픈’ 국내예선 기간 중 MP큐(대표 조종근)가 제 후원사가 됐다. 아직 많이 부족한 저를 후원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후원사를 비롯해 고마운 분들이 많을 것 같다.
=너무 많다. 하하. 한춘호 코치님, 현재 몸담고 있는 강차당구연구소의 (강)동궁 차명종 삼촌-장수빈 선생님, 그리고 언니들(장가연 전지우 조예은 등) 등의 식구들과 우리 가족들까지. 저를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이분들이 제 LPBA 첫승을 자신의 일처럼 축하해주신 분들이기도 하다.
▲선수 이효제를 아는 이들이 “멘탈이 좋다”고 칭찬하던데.
=경기 중 긴장을 덜해서 그런 것 같다. 하하. 경기 전에는 무척 떨리는데, 경기가 시작되면 그때부터 긴장감이 사라지더라. 다만, 샷 전에 생각이 많아 정작 중요한 샷은 엉뚱한 걸 치는 등의 실수가 잦다. 고쳐야 한다. (그의 후원사인 MP큐 조종근 대표는 “(이)효제가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으며, 단점 보완을 위한 연습도 독하게 하는 선수”라며 엄지를 세웠다)
▲이제 올시즌도 중반부로 향하고 있다. 남은 시즌에 대한 각오는.
=선수로서 당연히 가장 높은 곳에 오르고 싶지만, 현실을 고려했을 때 현재 나는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집중해 치러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을 갖고 매 경기에 임할 것이다. 그러는 동안 실력을 더 갈고 닦아 저를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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