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해 세계6위, 국내1위로 바쁘고 알찬 한해를 난 ‘한국여자포켓볼 간판’ 서서아(전남당구연맹)가 최근 대만으로 유학을 떠났다. 대만 타이베이시 네이후구 소재 포켓볼 전용클럽을 주 무대로 한달간 이어질 서서아의 대만 유한기를 큐스포츠큐스가 상세하게 전한다.
(유학기는 서서아의 시점과 어투로 이어집니다.)
세계 15위 얍과의 연습경기 연패, “벽 느껴”
“돈주고도 못 사는 소중한 경험 체득 중”
앞서 큐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예고한 대로 저는 지난 3일부로 대만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현재 숙소에 짐을 풀고 연습에 한창이에요. 이틀에 하루꼴로 오전마다 헬스장에 가 운동한 뒤, 오후 2시쯤 훈련장인 네이후구 소재 포켓볼 클럽에 나가요.
스트로크 등 기본 연습을 2시간여 하다보면, 구장에 알로이시우스 얍(Aloysius Yapp, 싱가포르) 선수가 등장합니다. 현 세계남자포켓볼랭킹 15위 강자에요. 저는 그 선수와 매일 한 게임씩 붙습니다. 아래는 제가 촬영한 얍 선수 사진입니다. 경기에 집중해야 해 선수의 등판만 찍었네요.
얍 선수와의 승부요? 역시 쉽지 않았어요. 첫 경기부터요. 11:8 핸디캡으로 ‘승자브레이크 10볼’ 쳤는데 5:5에서 단 한차례의 기회도 잡지 못한 채 10:5가 됐어요. 순식간이었죠. 그후 딱 한 번의 기회가 왔지만 살리지 못해 11:5로 졌죠.
이어진 두 차례의 경기도 다 졌어요. “승자브레이크로는 안 되겠다. 교대 브레이크로 치자”고 했고, 11:7로도 붙어봤는데 결과는 모두 패배였어요.
선수가 된 후 처음으로 ‘도저히 못 이기겠다’고 느낀 경기들이었습니다. 흡사 벽에 막힌 기분이랄까. 온 힘을 다 짜내서 경기한 저는 녹초가 돼버립니다. 하하. 대신 돈 주고 살 수 없는 것들을 배웠어요. 세계 정상급 선수의 기술과 경기운영 등이요.
“고마운 싱가포르 아한 코치, 대만 쿠푸챙 선생님”
실수 바로잡아 주는 코칭에 “실력 상승 느껴져”
전문적인 코칭도 받고 있어요. 감사하게도요. 싱가포르의 아한 코치님, 저의 대만 선생님(대만 베테랑 쿠푸챙)께서 제 실수를 바로잡아 주세요. 그러고나면 실시간으로 제 당구실력이 성장하는 듯해 뿌듯해요.
이런 패턴의 하루연습은 보통 밤 12시, 길면 새벽 2시까지 이어집니다. 하루종일 당구장에서 공만 치는 셈이죠. 하하. 심지어 밥도 당구장에서 먹어요. 식사 후 바로 큐 잡고 테이블에 섭니다.
힘드냐고요? 전혀요. 몸은 그럴지 몰라도, 기분은 참 좋습니다. 숙제가 산더미처럼 많이 보이는데, 그걸 훌륭한 선수와 코치님들과 함께 하나씩 해결하고 있으니까요. 행복해요. 단 하나 어려운 점은 있어요. 연습하는 테이블의 포켓 크기가 엄청 작아 고생 중입니다. 하하.
매치룸 주최 ‘타이베이 오픈’ 견학
세계1위 산체스와 기념촬영
이처럼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제대로 느끼고 있는 대만유학생활입니다. 저는 지금(11일 낮 12시, 현지시각) 타이베이오픈 견학중입니다. 그 현장에서 마무리한 글이 바로 이 글입니다.
세계포켓볼협회(WPA)와 대립중인 매치룸스포츠 주최 대회인 관계로. WPA 선수인 저는 불참했어요. 괜찮아요. 눈으로 보고 배울 게 많아요. 또 경기가 너무나도 재미있어서 즐겁게 구경중입니다. 현장에서 현 매치룸 세계랭킹 1위 프렌치스코 산체스 선수와 사진도 찍었어요.
이렇게 저의 첫 번째 대만유학기를 마칩니다. 이어질 두 번째 유학기도 기대해주세요.
[글=서서아, 정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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