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당구가 계속 늡니다(웃음)”… ‘PBA 첫 결승 직전’ 베테랑 이승진, 그리고 고향 대구서 날아온 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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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당구선수, 이승진(55)이 마침내 개인 프로 커리어 첫 결승 무대에 올랐다.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 PBA전용구장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5-26시즌 4차전 ‘에스와이 베리테옴므 챔피언십’ PBA 준결승에서 그는 강민구(우리금융캐피탈)를 세트스코어 4:2로 꺾었다. 이제 오늘 밤 9시, 준결승 두 번째 경기의 승자(최성원 vs D.응우예)와 우승을 다투게 된다.

2019년 프로 출범 원년부터 뛰어온 그는, 그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첫 영광’의 문 앞에 섰다. 하지만 숙소로 향하는 길에 본지와의 통화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놀라우리만큼 담담하고 침착했다.

“결승까지 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꼭 우승하면 더 좋겠지만, 마지막 경기까지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이에 더해, 그 목소리에서는 올 시즌 개막전 4강 진출로 팬들을 놀라게 했던 순간, 그리고 이번 결승 진출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하듯 차분한 자신감이 슬며시 배어 나왔다.

“기술적으로도 많이 다듬었습니다. 샷이 더 섬세해지고 디테일해졌습니다. 당구가 점점 느네요. 하하.”

그의 말 속에는 피와 땀으로 쌓아올린 세월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선수 생활만 27년이 넘었고, 연맹 시절에는 전국대회 우승 네차례나 차지한 실력자였다. 이를 포함한 당구 인생을 통채로 보면 40년에 가까운 대서사시였다.

그는 자신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젊었을 때는 매달렸다면, 지금은 내려놓고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승부욕 대신 성숙과 평온이 깃든 자세를 내비쳤다.

한편, 그의 곁에는 언제나 고향 대구의 응원이 있었다.

“카톡과 전화로 보내주시는 관심이 큰 힘이 됩니다. 준결승전이 끝난 뒤에는 수백 통의 연락이 쏟아졌어요. 하하. 오늘 밤 결승에는 대구에서 친구 내외가, 또 부산에서는 형님이 직접 응원하러 오십니다.”

그리고 결승을 앞두고 도착한, 대구 대표 당구선수를 향한 편지들.

이재학 전 대구캐롬연합회 회장은 “열심히 운동하고 훈련한 성과가 이제 나오고 있는 것 같네요.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합니다”라며 격려를 보냈다.

이인구 현 회장 역시 “당연히 준결승전을 시청했습니다. 정말 뿌듯하고 제 일처럼 기쁩니다. 승진 형님,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하세요. 응원하겠습니다”라는 따뜻한 마음을 더했다.

한상호 현 대구당구연맹 회장은 “대구를 대표하는 이승진 프로가 개막전 4강의 아쉬움을 거울삼아, 훈련한 결대가 바로 이번 SY베리테옴므 대회 결승전 진출”이라며, “오랜 노력과 땀의 결실을 맺는 순간인 만큼, 침착함과 집중력으로 최고의 경기를 펼쳐주시길 기대합니다. 대구 팬들의 열정 어린 응원이 함께하고 있습니다”라며 선전을 기원했다.

김진석 전 회장 또한 “우리 이승진 선수 화화이”이라며 기쁨과 응원을 보냈다.

김기웅 대구당구연맹 전무는 “평소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시는 우리 형님! 작년부터 꾸준히 성적이 나기 시작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시는 것 같습니다. 대구 당구 발전을 위해 조용히 뒤에서 지원해주시고, 동호인 대회에도 찾아오셔서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시는 분”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꼭 우승하시길 바랍니다”라며 힘을 불어넣어 줬다.

이처럼 이승진의 큐 끝에는 수십 년의 땀과 인내, 그리고 고향 대구에서 날아온 응원의 마음이 함께한다. 오늘밤 그의 프로 첫 결승전은, 고향이 함께 써 내려가는 이야기가 될 전망이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사진=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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