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12시간 당구장에
“한 달 넘었죠,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월드챔피언십 데뷔’를 코앞에 둔 김다희(27)가 대비 훈련과정의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김다희는 요즘 오전 7시30분에 기상한다.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곧바로 1시간의 고강도 근력운동을 실시한다.
그 뒤 낮부터 본격적인 당구훈련이 시작된다. 주 연습장인 PL캐롬카페(서울 강서구)로 가 하루 평균 10~12시간 상주한다. 개인훈련 도중 연습게임으로 훈련의 결과를 테스트하곤 한다. 이를 모두 마치면 시곗바늘은 자정~새벽 1시 사이를 가리킨다.
듣기만 해도 다소 숨이 찰만한 하루 훈련 루틴이다. 김다희는 이를 설 연휴 이후 한 달 넘도록 해왔단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서. 그 좋아하던 친목모임 활동들도 죄다 ‘월드챔피언십’ 이후로 미뤄놓은 채로.
지난 5일 그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직접 전한 내용들이다. 처음 맞는 큰 무대서 “모든 것을 다 쏟아내 후회 없이 치러내고 싶다”는 그의 의지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상금랭킹 5위로 월챔行… 32강 E조
사카이-오지연-김정민와 16강진출 다툼
1년 전 이맘때, 김다희는 씁쓸해했다. 상금랭킹 39등. 그가 작년 이맘때 받아든 2023-34시즌 최종 성적표였다. 프로데뷔 2년차 선수치고는 나쁘지 않은 순위였지만, 내심 기대하던 ‘월드챔피언십 진출’(상금랭킹 32위까지)에는 못 미치는 순위였다.
그 점이 큰 자극제가 된 것일까. 김다희는 올 2024-25시즌 들어 준우승(2차전), 4강(4차전) 등의 호성적을 거두며 작년 대비 괄목할만한 급성장세를 보였고, 올시즌 LPBA판에서 더욱 도드라졌던 20대 신예급 선수들의 돌풍을 선두권에서 견인했다.
이는 올시즌 들어 시도한 변화들이 시너지를 낸 결과였다. 우선 연습량을 기존 대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또 자신의 장점인 파워샷을 상황에 따라 세기를 달리하며 구사하는 방법을 연구해 무기로 장착, 꽤 쏠쏠한 재미를 봤다. 아직도 발전중인 부분이기도 하다.
그에 힘입어 김다희는 올시즌 최종 상금랭킹 5위를 꿰찼고, 고대하던 ‘월드챔피언십 문’ 또한 여유 있게 열어젖혔다. 이로써 작년도 이맘때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이제 제주도로 가 ‘1억으로 복귀한 우승상금’ 등을 두고 큐 대결 펼칠 일만 남았다.
김다희는 이번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32강 E조에 속해 사카이 아야코(하나카드) 오지연 김정미와 16강진출을 다투며, 그 이상도 노린다.
“요즘 훈련이 그렇게 신나네요”
김다희의 시선은 월드챔피언십에 국한되지 않았다. 차기 시즌 이후까지 길게 보고 자신의 실력을 발전시켜나갈 계획이었다.
따라서 혹여 제주도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낼지라도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면 절대 실망은 없을 것이다. 다음이 있으니까”라고 힘줘 말한다.
“요즘 훈련이 그렇게 신날 수 없다”고도 알렸다. 훈련을 거듭할수록 보완점들이 점점 명확해졌고, 그 빈 부분을 채워나가는 과정이 참 즐겁단다. 이런 점을 토대로 해 “기복 없는 투어 8강권 선수로 발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김다희는 ‘월챔 데뷔’를 앞둔 현재의 자신이 있기까지 “선생님(이승현 동호인, 대대35점)의 공이 컸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맘껏 공 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연습장(강서구 화곡동 PL캐롬클럽) 대표와 그를 응원해주는 구장 손님들, 작년 중반부터 연을 이어오고 있는 큐 후원사(큐티마)에도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자신을 응원해주는 당구팬들을 향해 “감사할 따름”이라며 “월드챔피언십 잘 치러내고 오겠다. 응원 부탁드린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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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