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명우답게 쳐라”고 주문을… 조명우, 월드컵 두 번째 우승 후 꺼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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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새벽, 조명우(서울시청/실크로드시앤티)는 개인 두 번째 3쿠션 월드컵 우승을 확정한 직후 본지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짧은 소감을 전했다. 사진은 조명우가 포르투갈 현지 숙소에서 직접 보내온 우승 트로피 이미지다. 곧장 공항으로 향해야 하는 일정 탓에 모든 복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대신 트로피만 찍어 보냈다. 왼쪽 사진 제공=SOOP

 

 

조명우(서울시청/실크로드시앤티)가 또 한 번 3쿠션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6일 새벽(한국시간),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2025 포르투 3쿠션 월드컵’ 결승전에서 그는 프랑스의 제레미 뷰리를 상대로 23이닝 50:34로 승리하며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그 직후 본지가 포르투 현지에서 우승의 여운이 충만하던 조명우와 연락이 닿았다. 귀국행 비행기 탑승을 6시간 앞둔 한국 시각으로는 새벽 5시를 향하던 때였다. 그는 귀국을 위해 짐을 다 싸놓은 상태였다.

“이 새벽에 전화가 올 줄은… 조금 놀랐어요(웃음)” 이 말로 인터뷰가 시작됐다.

 

세 번의 아쉬움 끝, ‘조명우답게’ 정상

조명우는 작년 세계선수권에서는 우승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는 준우승만 세 번. 그 기억이 결승을 앞두고 문득 떠오르지 않을 수는 없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조명우답게 쳐라.”

그 말은 누군가의 조언이기도 했고, 동시에 자신에게 걸었던 주문이었다. 흔들림 없는 정신은 그 주문에서 비롯됐고, 마침내 우승이라는 결과로 응답했다.

결승 상대 제레미 뷰리는 긴 인터벌과 흐름을 끊는 스타일로 잘 알려진 까다로운 선수다.

이에 조명우는 “경기 전엔 걱정이 있었지만, 막상 시합에선 평소보다 빨리 치는 느낌이었다”며 “결국엔 나대로 치자, ‘조명우처럼 쳐라’는 말을 스스로 계속 되새기며 경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에 앞선 8강전에서 조명우는 ‘2023 서울 월드컵’ 결승에서 자신을 꺾었던 **에디 멕스(벨기에)**를 다시 만났다.

“설욕은 맞다”고 짧게 말한 그는, 이어 “하지만 세계선수권 4강에선 내가 이겼고, 전체 상대 전적도 내가 조금 더 앞선다”고 덧붙였다.

덧칠 없는 말투에서, 다소의 자신감과 평정이 동시에 묻어났다.

 

“다관왕? 영광… 몇 번 더 도전해볼게요”

이번 우승으로 조명우는 김행직(3회), 허정한(2회)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로 3쿠션 월드컵 다관왕(2회 이상 우승)에 이름을 올렸다.

소감은 짧았지만, 그 안엔 특유의 겸손과 묵직한 의지가 함께 담겨 있었다.

“한국의 세 번째 다관왕이 됐다는 사실, 당연히 기쁘죠. 그리고… 음, 몇 번 더 해보겠습니다. 하하.”

과장도 없고, 꾸밈도 없었다. 늘 그래왔듯, 조명우는 말보단 당구로 증명하는 쪽을 택하는 듯 했다.

 

“더운 경기장 안에서도 다들 잘 쳤다”

현지의 더위는 선수들에게 또 다른 시험대였다.

조명우는 “에어컨이 없었다. 선풍기조차 뜨거운 바람만 나왔다.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였다”며 “옷이 땀에 다 젖어서 몸에 달라붙었다. 고생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 와중에도 다들 잘 치더라. 나도 아예 못 치진 않았고.”

 

“이 새벽에도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

한국시각으로는 꼭두새벽에 전화를 받아 놀라워 했든 그는 “새벽에 응원해 주신 팬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하반기 국내외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체력관리 잘해서 최대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조명우는 조명우처럼 쳤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을 때도 그는 그렇게 말했다. 이제, 그 조명우다움으로 또 한 번, 빼곡한 무대들을 향해 나아간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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