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5세 김현우, 세계U22 티켓 거머쥐고… “우상(조명우)에 근접? 아직 멀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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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의 나이에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현우(좌)가 그 직후 아버지와 함께 기념촬영 하고 있다.

 

 

“그 나이 때에 저는 (김)현우만큼 못 쳤어요.”

지난달 남원 전국선수권 4강서 김현우(15/칠보중3)에 진땀승을 거둔 조명우(28/서울시청/실크로드시앤티)가, 경기 뒤 남긴 말이다. 한때 ‘신동’이라 불리던 그는 이제 그 칭호를 후배에게 기꺼이 넘겨주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구계 수많은 이들이 벌써부터 김현우를 ‘제2의 조명우’라 부른다. 마침 조명우는 김현우의 우상과도 같은 존재다.

우상을 쫓던 김현우는 남원 대회 불과 한 달 뒤, 한국 당구 역사에 또 하나의 기록을 남겼다. 불과 만 15세의 나이로, 세계주니어3쿠션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주인공이 된 것이다.

지난 19일 김포 페리빌리어드에서 열린 대표 선발전 최종전. 김현우는 이규승(서석고2)을 40:35로 꺾으며 최종 티켓을 거머쥐었다. 치열했던 35:35 상황 당시 그는 한 번에 5점을 몰아치며 승리했다.

“압박감을 느끼기 보다는, 기다리던 찬스가 와 집중했고, 그것이 잘 풀렸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승부처에서의 집중력과 그것을 가능케 한 단단한 마인드가 빛을 발한 순간이다.

불과 3년 6개월 전, 초등학교 6학년 때 큐를 처음 잡은 소년은 이제 당구연맹 으뜸 기대주로 떠올랐다.

언급힌대로 앞서 남원에서 당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김현우는 며칠 전 ‘안산 김홍도배’에서 경기지역 성인 선수들을 차례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린 데 이어, 이번엔 세계 무대로 발걸음을 넓혔다.

2024년과 올해 초 아시아캐롬선수권대회 대표로 뽑혔지만, 세계무대 태극마크는 이번에 처음 달게 된다.

그는 “남원 대회 이후 자신감이 붙었고, 경기를 치를 때마다 기량이 조금씩 느는 걸 체감하고 있다”며 성장의 흐름을 설명했다.

이어 “올해 초에 세웠던 목표(세계주니어선수권 출전)를 달성해 기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스페인 무르시아(세계선수권 개최지)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현우는 또 “봉빌리어드에서 꾸준히 훈련해온 것과 함께, 이번 선발전을 앞두고 일부러 찾은 페리빌리어드에서의 사전 적응 훈련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이며 준비 과정을 귀띔해주기도 했다.

이처럼 그는 분명한 고성장세임에도 불구, 방심이 없다. 그 배경에는 스승인 이대웅 선수(PBA)의 “안주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하라”는 당부가 있다. 이를 늘 마음에 새기며 큐를 든다.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건 가족이었다. 최근 심장 수술을 받은 어머니가 퇴원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에 그는 안도했다.

“다행이에요. 좋아지셨어요.”라며 짧게 답했지만, 목소리에는 한껏 놓인 기운이 묻어났다.

또한 “아버지는 너무 기뻐하시고, 어머니께서도 ‘잘했다’고 격려해주셨다”며 가족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꼭 전하고 싶은 이름들을 덧붙였다.

“저를 믿고 후원해주시는 고리나코리아 임정철 대표님, 항상 잘 챙겨주셔서 감사드려요. 그리고 제 부족한 점을 잘 고쳐주시고 늘 이끌어주시는 이대웅 쌤께도 정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이날 함께 대표로 선발된 김도현(17·상동고부설방통고2), 손준혁(21·부천시체육회), 정상욱(21·서울)과 15살 김현우는 오는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스페인 무르시아에서 열리는 ‘제16회 세계 U22 3쿠션 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한국 당구의 현재와 미래가 한 무대에 오르는 자리에서, 가장 어린 대표 김현우의 각오는 이제 막 시작이다.

끝으로 김현우에게 세간에서 거론되는 조명우와의 비교를 묻자, 그는 “행복하다. 제 우상이기도 하지만 아직 따라가려면 부족하다”고 겸손히 답했다. 스스로를 다잡는 태도는 인터뷰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대로 배어 있었다.

[김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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