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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취재후 정예성 “음료수 사주신다고요? 괜찮아요.”… 5개월 전 ’21살 형’과의 추억

  • 호치민에서 38살 기자 감동시켰던
  • ‘2002년생’ 21살 정예성

 

 

숙소에서 잘 쉬던 선수를 취재 차 경기장으로 끄집어냈다. 선수로선 매우 급작스런 호출이었다. 그럼에도 베트남의 따가운 땡볕을 뚫고 기자에게 흔쾌히 걸음해 준 고마운 선수. 2002년생 3쿠션 기대주 정예성(서울당구연맹)이다.

이런 고마웠던 기억은 다섯달 전인 지난 5월 말, 호치민3쿠션월드컵 때 일이다.

기자의 요청에 2000년생 ‘맏형급’ 정예성이 동생들을 우르르 데려와줬다. 이어 군소리 한번 없이 1시간 넘는 취재에 응해준 어린 선수들이 너무나도 고마웠던 필자는 “제가 시원한 거 쏠게요”라며 선수들을 불러모았다. 매점에 데려가 음료수를 한 캔씩 돌릴 요량이었다.

이때 필자에게 정예성이 조심히 다가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속삭이듯이)괜찮아요 기자님. 그러지 않으셔도 돼요.” 보상 따위를 바라고 취재에 응한 게 아니라는 의미로 들렸다. 옆에서 쭈뼛거리는 다른 선수들을 보니 짐작이 맞는 듯했다.

그러나 필자는 기어이 선수들의 소매를 끌고 매점으로 데려가 음료를 한 캔씩 쥐어줬다. 이때도 정예성은 동생들의 음료 초이스를 주도해서 끝마친 뒤 맨 마지막에서야 점원에게 “콜라 없나요? 그럼 펩시 주세요”라며 자신의 음료를 주문해 받아들었다.

이윽고 정예성은 받아든 펩시를 쭉 들이키더니, “필요할 때 언제든 연락주세요”라며 꾸벅 인사한 뒤 동생들을 인솔해 데려갔다. 38살 필자의 눈에 훌륭한 통솔자로 비춰졌다.

올해 5월 ‘2023 호치민3쿠션월드컵’ 현지에서 이렇게 정예성과 대면한 후, 귀국해 안부차 그와 연락했다. SNS(카카오톡) 메시지로 고마움을 전한 것. 그때도 정예성은 ‘넵ㅎㅎ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고 답장하며 필자를 또 한 번 감동시켰다.

베트남 호치민서 취재당시, 정예성은 “월드컵 개인 최고성적(32강)을 올해 꼭 깨고싶다”는 의지를 불태웠다.(손으로 ‘브이’자를 그리고 있는 정예성의 사진은 호치민 취재당시 촬영한 사진이다.)

그로부터 약 5개월 뒤인 오늘(26일) 새벽, 정예성은 ‘2023 베겔 3쿠션월드컵’ 32강 조별리그에 진출, 26일 밤~27일 새벽(한국시간)동안 개인 최고성적 경신에 도전한다.

‘기대주’ 정예성은 32강 B조에서 ‘세계1위’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 ‘베트남 영건’ 타이홍치엠, 샘 반 에텐(네덜란드)과 경쟁한다.

조명우의 매탄고 5년 후배인 정예성은 지난해 ‘태백산배’에서 김행직 최성원을 꺾고 준우승(결승에서 김형곤에 패)을 차지한 바 있다. 그로부터 전국대회 8강권에 자주 오르내리던 정예성의 현재 국내랭킹은 7위.

한편, 이번 ‘베겔 3쿠션월드컵’ 32강 모든 경기를 마친 정예성은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그 후기를 전할 예정이다.

[글=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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