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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당구대회 목말랐던 ‘은발’ 동호인 200여명 열전

  • ‘2023 서울시 어르신당구 페스티벌
  • 강서 DK캐롬클럽, 서초 재클린포켓클럽서 3일간 개최
  • 신순자씨 캐롬 프리쿠션, 백금자·이명자씨 포켓종목 우승
  • 주최측 서울당구연맹 코로나에 멈췄던 시니어부 경기 갈증 해소

 

분명 대회명은 ‘축제(페스티벌)’지만, 큐를 든 은발의 참가자들은 대단한 승부욕과 열정을 뿜어냈다. 흡사, “당구에 살고 당구에 죽겠다”는 ‘당생당사’(撞生撞死) 각오를 한 듯. 다만, 치열했던 큐 싸움의 엔딩은 축하와 격려가 어우러진 화합으로 매듭지어졌다.

 

화곡동 DK캐롬클럽에서 어르신들이 캐롬경기를 하고 있다.

 

‘2023 서울시어르신 당구 페스티벌’(이하 서울시 어르신당구 페스티벌)이 지난 9월 19~21일 3일간 서울 내 2개 당구클럽(강서구 DK캐롬클럽, 서초구 재클린포켓클럽)에서 펼쳐졌다.

 

행사 주최측 서울시당구연맹 박지영 주임은 “코로나19 여파로 약 3년간 연맹 주최 시니어부 대회를 못 열자 ‘언제 대회 재개되냐’는 시니어들의 문의가 쇄도했다”면서, 이러한 갈증을 이번 ‘어르신 당구 페스티벌’ 개최로 일부 해소하게 됐다고 전했다.

 

대회는 9월 19일 DK캐롬클럽(강서구)에서 캐롬 프리쿠션, 20일과 21일에는 재클린포켓클럽에서 각각 포켓 뉴8볼, 포켓 애니콜 순으로 치러졌다. 참가자는 서울시 관내 시니어(65세 이상) 199명으로, 그중 절반 가까운 100명이 대회 첫날 캐롬 프리쿠션 종목에 출전했다. 뜨거웠던 그 현장을 큐스포츠 뉴스가 직접 다녀왔다.

 

캐롬 프리쿠션, 송파서만 55명 참가뜨거운갤러리 관람열기

 

지난 9월 19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 강서구 DK캐롬클럽이 시니어들로 북적였다. ‘서울시 어르신당구 페스티벌’ 캐롬 프리쿠션 종목 출전자 100여명이 클럽에 집결한 것. 이날 100명의 참가자 대부분은 대회 시작 최소 30분부터 클럽에 나와 대회를 위한 전의를 다졌고, 주최측은 대회 시작에 앞서 기념품 배부 등으로 행사의 흥을 돋웠다.

 

시니어 당구동호인 수가 400명 이상이라는 송파구에서는 총 참가자의 절반이 넘는 55명이 참가신청, 지역 시니어당구 인기를 가늠케 했다. 송파당구연맹과 송파구의 지원 덕에, 지역 내 클럽을 거점으로 한 시니어 당구 소모임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또 그들이 ‘2023 대한당구연맹 디비전리그’ 캐롬 3쿠션 D5초심자(비기너리그)에도 참가 중이라고.

 

방배동 재클린포켓볼클럽에서 포켓볼을 즐기는 어르신들

 

이번 캐롬 프리쿠션 대회는 예선 4개조를 거쳐 8강 토너먼트 후 우승자를 가렸다. 대회 핸디기준(총 득점)은 남성 15점, 여성 8점. 이에 따라 여성과 남성 간 경기는 여성 7, 남성 0으로 시작됐다. 토너먼트(8강부터)는 20분 시간제한.

4개 조별 예선전이 펼쳐진 오전, 경기용 테이블 12대가 가득 찼다. 경기중인 시니어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테이블마다 “와~” 환호, “아~” 탄식이 터져 나왔다. 경기를 마쳤거나, 대기중인 시니어의 상당수는 자연스레 대회 갤러리가 됐다. 한창 격전중인 테이블 대기석 뒤쪽에 자리 잡고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아쉬워했다.

 

서울당구연맹 심판진

 

캐롬 프리쿠션은 기본 경기방식은 3쿠션과 동일하나, 공격자가 자신이 공격하기 편한 수구(흰공과 노란공)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당구경력이 비교적 적은 입문자에게 적절한 종목인 셈. 다만, 참가자 중 학창시절부터 당구장을 드나들었던 ‘고수’들은 파워 넘치는 끌어치기, 까다로운 배치의 뱅크샷 등 난도 높은 샷을 구사하며 갤러리를 열광케 했다.

 

치열한 격전 끝, 8강 대진이 완성됐다. 성낙천(양평클럽)-손경미(마포당구연맹), 박성재(강남당구연맹)-이성희(송파당구연맹), 김경수(동작당구연맹)-백종기(송파당구연맹), 박선일(서울)-신순자(양천복지관)씨가 맞붙었다.

 

오전에 시끌벅적했던 대회장은 오후 8강전부터 고요해졌다. 공 치는 소리와 간헐적인 환호성 외 소리는 경기 방해 요소 ‘소음’이 되기도 했다. 8강전 신순자-박선일 선수 간 경기에서는 갤러리들의 훈수가 이어지자, 주최측이 나서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제지하기도. 이 가운데 신순자 선수는 8강을 15:14 1점차 극적인 승리로 가져간 뒤, 여세를 몰아 우승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포켓볼 입상자들과 포즈를 취한 이상길 송파구당구연맹 회장(가운데)

 

이어, 9월 20~21일 펼쳐진 포켓볼 종목 대회에는 뉴8볼 55명, 애니콜 44명씩 참가해 자웅을 겨뤘다. 그 결과 백금자(포켓퀸·포켓 뉴8볼) 이명자(송파당구연맹·포켓 애니콜) 선수가 각각 정상을 밟았다. 핸디는 ‘포켓 뉴8볼’ 남자 2점 및 여자 2점, ‘애니콜’ 남자 30점 및 여자 20점으로 각각 치러졌다.

 

이번대회 후원은 ㈜하림그룹 ㈜실크로드시앤티 프로스펙스 세파스 유니버셜코리아 JBS SM빌리어즈 휴브리스 knB 셔츠스펙터 상쾌환 털털샴푸 등이다.

 

시니어 당구동호인들 승패는 아쉽지만, 참 즐거웠어요

 

대회 현장에서 만난 시니어들은 경기뿐만 아니라 대회 참가 자체를 즐기는 듯했다. 물론 1등을 가리는 치열한 경기 후 결과에 희비가 갈렸지만,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실컷 즐겼다”는 후기를 전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서울당구연맹 대회운영팀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멈췄던 시 대항전 급 어르신부 경기가 오랜만에 본격 재개된 대회인 셈. 이와 관련, 서울당구연맹 관계자는 “비록, 코로나 이전 대비 참가자 수가 조금 적은 편이지만, 점차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상연=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sunbisa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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