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과 팬분들께 죄송했죠.”
‘LPBA 통산 4승’에 빛나는 이미래의 올시즌 나기가 녹록잖다. 아니, 프로데뷔 후 가장 혹독한 시즌이라는 표현이 더 맞아 보인다. 최고 3위(3차 하나카드)를 밟아본 개인투어 얘기가 아니다. 단식전 ‘6전전패’ 등으로 힘든 터널을 걸어온 팀리그 얘기다.
현재(12일)기준, 이미래의 팀리그 전체승률은 38%(71전 27승44패)로, 패가 승보다 훨씬 많다. 60% 가까웠던 직전 시즌 승률(57.1%, 44승33패)과는 극명히 대비되는 부분이다.
이런 이미래가 12일 밤,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소속팀 하이원리조트가 23/24시즌 ‘PBA팀리그’ 5라운드 7일차서 상대전적 ‘4전전패’로 열세였던 하나카드 하나페이를 4:1로 잡아내서다.
이 경기의 수훈갑은 단연 2·4세트(남녀 복식전) 승리를 이끌어 낸 용현지(23살)다.
2세트 복식전 승리를 합작한 이미래(27살,)는 3시즌째(TS샴푸 히어로즈→TS샴푸 푸라닭→하이원) 호흡 맞추고 있는 동생을 추켜세웠다. “(용)현지가 맹활약해 우리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
경기직후 고양시 킨텍스 PBA전용구장 프레스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다.
이어 “그간 가슴이 너무나도 답답했다”던 이미래는 올시즌 자신의 팀리그 성적을 “100점 만점에 20점도 못준다”고 스스로 혹평했다. ‘낙제점’으로 평가한 셈이다.
팀리그에서 ‘단식전 6전전패’ 등으로 부진의 늪을 헤매던 이미래다. 시즌 3라운드 무렵에는 “경기장에 들어가는 게 겁나기 시작하더라”고 힘들었던 당시를 떠올렸다.
“심각했어요. 제 패배로 팀이 져버리는 상황이 반복되자 자책하는 횟수가 늘고, 자기비판 강도도 세졌어요.”
이런 이미래를 다잡아준 건 팀 동료들이었다.
용현지와 프엉린(P.응우옌), 아인찌엔(D.응우옌) 등이 “자신감만 갖추면 연습때만큼 잘 칠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줘 힘을 냈다고. “그만큼 우리 팀 선수들은 정이 많다”고도 덧붙였다.
세간에 알려진 ‘고질적인 어깨, 팔꿈치, 손목부상’에 대해서는 “강차 당구연구소(경기도 화성시)에서 (강)동궁 삼촌으로부터 ‘힘을 풀고 쳐라’고 조언들은 뒤 현재까지 통증은 없다”며 부상설을 일축했다. 지난해 5월부터 강차 당구연구소에 자주 방문, 조언을 듣고 연습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이미래는 “20점 미만”으로 박했던 팀리그 평가와 달리, 3위 1회(3차전) 8강 2회(1·7차전) 등 결과를 낸 올시즌 개인투어에는 “80점 가까운 75점”을 줬다.
다만, “더 올라갈 수 있는 고비에서 불운을 극복못한 점” 등의 개선점은 명확하게 꼬집었다.
“개인투어에서 상위로 올라갈 고비마다 주저앉으니, 꼭 보이지 않는 손이 제 발목을 잡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런 상황을 이겨낼 힘은 스스로 키워내야죠. 열심히 노력하면 그럴 날이 올 것이라고 믿어요. 그날을 바라보고 열심히 뛰고 있는 요즘이에요. 팀리그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으니, 대신 개인투어는 남은 8~9차전 우승은 물론 월드챔피언십 진출까지 하고 싶어요.”
이 말을 하는 이미래의 눈빛은 충만한 의지로 반짝였다. 이윽고, 살짝 머금었던 미소를 제거한 그는 자신과 팬들을 향한 각오를 이렇게 전했다.
“지금 저는 당구를 포함한 ‘인생 성장통’ 중인가봐요. 그럼에도 당구에 저를 올인하려고 해요. 오랫동안 저를 응원해주시는 저희 클럽(분당 미래당구클럽) 김실장님 등을 비롯 수많은 저의 지지자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 그것뿐이라고 생각해요. 또 그것은 저를 위한 것이기도 해요.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선수의 길을 달려가고 싶어요. 응원해주세요.”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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