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패배는 아쉽지만, 그러나 제 모든 걸 쏟아부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박중근(서울)의 생애 첫 3쿠션월드컵 도전기가 ‘3전전패’로 마감됐다. 그 직후 현장 관중석에서 잠시 쉬고 있던 그와 만나 소감을 묻자 위처럼 답했다. “너무나도 좋은 경험을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내예선을 거쳐 ‘2024 서울3쿠션월드컵’ 본선직행이란 값진 기회를 잡은 박중근은 8일 대회 32강 C조서 조명우, 아흐멧 알프, 톨가한 키라즈를 차례로 상대했다.
그의 32강전 세 경기 중 하이라이트는 조명우와의 1차전이었다. 자타공인 국내외 톱클래스 선수인 조명우를 4이닝까지 11:0으로 거세게 몰아세웠고, 이어진 팽팽한 접전 끝에 아쉽게 36:40으로 석패했다.
이를 복기하며 박중근은 “첫 샷 날리는 순간 ‘오늘 감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좋은 포지션의 공 4개를 놓쳐버려서”라며 아쉬움의 입맛을 다신다.
해당 경기는 생중계됐다. SOOP 자체 플랫폼 시청자만 720명. 메인중계 테이블 외 경기, 경기 시작시간이 낮 10시 등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보다 2배 이상 높은 시청자 수라는 게 SOOP측의 설명이다.
즉, 박중근의 선전을 720명 이상이 라이브로 본 셈이다. 그 안에 그의 든든한 응원군인 아내는 물론 지인들도 있다. 그들이 석패한 박중근에게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고 메시지를 보내며 격려해줬다고 한다.
특히 그의 친한 친구는 경기직후 “생중계 댓글창에 상대선수(조명우) 응원이 가득하더라. 나라도 댓글을 달고 싶었지만 가입방법을 몰라 적지 못했다. 미안하다”며 친구를 향한 응원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고.
이어 박중근은 2차전, 3차전을 복기하면서 “졌지만, 열심히 노력해 부족한 점을 채운다면 (월드컵무대에서의)승산이 있을 것 같다”는 분석 및 소감을 들려줬다.
다만 “아직 내공이 한참 부족하다”고 자평한 뒤, “연습량을 더 늘려 실력을 향상시켜 언젠가는 야스퍼스 브롬달 등 외국 톱랭커 선수들과 큐 대결을 펼치고 싶다”고 각오했다.
이렇게 이번 월드컵을 회고한 그는 이 경험들을 뇌리에 새긴 올해가 “당구인생 중 최고의 해”라며 활짝 웃는다. 또 “이런 무대를 다시 한 번 밟고 싶다”면서 “내년도 베트남 월드컵에는 예선부터 출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뷰를 마친 그의 손에는 상금봉투가 들려 있었다. 3쿠션월드컵 본선진출자에게 주어지는 150유로였다. “신기하네요. 하하” 이 말을 끝으로 그는 지인들과의 약속된 자리로 회포를 풀러 떠났다.
[서울 강서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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