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마지막 3쿠션월드컵 우승자는 ‘당구계 야수’ 자네티였다. 개인통산 4번째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로 그곳에서, 5년만에 5번째 우승컵을 들고 포효했다. 동시에 월드컵대회 ‘레전드 갤러리’ 랭킹서 ‘한국당구 전설’ 이상천을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
마르코 자네티(이탈리아,세계14위)는 7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이집트에서 열린 ‘2024 샤름엘셰이크 3쿠션월드컵’ 결승서 에디 멕스(벨기에,5위)의 막판 대추격을 뿌리치고 50:46(28이닝)로 승리했다.
동적이며 자신의 감정을 다 표출하는 자네티, 정적이며 조용한 승부사인 멕스. 아주 상반된 성향의 두 선수 간 이날 결승전은 거의 다 자네티가 주도했다. 전반전을 25:9(12이닝)로 리드한 뒤 26이닝까지 46:31로 큰 스코어 차를 유지했다.
그러나 결승전 ‘14전 13승’의 명수 멕스가 27이닝째에 놀라운 집중력으로 하이런15점을 쳐내며 기어코 스코어를 동률(46:46)로 만들어냈다. 장내가 술렁였다. 다만, 자네티는 이에 크게 동요되지 않은 눈치였다. 28이닝째 공격기회에서 최종 승리까지 필요한 4점을 모두 쳐내며 자신의 통산 ‘5번째 월드컵 우승’으로 포효했다.
자네티로선 지난 2022년 5월 ‘호치민3쿠션월드컵’ 결승전서 멕스에게 당한 패배를 2년 7개월만에 설욕하는 데도 성공했다.
자네티, 8강서 ‘귀환한 황제’ 쿠드롱에 승
4강서 ‘하이런19점’ 몰아쳐 브롬달 제압
자네티는 본선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7연승을 달리며 그랜드 애버리지 1.849를 쳤다. 그 출발점인 32강 G조에서 허정한(경남,8위) 글렌 호프만(네덜란드,18위) 응우옌치롱(베트남,181위)을 모두 이기며 16강에 올라, 제리미 뷰리(프랑스,17위)를 접전 끝에 2점차(50:48)로 돌려세웠다.
이어진 8강전은 ‘귀환한 황제’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25위)과의 빅매치. 자네티는 이 경기서도 50:48, 2점차로 신승을 거뒀다. 여세를 몰아 토브욘 브롬달(스웨덴,12위)과의 준결승전은 ‘하이런19점’ 등을 퍼부으며 18이닝만에 50:11의 대승으로 끝낸 뒤 결승으로 향했다.
자네티, ‘레전드 갤러리’ 랭킹서
‘한국당구 전설’ 故 이상천 추월해 8위로
1986년 대회부터 월드컵대회 입상성적을 모두 따져 순위를 정하는 ‘레전드 갤러리’ 랭킹. 이번대회 전까지 자네티의 순위는 9위(1위 4회, 2위 10회, 3위 23회)였다. 그 바로 위에 ‘한국당구 전설’인 故 이상천이 8위(1위 5회, 2위 4회, 3위 6회)로 자리했었다.
이 순위가 뒤집혔다. 자네티와 이상천의 1위 횟수는 동률(5회)이지만, 2위 횟수에서 자네티(10회)가 이상천(4회)에 앞서기 때문. 해당 순위 1위는 브롬달로, 1위 46회, 2위 19회, 3위 28회에 달한다. 한국 현역선수 중에는 김행직 1~3위 각 3회씩으로, 이 부문 14위에 랭크돼 있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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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티 사진=SOOP, 이상천 사진=큐스포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