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PBA 통산4승’ 조재호 “비결? 운동, 샷이 20대 때보다 더 좋아져”

 

 

프로당구 PBA에서 ‘통산 4회 우승’에 빛나는 조재호. 지난해에는 23/24시즌 개인투어 7차전 우승과 더불어 리더로서 팀(NH농협카드)의 팀리그 ‘14연승’ 대기록과 포스트시즌 직행 이끌었다.

이처럼 국내외 당구스타들의 치열한 격전장인 PBA에서 선수와 리더로서 맹활약중인 조재호와 최근 서울 동작구 그의 개인연습장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

“지난해의 기세를 2024년 새해에도 이어가겠다”는 그는 오는 6일 시작되는 올시즌 팀리그 5라운드 대비를 위한 연습에 한창이었다.

이 자리에서 조재호는 조금은 특별한 올해 개인 목표도 밝혔다. “운동부위를 상·하체에 이어 복부까지 확대하겠다”는 것.

아울러, ‘여자선수의 경기력 향상’과 ‘PBA 흥행’의 상관관계에 관한 견해를 진중한 자세로 짚었고, 선수가 아닌 ‘가장 조재호’로서의 가족여행 계획을 내비치며 눈을 반짝였다.

 

“2023? 나쁘지 않았다자평

“시즌 6차 32강전 패배, 외할머니 발인 봐 다행 “

이날 인터뷰는 조재호의 2023년도 총평부터 출발했다. 우선, 개인투어는 지난해 마지막 대회(7차전) 우승 등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한 조재호다.

게다가 그 우승을 두고 “작년 12월 말로 은퇴한 우리 팀(NH농협카드) 윤상운 구단주님 앞에서 거둬 더 기뻤다”고 회고했다. (새 구단주는 윤성훈 NH농협은행 전 경북 본부장)

“아쉽고도 다행”이었던 경기도 있었다. P.응우옌(프엉린)에게 패한 시즌 6차전 32강전이다. 당시 그의 외할머니가 별세한 사실을 “경기 후에서야 알게 됐다”는 조재호는 “그 경기에 져서 다음날 (외할머니)발인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대회중인 저를 위해 어머니와 이모가 제 아내에게 별세 사실을 함구하라고 했데요. 저를 위한 배려였죠. 결과적으론 경기에 져서 발인을 볼 수 있었죠. 참 다행이었습니다.”

이런 지난해를 거친 조재호의 올시즌 포인트·상금랭킹은 3위다. 대단한 순위지만, 직전 22/23시즌 최종순위(1위)보다는 2단계 낮다. 이에 대해 조재호는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답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건 나다. 경기력 유지 및 향상에 집중하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경기력을 위해 “매주 규칙적인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그의 서울 동작구 연습실에서 만난 조재호는 2023년도 자신의 경기력을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에게 지난해 총평부터 올시즌 각오 등을 자세하게 들어봤다.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조재호. 연습장 한쪽 벽에 그려진 그림이 눈에 띈다. 그의 별명인 ‘슈퍼맨’을 망토를 입은 그를 표현했다고.

 

“올해로 운동 6년차”

“하체+2년 전부터 상체운동”

“경기력 좋아지고, 숙면까지”

조재호는 올해로 운동 6년차를 맞았다. PBA 입성 전부터 헬스 트레이너인 친구의 도움으로 하체 근력을 다져온 그는 2년 전부터 상체도 함께 단련하고 있다.

“PBA에 오자 (기존보다)공이 무거워졌고, 당시 큐도 기존보다 15g 덜 나가는 큐로 교체했어요. 그러자 공이 잘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큐 무게를 25g 더 늘렸는데, 스트로크 속도가 떨어졌죠. 이에 고민 끝에 무거워진 큐 무게에 맞춰 상체 근력을 키우기로 했어요.

상체근력을 키운 조재호는 22/23시즌 우승 3회(1·7차 및 월드챔피언십)와 영예의 ‘2023 PBA 어워즈’ 대상으로 노력을 보상받게 된다.

“(운동 후)큐가 무거웠던 느낌과 함께 몸 쓰는 것도 없어졌다”는 그는 “지금의 샷 속도가 20대 때보다 더 좋다”고 만족해했다. 또 일주일 4회(월·화·목·금)의 규칙적인 운동으로 “숙면을 취할 수 있어 대회 중 컨디션 유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그는 동료들에게 자신의 사례를 예로 들며 운동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고 한다.

“운동시작 첫 일주일은 몸에 근육통이 오는 등 힘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고비를 넘기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겁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그리고 가급적이면 전문 트레이너에게 PT 받길 권합니다. 내 한계치 이상을 트레이너가 끌어올려 주거든요. 혼자선 그것이 어렵죠.”

기존에 해오던 상·하체에, 2024년 새해에는 복부단련도 조재호의 운동 일정에 추가될 예정이다. 이는 경기력보다는 “대중에게 보여지는 직업인 프로선수로서 택한 결정”이라는 조재호다. 이 얘기를 하며 그는 자신의 배를 쓰다듬은 뒤 껄껄 웃었다.

 

 

팀리그 14연승비결은 끈끈한 팀워크

이어 팀리그 얘기로 화제를 전환했다. 3라운드 전승우승에 이어 4라운드까지 총 ‘14연승’ 대기록을 작성한 NH농협카드 팀이다. 리더인 그에게 이유를 묻자마자 “끈끈한 팀워크의 힘”이란 답이 튀어나왔다.

“당연한 얘기지만 팀리그에선 팀이 잘 아우러져야 좋은 성적이 나옵니다. 이를 위해 팀원들에게 ‘경기 중 적극적으로 응원하자’ 등 내용을 주문했죠. 처음엔 그 필요성을 저조차 못 느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죠.”

또한 리더로서 그는 팀 동료들에게 경기내용을 지적하기보단 격려하려 했고, “단체생활을 위해 시간을 꼭 엄수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런 점이 4시즌간 쌓여 만들어진 게 올시즌 NH농협카드 팀이고, 그 결실이 14연승 등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게 조재호의 분석이다.

 

지난해를 비롯, PBA 시즌들을 되돌아보던 그가 우승컵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선수들, 기본 애버 1점대 되면

흥행가도 PBA 인기 더 폭발할 것

최근 팀리그에서는 여자선수들의 경기(단식 복식 혼복)가 승부처가 돼가는 모습이다. 이에 조재호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여자 선수들의 애버리지가 1.0이 평균치가 된다면 PBA의 인기는 대단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겨스케이트는 김연아, 여자배구는 김연경이란 스타가 나와 리그 전체의 부흥을 이끌었잖아요. 우리 여자당구선수들도 그렇게 못하리란 법 없어요. 대신 애버리지를 지금보다 끌어 올려야죠. 제 생각에는 평균치 1.0을 중심으로, 상위권 1.2, 하위권 0.8 수준을 유지하면 지금은 상상도못할 인기가 PBA판에 찾아올 것이라고 봐요.

이어 “적당한 인기, 적당한 시청률로 지난 수십년 간 쌓아온 당구에 대한 여러 편견을 희석시키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남녀 선수 할것없이 모두 단정한 외모를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 조재호는 “내가 복부운동을 하려는 것도 그 이유에서”라고 설명했다.

 

 

새해엔 “개인투어 연속우승 등” 도전

“영어공부 시작, 가족여행 꼭 갈것”

인터뷰 말미에 조재호에게 선수로서, 가장으로서의 2024년 새해 목표를 물었다.

선수로서는 “개인투어 연속우승, 팀리그 우승”을 꼽은 조재호는 “외국선수들, 특히 팀리그 팀원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영어공부도 시작할 예정”이라며 “매년 그랬듯이 궁극적으로 큰 목표를 잡고 하나씩 이뤄나갈 것”이라고 각오했다.

이어 그는 가장으로서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로 가족여행 다녀오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지난해에는 가족과 함께 스위스로 13일간 여행을 다녀왔다는 그는 “올해 중3 올라가는 자녀와의 유대감을 쌓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가족여행의 취지를 설명했다.

끝으로 조재호는 그를 응원해주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인터뷰의 마침표를 찍었다.

“제 휴대전화에 3000명 가까운 분의 연락처가 저장돼 있습니다. 그 어마어마한 숫자의 모든 분들에게 ‘항상 조재호를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 마음은 올해도 변치 않을 것입니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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