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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포켓꿈나무’ 김민준의 성인부 첫승(복식전), 관중석 아버지와 함께… 김가영이 선생님

 

 

초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 태극마크를 두 번이나 단 포켓볼 선수가 있다. 전북 익산 부송중학교 1학년 김민준이다.

김민준은 초교 5학년(12세)이던 지난 2022년, 세계주니어선수권 17세 이하 한국대표로 발탁돼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종전 14세)을 새로 써 화제가 됐다. 이듬해인 2023년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2023 세계주니어선수권’ U17 무대를 누볐다.

국제무대에선 아직 승리가 없는 김민준이지만, 유망주 기근에 놓인 한국 남자포켓볼계로선 ‘꿈나무’의 등장 자체가 참 반갑다.

이 꿈나무가 지난 3월 29일, ‘제12회 국토정중앙배’ 남자포켓10볼 예선전을 맞았다.

성인들 사이에서, 자기 키만 한 큐를 들고 경기를 치르는 김민준. 이를 대회장(강원도 양구 청춘문화회관) 2층 관중석에서 애정을 담아 바라보는 아버지 김택균(42)씨.

 

지난 3월 29일 ‘제12회 국토정중앙배’ 남자포켓10볼 경기가 열린 강원도 양구군 청춘문화회관서 기념촬영 중인 김택균(왼쪽)-김민균 부자. 이날 아버지와 아들은 대회장 2층 관중석과, 1층 경기장에서 수시로 사인을 주고받으며 함께 경기를 치렀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김민준은 쑥스러운 듯 옅은 미소를 보이더니 아버지에게 몸을 기댔다.

 

이날 김택균-김민준 부자는 2층(관중석)과 1층(경기장)에서 원거리로 사인을 주고받으며 함께 경기를 치러냈다. 결과는 애석하게도 세트스코어 6:8 패.

이번대회 포함, 김민준은 전국대회 성인부에 3번 출전해 전패했다. 그러나 그는 “전날(3월 28일) 복식전에선 전국대회 성인부 첫 승리(9:7 승)를 거뒀다”며 해맑게 웃었다. 그 역사적인 순간에도 부자는 관중석과 경기장에서 한 팀이었다.

이를 경기 테이블에서 도운 이는 한상명(전북당구연맹)이다. ‘KBF 디비전리그’ 포켓볼 D3리그 전북당구연맹A팀(김택균 한상명 김민준 조윤서)서 김민준, 아버지 김택균씨와 한솥밥 먹는 사이다.

“우리팀은 (디비전리그)5위였는데, 저는 다 졌어요”(김민준)

이 말에 아버지는 “실력 좋은 삼촌·누나, 훌륭한 선생님이 있으니 점차 실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아들을 토닥였다.

실력좋은 삼촌·누나들은 ‘뮤즈(MUSE) 동호회’ 회원들을 말한다. 전북 익산 뮤즈당구클럽을 본거지로 하며, 김택균씨가 약 7년 전 창설해 얼마전까지 회장을 맡아왔다.

핸디8점의 실력자인 김택균씨는 아들의 열렬한 응원군이자, 엄한 지도자이기도 하다.

더불어 세계 톱을 찍은 훌륭한 선생님 또한 김민준을 지도한다. ‘당구여제’ 김가영(현 LPBA, 하나카드 팀)이다. 아직 총 레슨 수는 5회로 많지 않지만 제대로 된 그립법 등의 알토란 같은 지식을 ‘소년 제자’에게 전수해줬다고 한다.

한편, 이 모든 스토리의 시발점은 지난 2022년 2월 당구연맹 주최 꿈나무발굴 당구대회였다.

당시 김민준의 잠재성을 확인한 당구연맹 조필현 이사, 서서아가 선수등록을 권유, 김민준은 전문선수의 길을 걷게 된다. 그로부터 불과 5개월이 지나 가슴팍엔 태극마크가 부착됐다.

아버지 눈에도 당구선수 아들의 ‘싹’이 보인단다. 당구선수에게 큰 장점인 리듬감이 좋다면서 “큐 다루는 것만 보면 꼭 30·40대 같다”며 아버지는 껄껄 웃었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포즈로 ‘국토정중앙배’ 성인부 개인전 경기중인 김민준.

 

인터뷰 말미에, 김민준은 스스로 세운 목표들을 주르륵 읊었다. 고교 졸업 전까지 전국대회 입상, 국제대회 주니어부 우승, 올해는 “16강에 꼭 들고싶다”고 했다.

수줍음 많던 13살 소년이 이 대목에서는 제법 눈을 밝히며 말했다. 이에 아버지는 아들에게 당부를 전했다.

“아들, 꿈이 생겼으니 꾸준하게 이어가길 바라. 중간에 쉬지 않고 거북이처럼 차근차근히. 아빠가 열심히 응원해줄게.”

 

[양구=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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