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소감
= 좋다(웃음). 정말 좋아서 꿈인지 생시인지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점점 어깨가 무겁다. 부담감은 늘 있다. 그만큼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부담은 늘어간다. 트로피 무게만큼 점점 무겁다(웃음).
◆ 명절에 가족 앞에서 우승하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 마치 파티 같다. 지인들이 모두 경기장에 나를 응원하러 와준다. 친구들, 동호회 지인들, 팬들까지 나 한 명을 위해 경기장을 찾아주신다. 투어가 마치 파티 같다.
◆ 첫 시즌 애버리지는 0.8이었는데, 이제는 1.2 이상을 바라본다. 꾸준하게 애버리지를 높이고 있는 비결은
= 처음에는 애버리지가 더 빨리 오를 줄 알았다. 건방진 생각이었다. 주변에서도 애버리지 0.1 올리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애버리지 1을 넘겼을 때는 더 어려울 거라고 하셨다. 한편으로는 쉽게 생각해서 겁먹지 않고 들이댔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주위 사람들 말(애버리지 0.1 올리는 게 쉽지 않다)이 다 맞지만, 나는 목표를 높게 잡고 지금처럼 발전해 나가겠다.
◆ 2024-25시즌 들어 특히 더 잘하는 비결은 무엇인지
= 복합적이다. 먼저 실력이 성장했다. 애버리지, 기술, 경험치, 심리적인 부분 등 모든 게 조금씩 성장했다. 하지만 예전보다 성장했다는 거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한 시즌에 6번 우승할만한 실력은 아니다. 실력에 비해서 결과가 더 좋다. 결국 운이 좋았다.
◆ 김민아 선수와 2023-24시즌 2번 만나 모두 패했다. 결승전에서 만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는지
= 2024-25시즌 미디어데이부터 김민아 선수와 한지은 선수를 높이 평가한다고 이야기했다. 평소 두 선수 실력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가능성도 엿봤다. 나보다 뛰어난 부분도 굉장히 많은 선수들이다. 당연히 상대하는 게 부담스럽다. 팀리그에서 만날 때도 잘 치는 선수들이라는 것을 느낀다. 상대 전적 열세는 걱정하지 않았다.
◆ 결승전서 만난 김민아 선수가 김가영 선수의 실력 상승을 인정했는데
= 이번 투어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결승전서도 운이 좋았다. 패배한 세트에서는 내가 김민아 선수보다 훨씬 못 쳤다. 이긴 세트나 한 큐에 치고 나갈 때 인상이 강해서 김민아 선수가 실력이 상승했다고 언급한 것 같다. 냉정하게 돌아보면 내 경기력에도 빈틈이 없지는 않았다. 물론 김민아 선수가 좋은 평가를 해준 것은 고맙다. 항상 경기 초반에 내 뜻대로 경기를 끌고 나가지 못하는 점은 불만스럽다. ‘1’이라는 애버리지가 내 기준에서는 만족스럽지 않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해야 한다.
◆ 정규투어서 우승을 많이 했다는 게 오히려 월드 챔피언십이 부담일 수 있는데
= 부담 대신 자신감을 느끼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고 해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내게 가장 큰 숙제는 트로피의 무게에 깔리지 않는 거다. 어떻게 하면 더 홀가분하게 월드 챔피언십을 준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겠다. 그래야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트로피의 무게에 짓눌린다면 자멸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내게 가장 큰 숙제는 부담감을 떨쳐내는 거다.
[방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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