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5-26’ 2라운드의 마침표는 드라마였다. 지난 25일, 웰컴저축은행 웰컴피닉스는 최종일 경기에서 1위 하나카드를 꺾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1라운드부터 이날 영광의 순간까지 오는 길에는, ‘불사조 군단’의 새로운 해결사, 웰컴의 ‘7세트 사나이’ 김종원이 묵직한 존재감으로 활약했다.
이번 시즌 김종원은 마지막 세트(7세트)에서만 6승을 따냈다. 1라운드 4승, 2라운드 2승. 총 12번의 출전에서 7승(5패)을 올렸는데, 그중 6승이 승부처 7세트였다. 출전 수는 많지 않았지만, 웰컴의 행보에 남긴 존재감은 묵직했다.
그의 활약 뒤에는 2년간의 공백과 처절한 노력이 있었다. 김종원은 본래 TS샴푸 히어로즈의 주장으로 활약하며 팀리그 초창기를 이끌었다. 2021-22시즌, 이어 2022-23시즌까지 팀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했다.
그러나 이후 약 2년간 팀리그 무대에서 멀어져 개인 투어와 훈련에 매진해야 했다. “팀리그에 돌아오고 싶다”는 간절함 하나로 하루 종일 당구만 치던 그 시절의 절실함이, 이번 복귀 무대에서 ‘새로운 클로저’로 거듭나는 밑거름이 됐다.
우승 직후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담담하게 지난 시간을 회고했다.

“2년간 팀리그를 쉬면서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팀에 복귀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예전보다 몇 배는 더 연습했죠. 하루 종일 당구만 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 노력은 이번 시즌에서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팀의 운명이 걸린 7세트에서 집중력은 빛을 발했다. 특히 팀의 우승경쟁이 더욱 거세게 불붙게 된 2라운드 7일차(지난 8월 23일) 에스와이 빌더스전, 세트스코어 3:3 상황에서 등판한 그는 날카로운 뱅크샷으로 11:8 세트 승리를 확정 지으며, 갈길 바쁜 팀에 소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막 세트 출전, 분명 부담감이 클 법한 상황이다. 그러나 그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7세트 출전은 주어진 임무”라며 “부담은 되지만 크게 떨리지는 않는다”고 담담히 말했다. 앞서 언급한 지독한 연습이 그의 ‘강심장’을 한층 더 단단하게 만든 듯했다.
김종원의 역할은 단순히 해결사에 머물지 않았다. 그는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윤활유이자 정신적 지주였다. 어린 선수들이 흔들릴 때는 “정신줄을 잡아주려 얘기도 많이 한다”며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고 한다.
배우는 즐거움도 크다고 했다. 특히 새 주장 다니엘 산체스, 튀르키예의 거목 세미 사이그너 등을 보며 “연습하는 것만 봐도 신기하고 배울 게 많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 미소는 팀 합류 및 우승 소감에서 더 깊어졌다.
“웰컴저축은행이란 강팀에 합류한 것 자체가 영광입니다. 팀의 우승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쁩니다.”
2년간의 공백을 ‘간절함’으로 채우고, 지독한 연습으로 실력을 갈고닦아 ‘7세트의 사나이’로 돌아온 김종원. 그의 성공적인 복귀 스토리는 웰컴저축은행의 2라운드 우승을 더욱 값지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그의 활약은 웰컴이 과거 ‘강팀’으로 다시 도약하는 신호탄을 쏘아올린 과정에서의 결과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깊다.
김종원이 인터뷰 말미에 내뱉은 짧은 한마디는 ‘불사조 군단’의 자신감과 희망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우리 팀은 언제든지 우승할 팀입니다. 걱정할 필요 없어요.”
[일산=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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