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 남도의 뜨거운 숨결을 품은 ‘진도군 더블헤더 당구축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축제의 서막은 지난 7월 26~27일, 512강이라는 제법 큰 스케일로 펼쳐진 ‘2025 진도군당구연맹 회장배 3쿠션 호남권 당구대회’였다. 엿새 뒤 같은 진도군실내체육관에서는 ‘2025 진도아리랑배 3쿠션 전국당구대회’가 전국 700여 명의 동호인이 운집한 가운데 한층 더 확장된 규모로 이어졌다.
8월 2~3일 열린 ‘아리랑배’ 우승은 정강진(서울 ABC클럽) 동호인에게 돌아갔고, 준우승은 구동현(제주당구클럽) 동호인, 공동 3위에는 류승열(나주 곤당구클럽), 김민수(남원상아클럽) 동호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회의 주역은 성인 동호인만이 아니었다. 고교 3학년 김도훈, 김세훈 학생이 4회전까지 진출하며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첫 출전임에도 두각을 드러낸 김도훈 군은 대회 주관처 김연일 진도군당구연맹 회장의 아들이라는 사실로도 이목을 끌었다.

박강효 진도군수협 상무의 공동 5위 선전, 진도 녹색클럽 김연국-박재범, 진도실업고 오기삼 교사의 32강 본선 진출 등, 개최지 진도의 저력 역시 빛났다.
작년에 시작된 ‘진도판 더블헤더 당구축제’는 올해 규모와 운영 면에서 한 단계 도약했다. 진도군체육회(회장 조규철) 주최, 진도군당구연맹(회장 김연일) 주관 아래, 대회 테이블 수는 지난해 20대에서 32대로 늘었고, 냉방과 조명 등 환경도 한층 쾌적해졌다.


올해 양 대회의 개회식에는 김희수 진도군수와 내외빈, 서석현 전남당구연맹 회장, 이병주 전북당구연맹 회장 등 당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축제의 무게를 더했다.
특히 8월 2일, ‘아리랑배’ 개회식과 함께 열린 3쿠션 스타 김행직의 팬사인회는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 뜨거운 열기는 바다를 건너 제주에서도 이어졌다. 머나먼 길도 마다하지 않은 이들의 행보는, 진도가 단순한 대회 장소를 넘어 ‘당구인의 마음을 붙드는 곳’임을 보여준다. 제주에서 배를 타고 진도 팽목항까지 찾아온 10명의 참가자는, 경기를 마치고는 하루 더 진도에 머물렀다.
예향의 혼이 살아 숨 쉬는 이곳, 바다와 섬, 그리고 사람의 정이 어우러진 진도는 이제 당구 축제의 새로운 고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현장에서 만난 지역 동호인은 물론, 멀리서 찾아온 당구인들 역시 저마다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진도판 당구축제, 내년에도, 그 후에도 쭉 이어지길 바랍니다.”
[진도=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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