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스러웠죠. 그리고 얼떨떨해요.”
‘루키’ 우휘인(29)이 ‘LPBA 통산 4회우승’에 빛나는 이미래(하이원)를 돌려세우고 대회 32강으로 향했다.
우휘인은 1일 오후 2024-25시즌 프로당구 2차전 ‘하나카드 LPBA챔피언십’ 64강서 이미래를 맞아 18:15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64강전 22이닝까지 8:15로 열세였던 우휘인은 경기 종반부인 23이닝서 하이런6점, 이어 3득점(26이닝) 1점(27이닝)을 쳐내며 18:15로 점수를 뒤집었다. 제한시간 50분 초과된 28이닝서 이어진 이미래의 공격이 무위로 그치며 우휘인이 이날 64강전의 최종 승리자가 됐다.
우휘인은 트라이아웃을 통과(총 4명)해 올시즌 LPBA에 합류한 신입생이다. 이런 그가 시즌 개막전에선 2차전(PQ) 진출, 이번 2차전에선 PPQ→PQ를 통과해 64강서 이미래라는 거함을 격침하고 32강으로 향한 것이다.
프로데뷔 후 첫 32강에 오른 소감은 어떨까. 우휘인은 덤덤한 말투로 “우선, 대단한 선수와의 대결이 매우 영광스러웠다”고 운을 뗀 뒤 “아직도 현실이 실감 나지 않아 얼떨떨하다”며 배시시 웃어 보였다.
이렇게 소감을 전하던 우휘인은 약 3개월전 올시즌 LPBA 트라이아웃 당시를 떠올렸다. 그리고는 “저는 트라이아웃 4수생이에요”라고 고백했다.
우휘인은 지난 2013년 4구로 당구를 시작했다. 자연과학생(물리학과)인 관계로 남학생들과 어울리다 우연히 당구장을 방문한 뒤 당구의 재미에 푹 빠졌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대대에 입문해 실력을 키워갔으며, ‘내가 하고싶은 걸 하자’로 마음먹고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LPBA 트라이아웃에 도전, 결국 프로당구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사실 올 트라이아웃에는 많이 주눅 든 채 참가했었죠. 계속 탈락했으니까. 그런데 오늘(1일) 승리처럼, 당시에도 참 운이 좋게 통과했어요(웃음)”
이어 흥미로운 사실을 전했다. “올해 트라이아웃은 빌려온 ‘하우스큐’로 통과했어요.”
우휘인의 ‘LPBA입성’을 함께한 하우스큐는 그의 고향인 수원 RK빌리어드서 지원했다. 이에 “좋은 큐를 제공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수개월 뒤 인터뷰 자리를 빌려 전하는 우휘인이다.
그럼 지금 우휘인은 개인큐가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아직’이다. 현 연습장(광명 스타디움당구클럽) 관계자들로부터 공수받은 큐로 이번 프로 첫 32강진출을 이뤄냈다고 한다.
이어, 고마운 분들과 자신의 영광을 위해 우휘인은 64강 승리의 기쁨을 내려놓고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한 각오를 다지려고 한다.
“저는 기복이 심한 편이에요. 다한증도 좀 있고요. 긴장도 많이 합니다(웃음). 그러나 그런 생각을 접고 (32강전에서는)제 공에만 집중할 생각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일산=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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