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연이 제주도行 부럽”… ‘시즌랭킹 38위’ 21살 전지우 “내년엔 월챔 갈것” 각오 [내일의 스타]

 

 

[편집자주] 신선한 뉴페이스들의 등장은 스포츠의 재미를 배가시켜 주곤 한다. 이에 큐스포츠뉴스가 향후 활약이 기대되는 당구계 기대주들을 발굴, 조명하는 ‘내일의 스타’ 코너를 마련했다. 나이 불문, 이제 막 꽃을 피우려는 그들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주인공은 현재 ‘강차 당구연구소’에서 함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전지우-조예은이다.

 

애버리지 2.083. 프로당구 LPBA 사상 7번째로 높은 이 기록은 18일 전, 시즌 9차전 64강서 작성됐다.

주인공은 21살 전지우. 대한당구연맹 학생부 선수(청주 흥덕고) 때부터 ‘될성부른 떡잎’으로 평가받던 그가 프로데뷔 2년차인 이번 23/24시즌엔 최종랭킹 38위로 꽃봉오리를 쭉 올렸다.

2022년 5~6월, 차세대 당구스타 발굴 서바이벌 콘텐츠 ‘미쓰리쿠션’(MBC스포츠플러스) 준우승으로 대중에게 고개를 빼꼼히 내민 전지우는 이렇게 어엿한 프로선수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세를 몰아 전지우는 차기시즌엔 “월드챔피언십 진출”로 꽃봉오리 개화에 나설 각오다. 지난 8일, 경기도 화성시 강차 당구연구소 아카데미에서 연습중이던 그의 차기시즌 목표는 이러했다.

“언젠가부터 꿈속에서조차 당구치고 있는 나 자신이 신기하다”는 전지우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공개한다.

 

 

Q. LPBA 데뷔 2년차에 8강(2차전) 16강(9차전) 등 결과를 냈다.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나.
=만족에 가깝다. 사실 올시즌은 마음을 조금 내려놓은 채 시작됐다. 시즌을 막 앞둔 작년 5월, 고향 충북 청주를 떠나 현 연습장 인근에 자취방을 꾸며 독립하게 돼 마음이 조금은 싱숭생숭한 상태였다. 이에 성적에 대한 기대를 조금 놓으니, 2차전서 덜컥 8강에 오르더라. 그보다는 조금 못 미치지만 마지막 정규투어인 9차전은 16강으로 마쳐 다행이었다.

Q. ‘9차전 16강진출’이 아버지(전병국씨) 생일선물이 됐다고.
=2차전 이후로 부진(최고 64강)하자, 아빠가 “딸, 마지막 9차전서 생일선물로 32강에 들어달라”고 하셨는데 이뤄냈다. 하하.

Q. 부친이 딸의 당구선수 꿈을 적극적으로 밀어줬다고.
=그렇다. 청주에서 태권도장 운영하시는 아빠는 내심 딸이 운동선수 되길 바라셨던가 보다.

고등학교 입학 직전(2019년), 저는 아버지와 5살 위 언니를 따라 당구장에 가 공을 쳤는데 너무나도 재미있더라. 마침 그때 프로당구가 출범했고, 당구장 사장님이 “여자 프로당구선수 비전이 좋다”고도 하셨다.

아버지께서도 “요샌 당구장이 금연이기도 하니 괜찮아 보인다”며 저를 청주에서 유명한 전중우 선생님(현 드림투어 선수)의 클럽에 데려가셨고 그때부터 제대로 공을 배우며 고교(청주 흥덕고) 졸업할 때까지 대한당구연맹 학생부 선수로 뛰었다.

Q. 이어 LPBA 선수로 데뷔했는데, 강동궁 선수와의 인연으로 출연한 ‘미쓰리쿠션’이 그 초석이 됐다고.
=전중우 선생님 아들인 (전)인혁 오빠(현 PBA 1부)와 강동궁 프로님이 함께 개인연습실에서 연습 중이셨는데, 그곳에 자주 놀러가 강동궁 프로님과 면을 텄고 그 인연으로 제가 스무살 되던 해에 여자 당구선수 발굴 영상 콘텐츠인 ‘미쓰리쿠션’까지 출연할 수 있었다.

‘미쓰리쿠션’은 LPBA 데뷔에 앞선 오디션 격 프로그램이라 당시 소속이던 충북당구연맹을 나와야만 했다. 영상 첫 촬영길에 탄 택시에서 연맹에 그 소식을 전달했다. 이처럼 나름 굳은 결심으로 임해서인지 ‘미쓰리쿠션’에서 준우승(상금 750만원)을 거뒀고, 운 좋게 22/23시즌 LPBA 우선등록선수에 선정돼 프로선수로 데뷔했다.

(미쓰리쿠션 준우승 상금은 당시 전지우가 완전 성인이 아닌 관계로, 부모님 계좌에 입금됐고, 이는 적금통장에 이체됐다고 한다.)

이런 인연들이 쌓여, 지난해 5월엔 강차당구연구소에서 3분 거리에 자취방을 꾸려 저의 첫 독립생활이 시작됐다.

Q. 강차당구연구소엔 조예은 장가연 등 또래 여자선수들이 많은데.
=그 덕분에 즐겁게 공 치고 있다. 하하. (03년생 전지우는 02년생 조예은, 04년생 장가은과 위아래 한 살 터울이다.)

Q. 함께 훈련중인 장가연 선수의 월드챔피언십 진출이 부러웠다고.
=무척이나. 올시즌 제 시즌랭킹이 38위다. 그러나 상금랭킹은 ‘월챔 출전권인 32위’에서 조금 먼 48위다. 좋은 성적을 거둔 2차전, 9차전 상금규모가 다른 투어에 비해 조금 적은 탓이다. 아쉽다. 내년엔 더 노력해 저도 당당하게 월드챔피언십에 꼭 출전하고 싶다.

Q. 20대 초반 여자선수 3명을 강동궁 선수가 무척 아낀다던데.
=선생님(강동궁 차명종 등)들이 저희를 매우 잘 챙겨주신다. 특히, 식사 때마다 간장게장 초밥 아귀찜 등을 저희에게 사주신다. 참 감사하다. 그런데 그렇게 잘 먹다보니 올시즌 2차전 무렵, 저희 3명 모두 체중이 크게 불어나더라.(관련해, “살쪘다”는 댓글을 중계 댓글창에서 봤다고도 덧붙였다) 하하. 당시 저는 5킬로 넘게 쪘었다. ‘안되겠다’ 싶어 셋이 함께 운동을 시작했다.

 

전지우가 연습장인 강차 당구연구소에서 촬영해 보내온 사진. PBA 공인구를 손에 쥐고 연구소를 ‘헐크’ 피규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헐크는 연습장을 운영중인 강동궁의 별명이다.

 

Q. 다이어트를 위해 시작한 운동이 이젠 하루일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루틴이 됐다고.
=체중이 조금 줄어드니 욕심이 생겼다. 덕분에 지금은 6개월 전 체중에서 7킬로나 감량했고 근력과 체력도 많이 끌어올린 상태다. 이는 무언가 시작하면 꼭 최선을 다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 때문일 것이다. 성실해야 한다는 게 머릿속에 박혀 있다. 집안일조차 아무리 몸이 지치더라도 절대 미루지 않는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연습장에 보통 오전 9시30분에 나와 밤 9시 경 연습이 퇴실하는데,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곧바로 헬스클럽으로 몸을 이끈다. 간혹 예은 언니와 가연이가 이에 따라주지 않으면 “오늘 운동가야지”라고 채근하는 역할도 한다. 하하. 물론, 헬스클럽이 연습장과 같은 건물 4층에 있어서 가능할 일인지도.

Q. 선수가 아닌 21살 전지우에 관한 질문이다. 또래에 비해 다소 일찍 진로를 선택한 편이다.
=가끔은 대학생이 돼 캠퍼스를 거니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다. 그러나 그 잠시를 제외하곤, 저는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사실, 고2 때까지는 당구와 학업을 병행했으나,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간 둘다 놓일까봐 고3 때부턴 당구에 더 전념해 프로선수까지 됐다. 그 선택에 만족한다. 그리고 저는 지금의 제가 자랑스럽다.

Q. 그럼 전지우에게 당구란 어떤 존재인가.
=가족과 같다. 매일, 기쁠때나 슬플때나 함께하는 존재다. 언젠가부턴 제가 꿈속에서도 공을 치더라. 잘 치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어떤 꿈에선 제 팔이 쿠드롱 선수의 팔과 바뀌기도 하더라. 하하.

Q. 마지막 질문이다. 차기시즌 목표와 더불어 응원을 보내주는 분들에게 전할말은.
=앞서 언급한대로 월드챔피언십 진출이 목표다. 꼭 이뤄내고 싶다. 노력할 것이다. 저는 아직 어린 편이다. 많은 가능성을 잠재하고 있는 선수다. 이런 제게 많은 응원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 “일산 킨텍스(PBA전용구장)로 와주세요”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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