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에 전국대회 첫 메달… 포켓볼선수 김혜영의 ‘대기만성’ 당구스토리, “시작은 4구였죠” [인터뷰]

우연히 접한 당구를 오랫동안 사랑하게 돼 결국 44세에 선수등록한 여자 포켓볼 선수김혜영(사진). 그가 50세를 맞은 지점에서 출전한 ‘제13회 국토정중앙배 2025 전국당구대회’ 포켓10볼 여자 일반부에서 준결승까지 진출, 고대하던 전국무대 시상대를 밟았다.

 

 

우연히 접한 당구를 오랫동안 사랑하게 돼 결국 44세에 선수등록하고, 50세에 고대하던 전국무대 시상대를 밟은 여자 포켓볼 선수가 있다. 김혜영(성남)이다.

김혜영은 최근 종료된 ‘제13회 국토정중앙배 2025 전국당구대회’ 포켓10볼 여자 일반부 공동3위에 올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안의 얼굴이지만 1974년생, 만으로 ‘지천명’, 연나이 51세를 맞은 지점에서 따낸 이 결과가 그는 “실감나지 않는다”고 했다.

처음 맛보는 감동으로 인해 붉어진 김혜영의 두 볼이 원래 색깔로 돌아오기까지 수여분이 소요됐다. 그러고 나서야 인터뷰 테이블에 앉아 그의 당구 인생사를 펼쳐놨다.

이야기의 출발점에는 4구가 있었고, 주요 주제는 포켓볼이었다. 선수인생의 발화점이 된 사건은 지난 2017년 열린 ‘구리 인터내셔널 포켓 9볼 챔피언십’이다.

 

인터뷰에서 김혜영은 당구 선생님인 서성호(우) 선수에게 이번 입상의 공로를 돌렸다. 이번 ‘국토정중앙배’ 시상식 직후 함께 기념촬영한 스승과 제자.

 

▲전국대회 첫 입상 소감은.

=기쁘다. 열심히 연습한 것에 대한 보람을 느낀다. 저를 잘 지도해주신 서성호 선수께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냉정하게 봤을 때 그간 내 실력은 참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연습을 통해, 심지어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도 성장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고 메달까지 얻었다. 그래서 너무나도 기쁜 마음이다.

 

▲그간 부족했던 부분은.

=기술적으로는 강한 샷을 할 때 큐가 틀어져 원하는 지점에 타격하지 못하는 문제가 가장 컸다. 심적으로는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좀 있었다. 데뷔 7년차인데 전국대회 입상권에 단 한차례도 들지 못해 맘고생 해왔다.

 

▲나이(50세, 1974년 11월생)를 고려했을 때 다른 선수들보다 선수 연차가 짧은 편인데.

=동호인 생활을 매우 오래 했었다. 지난 2000년, ‘성남 포켓볼’ 동호회에 창설멤버로 발 들여 12년 넘게 몸담았고, 2013년부터는 풀장(성남시 당구클럽)으로 적을 옮겨 클럽 사람들과 함께 동호인부 경기에 나서곤 했다. 즐거웠다.

그러다 지난 2017년, 재미 삼아 한국에서 열린 국제 포켓볼대회인 ‘구리 인터내셔널 포켓 9볼 챔피언십’에 아마추어로서 출전했는데 그때 당구에 더 깊게 빠지게 됐다. 정확하게는 선수에 대한 동경심이 생겨난 것이다. 큰 벽처럼 느껴진 선수들 틈바구니에 들어가 함께 경쟁하고 싶더라. 그래서 이듬해인 2018년, 선수등록(성남시) 했다. (선수등록 당시 김혜영의 나이는 만 44세)

 

“아직 제대로 실감이 나지 않아요.” 김혜영이 전한 전국대회 첫 입상 소감이다.

 

▲이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이 궁금하다. 당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정말 우연찮은 계기였다. 친구 오빠를 따라 당구장에 가 큐를 처음 잡았다. 종목은 4구였다. 2000년 무렵이다. 그러다 곧 포켓볼에 매료됐고, 동호회에도 그것을 계기로 가입하게 된 것이다. 사실 나도 내가 이렇게 당구에 깊게 빠질줄은 전혀 몰랐다(웃음).

 

▲본론으로 넘어와서, 현재 성남시 대표로 경기도 체육대회에 출전중이라고.

=그렇다. 여러 개의 메달을 우리 시에 선사하기도 했다. 참, 지난 2013년부터 오가고 있는 풀장 당구클럽 양용준 사장님이 도민체전(경기도 체육대회) 포켓볼 혼복전 파트너다. 사장님이 조언 등으로 참 많은 도움을 주신다. 입상에 대한 감사함을 전할 때 꼭 빼놓지 않아야 할 분이기도 하다.

 

 

▲남편에게 꼭 하고픈 말이 있다고.

=우리 남편은 제게 참 헌신적인 사람이다. 현재 같은 클럽(풀장)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기도 하고, 남편 또한 오랜 세월 공을 쳐온 동호인이기 때문에 선수로서 큐를 드는 제 심정을 더욱 잘 헤아려 준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려 다음의 말들을 꼭 전하고 싶다.(김혜영은 인터뷰 다음날 본지에 직접 연락해 남편을 향한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했다.)

김혜영=지금 이 순간(전국대회 첫 입상)을 저보다 더 기뻐할 남편. 내가 당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늘 응원과 지지 아끼지 않고 해줘서 너무나도 고맙고, 또 든든해. 사랑해!

 

[양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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