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귀전? 부모님도 모르셨어요. 경기 소감? 심장이 튀어나오는 줄…”
2년전 LPBA판에서 홀연히 자취를 감췄던 ‘미녀 당구스타’의 컴백으로 술렁였다. 한주희, 그가 22일 오후 2024-25시즌 마지막 정규투어인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 와일드카드 선수로 오랜만에 얼굴을 비췄다.
대회 PPQ 라운드를 통해 복귀전을 치른 한주희는 ‘01년생 기대주’이자 제비스코상금랭킹 현 32위의 강자인 황민지에게 12:23으로 졌다. 오랜 공백을 깨고 뛴 경기에서 그가 받아든 성적은 ‘첫판 탈락’이 적히게 됐다.
그 직후 만난 한주희는 복귀전 상대인 황민지가 “참 대단한 실력의 선수였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진 소감에서는 “아쉬움보다는 긴장감이 훨씬 더 크게 느껴졌다”고 했다. “쿵쾅거렸던 심장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고.
이어 “(이날의 LPBA 복귀전을)부모님 조차 모르시는 상태”라며 배시시 웃어 보인다.
그러면서 선수로서 2년간의 공백기의 가진 이유에 대해 “여러 개인사정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리곤 큐를 놓을 2년전 당시를 회상했다.
“당구선수의 길을 걷는 것에 대한 강한 확신을 얻을만한 동기부여와 목표의식이 확고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로부터 1년 6~7개월동안 당구와는 조금 멀어졌었죠.”
당시 부담감도 참 컸다.
한주희는 당구 방송 및 아마추어 당구 심판 등을 통해 빼어난 외모가 화제가 되며 이름이 알려지게 된 케이스다. 이런 유명인이 지난 2021-21시즌 LPBA 데뷔하자 그를 향한 당구계의 관심도는 치솟았다. 다만, 22-23시즌까지 활약하는 동안 그의 통산성적은 통산 전적은 19전 3승 16패로 다소 부진한 편이었다. “내성적인 성격상 주목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그는 기대(유명세)-현실(성적) 간의 괴리감에 맘고생 했다고 한다.
그 당시의 심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는 아니지만, 최근 그는 “당구에 대한 열정, 선수시절에 대한 그리움” 등이 뇌리에서 새록새록 피어나 심사숙고 후 복귀를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한주희는 오늘 경기전까지 PBA-LPBA 선수들의 주 연습장이기도 한 국제당구아카데미(경기 일산서구)서 한 달 넘는 담금질 과정도 거쳤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오랜만의 스스로 목표를 정해 구슬땀을 흘렸다. 그 과정의 결과를 가늠해보는 시험대이기도 한 그의 이번 복귀전이었다.
이처럼 각오를 새로 새긴 한주희는 “차기 시즌 LPBA 트리아웃에 도전할 것”이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그 전까지 5개월여의 비시즌기를 열심히 치러낼 각오의 그다. 기술도 기술이지만 꼭 극복해야 할 최고의 지상과제로 “긴장감 상쇄”를 꼽았다. “담력훈련이라도 해야죠”라는 덧붙인 말로 미뤄볼 때 그는 차기 시즌 대비에 진심으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
2년전 홀연히 떠났다가, 깜짝 복귀한 한주희. 그의 복귀를 위한 담금질은 이제 시작이다.
[일산=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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