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장에서 조용한 감동이 피어올랐다.
김도훈(강원)이 ‘2025 남원 전국당구선수권대회’ 스누커에서 동메달을 쟁취했다. 그로선 무려 2년 4개월 만에 전국 무대 시상대에 다시 올라 목에 건 메달이었다.
그 순간이 김도훈에게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남편의 활약상을 응원하러 집(강원도 원주시 단구동)에서 단숨에 남원까지 달려온 아내, 김규희 씨가 함께라서 기쁨의 크기가 배는 더 증폭됐다.
남편의 시상 장면까지 직접 눈에 담은 그녀 앞에서, 김도훈은 손에 들고 있던 동메달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는 조용히 아내의 목에 걸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원래 이런 건 이렇게 걸어주는 거야.”
부부는 말없이 웃었다. 기사의 섬네일 사진은 남편의 메달을 목이 건 아내와 이를 흐뭇해하던 남편의 그 순간 직후 촬영한 것이다.
메달보다도 서로의 자리가 더 소중했던 그 날 오후, 남원의 체육관에서는 작지만 오래 남을 순간이, 부부는 물론 그들의 지인들, 당구계 관계자들에게 가슴을 뭉근해지게 하는 순간으로 스쳐 지나갔다.
[남원=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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