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있는 당구를”이란 말이 수차례 반복됐다. 한달여 전 당구 유튜브 채널 ‘당구라’를 오픈한 김구라-이광기와의 인터뷰에서다.
개그맨 김구라는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 TV’를 통해 스포츠 예능의 성공사례를 제시한 바 있다. 해당 채널 구독자는 36만여명(7월28일 기준), 단일영상 최다조회수 무려 623만회에 달한다. 스포츠 예능으로선 소위 ‘대박’이라고 부를만한 기록들이다.
이런 김구라가 이번엔 ‘절친’ 이광기와 함께 ‘당구라’ 채널을 오픈, 시청자들에게 “진지한 당구 성장스토리”를 약속하며 큐를 들고 있다.
김-이 듀오의 ‘당구멘토’는 현 프로당구 PBA 1부선수 권혁민이 맡는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이들 3인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당구라’에선 김-이 듀오의 성장기를 시작으로, 추후 재야의 고수와의 대결 등 다양한 당구 콘테츠가 이어질 예정이다.
‘김-이-권 3인’의 현 홈구장이자 주 촬영장소는 권혁민이 운영중인 자이언트당구클럽(고양 일산동구)이다. 이곳서 두 번째 공식촬영이 예정된 날(7월16일) 본지가 해당 현장을 찾아 김구라-이광기-권혁민에게 ‘당구라’에 관한 솔직한 심정을 들어봤다.
▲유튜브 채널 ‘당구라’ 오픈 소감은.
김구라(이하 김)=학창시절에 즐기던 당구를 소재로 한 유튜브 채널을, 그것도 평소 친분이 두텁고 당구도 꽤 즐기던 사이인 (이)광기 형과 함께하게 돼 설레고 기쁘다. 사실 저희 학창시절엔 당구가 최초의 일탈이자 최고의 일탈이었다. 저는 고3 때부터 당구를 시작했다. 한창 칠 때 점수는 300점이다.
이광기(이하 이)=저도 동감이다. 저는 재수생 시절에 당구를 처음 접해 열심히 쳤다. 당시 점수는 250점이었다. 최근엔 대대문화가 점차 보급되면서 당구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고 있으며 나아가 스포츠로서 인정받고 있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저와 (김)구라가 논의 한 끝에 ‘당구라’ 채널을 개설하게 됐다.
(편집자 주=김구라-이광기는 지난 2022년 7월 김구라의 개인채널 ‘구라철’에서 두 사람과 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 등이 함께하는 당구영상 콘텐츠를 처음 선보인 바 있다. 조회수는 70만회를 넘겼다. 영상의 댓글 반응도 좋은 의미로 뜨거웠다. 이에 착한해 김-이 듀오가 ‘당구라’를 오픈하게 됐다)
▲김구라-이광기의 당구실력은.
권혁민(이하 권)=(영상에서 당구실력이 드러났으니)이제 거짓말 못 한다. 제가 임의로 정한 두 형님의 임시 대대점수는 (김)구라 형님 18점, (이)광기 형님 16점이다.
김=앞서 언급한대로 저는 (당구를)한창 칠 때 300점까지 쳤고, 그 이후에 250점으로 내렸다. 이런 저의 당구 실력을 일부러 높여서 알리고 싶지 않다. 상식적으로 점수를 올려 말하면 손해를 볼게 뻔한데 굳이 그럴 이유가 없다.
이=저도 250점 쳤었다고 말씀드린다. 물이 올랐을 당시엔 눈으로 그린 그대로 수구가 움직이며 치는 족족 샷이 성공하던 시절도 있었다. 다만, 저희 둘 다 그런 시절을 지나서 새로운 마음으로 큐를 잡았다. 이런 저희들의 당구 성장기를 시청자분들에게 보여주려는 것이다.
김=맞다. 그런데 성장이 좀 더뎌서(일동 폭소). 얼마전에 친한 홍서범씨와 공을 쳤는데 한 5번 쳤나? 완패했다. 하하. 저는 과거 연예인 당구대회(2008년 모하비배) 2위를 차지해 부상으로 고급 큐를 받은 적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당구를 치지 않아 그 큐를 지인에게 선물했었는데, ‘당구라’를 시작하면서 다시 그 큐를 받아왔다. 그만큼 (당구와 당구라에)진심이다.
▲“성장하겠다”는 김-이 듀오의 우선목표는.
권=나이가 좀 있으시니 큰 기대는…. (재차 일동 폭소) 당구라는 종목이 원체 느린 속도로 성장하는 스포츠잖나. 우선 두 분의 대대점수 앞자리가 ‘1’에서 ‘2’로 바뀌도록(20점대로 들어서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빠르면 3~6개월 걸릴 듯하다. (김-이=그래? 그렇게나 오래 걸려?) 그러니 두 분께서 일주일에 이틀 이상 저희 클럽에 오셔서 열심히 연습해 주시라.
▲‘당구라’ 콘텐츠의 방향성이 궁금하다.
김=골프채널(뻐꾸기 골프 TV)을 3년 반 가까이 해오면서 크게 느낀 점은, 예능 콘텐츠일지라도 스포츠를 주제로 한다면 해당 콘텐츠의 본질은 ‘스포츠’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당구라’는 진지하게, 진정성을 담아 임할 것이다. 절대 웃기기 위해 공 치는 게 아니다.
이=제가 할 말을 다 했다. 이심전심이다.
▲추후에 일반인 당구고수와 대결할 계획이라고(제작진에 따르면, 일반인 고수들의 도전장이 속속 날아들고 있다고 한다)
김-이=그렇다. 혹자들은 내게 “쉽게 쉽게, 연예인 섭외하는 게 어떤가?”라고 한다. 유명인을 섭외한다면 관심도는 조금 오를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당구라’에서 중요한 것은 당구다. 일반인 분들과 대결하다가 추후 적당한 때 연예인과 공을 치면 된다.
▲끝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할 말은.
이=저희 영상 댓글창에서 ‘그것밖에 못 치냐’ ‘매너가 꽝이다’ 등의 의견들을 봤다. 저희도 당구 매너를 지키고 싶다. 공을 칠 때는 진정성 있게 임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리액션을 통해 보는 저희 영상을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도 줘야 하잖나. 부디 좋은 댓글로 저희의 성장기를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
김=저희가 생각하는 (예능적인) 적정선이 있다. 그 수위가 혹자에겐 적당하거나, 누군가에겐 과할 수 있다. 그런 것을 서서히 여러분과 맞춰나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오해하지 마시길 바라며, 당구와 당구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씀드린다.
한편, ‘당구라’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에 새로운 콘텐츠가 업로드된다.
[일산=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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