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샷 빗나갈 때 너무 아쉬웠어요. 아깝고. (허탈한 듯)하하. 그럼에도 이번 투어에서는 제가 칠 수 있는 공(포지션)이 더 많아진 것 같아 좋기도 해요.”
방금(4일 저녁) 막 종료된 이번 6차투어(NH농협카드 LPBA챔피언십) 64강전에서 이번대회 유력 ‘언더독 돌풍’ 후보가 출현할 뻔했다. 주인공은 2005년생으로 LPBA 막내인 김지연(C).
64강서 김지연은 초장(1이닝) 3득점 등으로, 현 LPBA 포인트랭킹 4위의 강호 사카이 아야코(하나카드하나페이)를 경기 중후반부(20이닝)까지 더블스코어 이상(13:6)으로 몰아세우며 크게 치고 나갔다.
그러나 이어진 단 4개 이닝동안 순식간에 전세가 뒤바뀌었다. 앞선 이닝에서 최고 2득점에 그쳤던 사카이가 3득점(21이닝)과 2번의 4득점(23·24이닝)으로 2점차 리드(15:17)를 따낸 것.
내내 앞서다 당한 경기 종반부의 역전 상황. 경기종료까지 약 1분10초 남짓. 충분히 흔들릴만도 한 상황에서. 김지연은 침착하게 뒤로 돌려치기, 빗겨치기 샷을 차례로 성공시켰다.
점수는 17:17 동점. 경기 타이머는 정지된 상황. 김지연이 마지막 샷 어드레스에 들어갔다. 이 샷이 성공하면 승리, 빗나가면 ‘하이런 1점차(사카이 4점, 김지연 3점) 패’였다.
수구(노란공)와 제1목적구(흰공)가 작은 틈을 두고 붙은 상황. 김지연은 짧게 앞돌리기 대회전 샷을 구사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제1목적구에 맞고 6번 쿠변반동된 수구는 제2목적구(빨간공)를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갔다.
결국 김지연의 패(하이런 1점차 패)가 결정됐다.
경기직후 곧바로 이어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지연은 “너무 아쉽다”고 여러 번 얘기했다.
앞선 2~3차투어 연속 64강에 진출, 김보미(2차) 김민아(3차) 등 강호들과의 대결로 나름의 경험까지 쌓고 올라온 이번 투어 64강전이었다. 그래서 “떨림보다는 조금은 덤덤하게 경기에 임했다”는 말에 진한 아쉬움이 느껴졌다.
이런 아쉬움을 털어놓은 뒤 김지연은 “제가 칠 수 있는 공이 더 많아진 것 같다”며 아쉬움과 함께 희망도 봤다는 점을 씩씩하게 얘기했다. “테이블 파악속도가 좀 더 빨리졌고, 기존에는 풀지 못했던 공들을 더 많이 풀어냈다”며 ‘헤헤’ 웃었다.
이렇게 김지연의 이번 투어는 끝을 맺게 됐다. 그러나 개인통산 3번째 64강에 올랐고, 거의 32강 문턱을 넘을 뻔했다. 이는 ‘18살 소녀’의 데뷔시즌 성적이다. 앞으로 남은 시즌에서의 활약상이 주목되는 이유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