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00년대생들의 물결이 거센 프로당구 LPBA판. 그 시류에 2001년생 정보윤이 올라타게 됐다. 올시즌 ‘LPBA 제비스코 상금랭킹’ 2위 김세연, 42위 김보라를 차례로 꺾고 16강에 올라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정보윤은 4일 밤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 컨벤션타워에서 열린 ‘하이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 2024’ 32강서 김보라를 맞아 세트스코어 3:1(8:11, 11:3, 11:3, 11:9), 역전승을 거두며 16강에 이름을 올렸다.
16강진출은 올해로 LPBA 데뷔 3년차인 정보윤의 최고 성적이다. 종전 최고는 지난 23-24시즌 마지막 9차전 ‘크라운해태 LPBA 챔피언십’ 당시의 32강 진출이다.
‘커리어하이’ 달성 소감을 경기 직후 숙소로 향하던 정보윤에게 전화통화로 직접 묻자 “덜덜 떨려서 32강전을 어떻게 치렀는지 기억조차 잘 나지 않는다”는 대답이 나왔다.
이날 정보윤-김보라의 32강전 마지막 4세트는 무려 17이닝까지 진행됐다. 정보윤은 9:9로 팽팽하던 4세트 17이닝째 공격서 넣어치기 뱅크샷을 성공,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 위닝샷 직후 기분에 대해 정보윤은 “선수들이 승리 후 기쁨의 감정을 왜 표출하는지 이제야 알겠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저는 내향적인 사람이라 특벼한 세리모니는 하지 않았다”며 배시시 웃는다.
또한 32강서 “16강진출 욕심이 자꾸 생겨나 그 감정을 억제하는 데 신경썼다”는 사정도 들려뒀다. “경기 내내 ‘내 공만 치자’고 마인드콘트롤 했다”고.
이러한 심리적인 운용은 앞선 64강전, ‘LPBA 퀸’ 출신 김세연(휴온스)과의 대결서도 실행에 옮겼다고 했다. 다만, “챔피언 출신과의 대결(64강전)에서 내가 져도 잃을 게 없으니 마음을 비우는 게 더 쉬웠다”고. 그 덕북인지 정보윤은 김세연과의 대결서 17:14(26이닝)로 승리했다.
한편, 이렇게 강호들을 연파, 프로데뷔 후 최고점(16강)을 찍은 정보윤은 부모님과 그의 멘토-스승인 김군호(현 PBA선수-해설위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부모님이 무척 좋아하고 계실 거예요(당시 경기 직후 인터뷰가 진행돼 부모님과 연락하지 못한 상태). 부모님이 당구치는 딸을 열렬히 응원해 주시는데 그 성원에 오랫도안 보답을 못해 참 속상했어요. 이번에 그 정성에 대해 보답하게 된 것 같아 기뻐요. 또 슬럼프 기간동안 제 자신감을 높여주시고 다독여주신 김군호 프로님께도 감사드린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보윤은 1년여 전부터 김군호 선수-해설위원이 운영하는 ‘군 캐롬 클럽’을 훈련장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 정보윤은 5일 예정된 16강서 LPBA판 손꼽히는 강자인 강지은(SK렌터카)과 8강진출을 다투게 된다. 이를 벌써 알고 있다는 그였다. 자신과 김보라의 32강전 경기 테이블 바로 옆에서 강지은-히가시우치 32강전이 치러졌는데, 해당 경기가 먼저 끝나 다음 라운드 상대를 미리 알게 됐다는 것.
그에 대한 각오를 묻자 역시나 “마음을 비우고 임할 것”이란 대답이 나왔다. 이어 “당초 목표가 내 최고성적(기존 32강) 경신이었다”면서 “그것을 이뤄냈으니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최선을 다해 내 공에만 집중하고 싶다. 오늘처럼”이라고 말한다.
끝으로 프로당구 선수로서의 목표를 들어봤다. 그러자 자신을 “지금 당장 우승을 노리기엔 부족한 선수”라고 냉정하게 진단하더니 “열심히 노력해 성적을 내 팀리그에 입성하고 싶고, 그러다보면 모든 선수의 꿈인 우승도 언젠가는 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희망을 전한다.
그 원대한 꿈을 위한 각오를 팬들에게 알리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성적이 좋거나 좋지 않거나 꾸준히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 계셔요. 많은 힘이 됩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노력해 그 정성에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어요.”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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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