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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승→8강’ 질주, 이충복 “과거의 나 분석, 취미(골프)도 접고, 공 하나마다 더 집중” [하노이오픈 인터뷰]

 

 

“이후 목표요? 우승해야죠. 프로 선수가 (대회장에)우승하러 왔지 뭐 하러 왔겠어요,(웃음)”

11전12기로 프로 첫 승을 따낸 이충복이 이제 개인통산 첫 4강진출을 노린다. 그 이상도 그는 바라보고 있었다.

이충복(하이원)은 24일 오후(한국시간) 하노이 그랜드플라자 하노이 호텔에서 열린 ‘2024 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하노이오픈) 16강전서 조건휘(SK렌터카)를 맞아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지난 21일 ‘하노이오픈’ 128강서 프로데뷔 후 첫 승리를 신고한 이충복이다. 무려 14개월여만에 울린 ‘PBA 승전고’였다. 이어 오늘(24일)까지 기세를 이어가게 된 것이다.

녹록지 않은 과정으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쥔 이충복은 직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당구, 참 쉽지 않아요”라고 운을 뗐다. 답변에선 16강전 승리소감에 더해, 지난 인고의 세월서 켜켜이 쌓여온 여러 감정이 가득 담겨있는 듯했다. 그의 가슴속에 응축됐던 이야기들을 하나둘 꺼내봤다.

 

▲며칠 지났지만, 프로데뷔 후 오랜 시간 걸려 따낸 첫 승리에 대한 소감은.

=당연히 기분 좋다. 또 현재(16강전)까지 이기고 있지 않나. 물론 실력뿐만 아니라 운도 많이 따라 얻은 결과다. 참, 예전부터 저는 국내보다 외국에 나가면 경기가 더 잘풀리는 경향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국외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신경쓸 것 없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사람들이 해외로 여행 가나보다. 하하.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내 것만(내 경기만) 집중하면 되잖나. 그 점(내 경기에만 집중)은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번대회 오기전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기도 했다고.

=예전의 내가 어떠했는지 궁금해 과거 내 경기 영상들을 찾아봤다. ‘2016 LGU+ 3쿠션 마스터스’(당시 우승), 3쿠선월드컵대회(4강 등), 국내대회들까지. 그 영상들서 내 경기 루틴(리듬) 템포 등을 자세히 살펴봤는데, 당시 내 샷이 눈에 깊게 들어왔다.

 

▲찾아본 영상에서 자신의 과거의 샷, 현재의 샷은 어떻게 다르던가.

=과거의 나는 샷 할 때 백스윙부터 피니쉬까지 흔들림 없이 나가더라. 이를 보고, 지금의 나는 샷 할 때 움직임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러니 샷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또 회전을 충분히 주질 않기도 해 쉬운 샷을 놓이기도 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좋은 성적이 나지 않아 생긴)불안감이 적잖은 요소로 작용하지 않았을 까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자신감도 떨어져갔고.

 

▲올시즌 1차전 패배 후, 각오를 새롭게 또한 독하게 다졌다고 들었다.

=사실 지난 시즌까지는 경기 그 자체에 대한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좋은 성적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로만 임했다. 그런데 올시즌엔 그것을 넘어 ‘진짜 잘쳐야 한다’, 나아가 ‘공 하나하나를 더 열심히 치자’라고 마인드 셋을 새로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 한국에서 그 마음을 더 강하게 먹은 뒤 베트남행 비행기를 탔다.

 

▲‘공 하나하나 더 열심히’를 위한 노력이 궁금하다.

=연습량을 더 늘렸다. 평소는 물론 밤늦게라도 당구 생각이 나면 클럽에 가 공을 치고 게임도 하면서 감각을 끌어올려왔다.

즐기던 골프도 과감하게 접어버렸다. 본업인 당구선수로 성적을 내지 못하는 데 그것(골프)에 신경쓸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에서였다. (골프를 즐기는)비용이 비싸고 또 그걸 즐길 시간도 없기도 했고. 현재 내 골프채를 아예 친구집에 쟁여 놓고 온 상태다.

올시즌 1차전 끝나고부터 가벼운 근력운동을 통해 기초체력을 다지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추후 서서히 운동의 강도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혹 이런 노력들이 ‘첫승을 따내지 못한 충격들’에 기인한 것인가.

=그렇지만은 않다. 나의 최선을 향한 과정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택한 것들일 뿐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이제 대회 8강으로 향해 4강을 노린다. 각오는.

=나는 당구선수다. 당연히 우승하러 이곳(하노이)에 오지 않았겠나. 하루에 딱 한게임씩 치니 앞서 말씀드린 대로 ‘두 눈을 부릅뜨고 공 하나하나 열심히 정성들여’ 칠 것이다. 그런 각오다.

 

▲올 4월 큐스쿨 마지막 날 통과 후 “꼭 반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등을 위해선 첫 승이 필요했는데 해냈고, 또 8강까지 올랐으니 그런(반등) 과정 아닐까. 하하. 또 나의 당구인생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최선을 다해보고 안 되면 또 도전하면 된다.

 

▲그간 프로당구선수 이충복의 첫승, 그리고 선전을 기다렸을 팬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저를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선수로서 당연한 마음이다. 그러나 때론 못할 때도 있었다. 너무나도 못 했었지만(미소).

다만, 더 잘하기 위한 못함이란 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을 고려해 따뜻한 눈으로, 말로 격려와 응원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그 가운데 저는 여러분들에게 실망끼치지 않는 프로 당구선수로서의 길을 잘 닦아나가도록 노력하겠다.

 

[하노이=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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