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샷 치는데” 영상수익 月 20만원-‘좋아요’ 수백개… 조용히 SNS 인기몰이, 대전 ‘아재당구’ 동호회

아재들의 소소한 당구 소확생이 SNS상에서 조용히 인기몰이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대전 당구동호회 ‘아재당구’다. 얼마전인 4월 6일 회원의 환갑기념 타이틀로 대회를 열어 그들만의 당구축제를 즐긴 후 기념촬영 중인 아재당구 회원들.

 

 

다채로운 주제의 당구정보를 쏟아내는 요즘 SNS상에서, 소위 ‘동네 아재들’이 당구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조용하게 인기를 끌고 있어 주목된다.

대전지역 40~60대 30여명이 주축인 ‘아재당구’ 동호회가 그 주인공. 현 모임 운영위원장인 고제열씨가 운영하는 동호회와 동일명의 채널(아재당구)에서는 회원들의 당구영상(숏츠 포함)이 제법 높은 조회수를 뽑아내고 있다. 최고 조회수가 239만 클릭에 달한다. 전문 촬영장비가 아닌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의 조회수가 이러하다. 채널 구독자 수(12일 현재 약 9,620명) 대비는 물론, 당구 콘텐츠 전체로 봐도 높은 편.

 

‘아재당구’ 동호회 현 모임 운영위원장인 고제열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아재당구)에서는 동호회 회원들이 당구를 즐기는 영상이 제법 높은 조회수를 뽑으며 월 수익 창출까지 이뤄내고 있다. 최고 조회수는 239만 클릭에 달한다. 사진=’아재당구’ 채널 캡쳐.

 

매달 평균 15~20만원의 수익이 ‘아재당구’ 채널 영상을 통해 창출되고 있다. 모임 자체대회용 당구장 대관료를 치르기에 충분한 액수라고 한다. 또한 고 운영위원장이 개인 페이스북으로 올리는 동호회 게시글에는 ‘좋아요’가 적게는 수십게, 많게는 수백 개씩 찍힌다.

“엉뚱한 샷을 치는 아저씨들”의 모습이 해당 영상·게시글에 담긴단다. 다만, 그들의 당구를 대하는 진정성과 그 모습이 풍겨내는 행복감이 SNS상에서 공감과 감동 등의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현재도 여전히 존재하는 당구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개선 측면에서도 공헌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에 ‘아재당구’ 대표로 고제열 운영위원장이 지난 4월 지역 동호인당구 중심단체인 대전캐롬연합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SNS를 통한 당구홍보 등으로 당구 저변확대와 올바른 당구문화 정착에 앞장선 공로로 수상했다.

 

고제열(좌) 운영위원장과 ‘아재당구’ 대회에 참석한 지역 동호인당구의 중심인 대전캐롬연합회 측 김천용 회장.

 

사실 고 위원장은 동호회의 산파 역할을 한 이다. 지난 2022년 5~6월 경, 지인 3~4명과 합심해 그들의 새로운 여가생활용 모임을 만들었고, 그것이 현 모임의 시발점이 됐다. 홈구장은 고 위원장의 식당(대전 서구 둔산동, 풀잎채한상) 인근 퀸당구클럽이었다.

모임 초기(2022년도) 당시 주 종목은 4구였다. “큐도 못잡아 보조기를 쓸 정도”로 초보였던 초기 회원들은 지역 동호인들에게 물어물어 배우며 공을 쳤다. 이런 그들만의 당구 소확행을 SNS상에 알려나갔는데, 이를 본 또래 당구 초보들이 “나도 함께하자”며 하나 둘 합류했다. 그러면서 회원 연령대가 40~60대로 형성됐으며, 모임명이 자연스럽게 ‘아재당구’로 명명됐다.

이렇게 모임은 덩치를 키워나갔고, 동시에 회원들의 실력이 서서히 향상됐다. 이듬해인 2023년 가을 경에는 모임의 주 종목이 3쿠션으로 변경됐으며, 그해 12월에는 역사적인 모임의 첫 대회가 열리게 됐다.

이후 동호회는 현재까지 한두 달 1회 꼴로 대회를 치르고 있는데, 특기할만한 점은 대회 타이틀이 지극히 회원 개인사에 초점 맞춰 바뀌어 달린다는 점이다.

예컨대, ‘○○회원 시애틀 출국기념 당구대회 식이다. 얼마전 4월 6일에는 ‘이남하 작가(동호회원) 환갑기념’ 타이틀로, 회원의 인생 변곡점을 축하했다.

 

제12회 아재당구 대회에서는 회원의 ‘시애틀 출국’을 기념하는 타이틀이 걸렸다.

 

아재당구 회원들은 이 같이 그들만의 당구축제를 즐기고 있다. 대회가 없을 때는 홈구장인 퀸당구클럽에 모여 수시로 소확행이 주는 재미를 만끽한다. 이런 활동들로 홈구장 매출의 약 60%를 채워준다. 요금도 되도록 현금으로 낸다. 클럽 사장님으로선 이런 아재당구가 무척 반가울 수밖에. 회원들만의 큐 걸이를 따로 두고 관리해주는 등의 정성으로 그 고마움에 보답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에, 아재당구 회원들은 그간 열심히 즐기며 갈고 닦아온 자신들의 당구에 대한 보상과도 같은 상을 받기도 했다. KBF 디비전리그 디렉터인 김천용 대전캐롬연합회장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대전 서구 캐롬 D5비기너 A리그에 출전, 트로피를 받았다(아래 사진 참고).

 

 

그 외 특별한 대회활동은 없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우리만의 당구를 열심히 즐기겠다”는 아재당구 동호회다. 그 활동에 동참하고픈 이들은 “언제든 오시라”며 고제열 위원장이 모임의 문을 열어젖힌다.

“보통 당구칠 때 조용하지만 우리는 왁자지껄 합니다. 그럼에도 분쟁이 없습니다. 이긴 사람이 커피 쏴요. 하하. 오래 운영해 온 모임 단체 대회방이 있는데, 지금까지 단 명의 탈퇴자가 없었어요. 참 즐겁게 공치고 있습니다. 내일 또 당구치러 가야겠네요.”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사진=고제열 ‘아재당구’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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