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즌만의 복귀전 ‘애버1.087’로 승 차유람 “무섭고 두려웠다” [기자회견]

 

여자 프로당구(LPBA) 무대로 복귀한 ‘당구스타’ 차유람이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4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웰뱅 LPBA 챔피언십’ PPQ라운드 경기서 오지연을 상대로 23이닝만에 25:10으로 승리를 거두고 PQ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2021-22시즌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4강전 이후 1년 10개월만에 LPBA 무대를 밟은 차유람은 23이닝만에 25점을 채우며 애버리지 1.087을 기록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폭발적인 하이런은 없었으나 본인의 강점인 정확한 두께 조절 등을 활용하며 경기 내내 리드하며 무난한 승리를 거두었다.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한 차유람은 5일 오전 11시부터 PQ라운드서 박가은과 64강 진출 티켓을 놓고 경기한다.

복귀전 후 차유람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갑작스럽게 대회에 출전하게 되었는데도 5일간 두께와 자세 등 기술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많이 걱정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긴장감이 저를 각성시켰다. 생각보다 경기가 잘 풀리고 운이 많이 따라줘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복귀전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Q. 경기 승리 소감은.
= 갑작스럽게 대회를 나오게 됐는데, 정말 바쁜 일주일을 보냈다. 집중적으로 5일간 열심히 연습하고 나왔다. 1년 반 만에 큐를 잡다 보니까 ‘경기에서 1점이라도 맞출 수 있을까’, ‘창피당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에 잠을 설쳤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오히려 이런 긴장감이 저를 각성시켰다. 생각보다 경기가 잘 풀리고 운이 많이 따라줘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결정적인 복귀 계기는.
= 3쿠션 입문했을 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하게 됐다. 정신없는 두 시즌반을 보냈다. 팀리그에도 참가하게 됐고, 시합스케줄이 버거웠는데 제가 주어진 경기는 다 하고싶으니 열심히 했다. 그렇지만 과부하가 생겼다.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한다는 압박감이 스스로 힘들게 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은퇴 후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니, 그때 즐기고 있었다는걸 알게 됐다.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었던 자체가 즐겼다라는걸 깨닫게 됐다. 그만두게 된 계기는 다들 아시다시피 체육 행정쪽으로 일을 하고싶었고, 체육계에 대해 내가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훗날 저 역시도 당구계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돌아보니 큐를 잡고 공을 쳤을 때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다. 오래 고민했고, 6일 전에 협회측과 얘기를 나눴다. 개인적으로는 준비를 충분히 해서 다음 시즌에 복귀하면 좋지 않을까 했었는데, 마음을 먹었으니 복귀 의사를 밝히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얘기가 나왔다. 선수로서 준비되지 않았던 것 자체는 팬분들과 선수, 관계자께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첫 경기를 이겨서 한시름 놓았다.

Q. 그간 어떻게 지냈나.
=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추억도 쌓고 많이 친해졌다. 회사도 운영하고, 여러가지 일을 했다. 현재는 국민체육공단 비상임 이사직을 병행하고 있다.

Q. 팀리그 활동 당시와 비교해 지금 팀리그는 변화가 있다.
= 지금 팀리그는 더욱 알 수 없게 된 것 같다. 레이스도 짧아졌고, 더 많은 팀이 생겼다. 매일 경기 시작전에 간절히 기도하고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다. 경기 결과가 예측이 안 돼서 순간을 즐기는게 답인 것 같다. 가끔 질 때가 있는데, 그런 것들도 털어낼 수 있는 부분도 중요하다.

그걸 못하면 개인전까지 이어져서 가끔 늪에 빠진다. 멘탈관리가 중요할 것 같고, 다음 시즌에 팀리그 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팀리그를 뛸 수 있을 만큼 경기력을 회복하는 게 중요할 것 같고, 저에게 주어진 경기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Q. 앞으로 당구에 어느정도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 것 같은가.
= ‘몇 시간을 해야겠다’고 정해 놓으면 못할 것 같다. 날마다 저에게 2시간이 주어지든 10시간이 주어지든 주어진 시간만큼 얼마나 집중력을 가지고 몰입을 해서 연습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연습의 질 차원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 집중있게 연습하는 것에 대해 믿음과 확신이 있다. 포켓선수시절부터 루틴과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충실히 이행한다면 비록 짧은 시간일지라도 2년간의 격차를 빨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나아지고 성장하는 모습의 재미를 보여드리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도 있다. 당장 우승할 수 없지만, ‘차유람이 이게 더 좋아졌다’, ‘지난 대회에서는 이걸 못했는데 이 부분을 보완했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래서 저를 응원하시도록 만들고 싶다. 이전 처음에 3쿠션으로 전향했을 땐 ‘몇 년 안에 성적을 내야겠다’고 기한을 정해뒀다. 그러다보니 조급해졌다. 다시 제 발로 돌아왔기 때문에 시간에 여유를 가지고 조금 더 당구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알고, 원리들을 깨달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과정을 조급해하지 않고 즐기도록 하겠다.

Q. 예선전 25점은 첫 경기다. 은퇴 전 서바이벌과는 다른데, 어떤 느낌이었나.
= 서바이벌은 4명 경기라 3명의 전혀 다른 스타일의 공들이 있다. 내 공에 집중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점수제는 비록 한 경기였지만 제가 실수했던 것을 침착하게 되돌아 볼 수 있는 것 같고, 저에게 기회가 오는 시간이 일정하다 보니 그런 차이 때문에 제 감을 잃지 않고 경기 할 수 있었고, 설령 제가 졌었더라도 개인적으로는 현재 경기 시스템이 더 좋다.

 

 

Q. 오늘 경기, 의도한대로 됐나.
= 사실은 운이 좋았다. 2년만에 대회라 한번 헤맨다면 멘탈이 나갈 수 있겠다는 걱정 많이 했는데, 그냥 저만의 루틴에 집중하면서 초보자처럼 치자. 나는 초보자다. 브릿지를 제대로 잡는다. 자세를 지킨다. 등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을 해서 잡생각을 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운도 많이 따랐고 경기가 잘 풀렸다.

Q. 5일간 연습시간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습했나.
= 두께가 너무 안맞더라. 자세도 팔다리가 후들거렸다. 오늘 경기에서는 경기 중에 브릿지(큐걸이)가 흔들려 당황했다. 공의 두께 같은 경우는 저의 최대 장점인데, 이거 못하면 승산이 없다 생각했다. 그래서 중점을 두고 연습을 했다.

Q. 첫 경기 들어갈 때 심정은.
= 너무 어색했다. 전용구장도 처음이고, 낯설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무서웠고 두려웠다. 침착하려고 애썼다. 저의 경기 시간보다 조금 일찍들어와서 관중석에 앉아 앞 경기를 보면서 테이블 상태도 체크했다. 두 시즌을 큐도 잡지 않았었기 떄문에 그 사이에 강자도 많아졌다. 일각에서는 ‘할 수 있겠어?’ 이렇게 보시는 분들 많을테고, 저도 그런 생각을 했다.

사실 LPBA에 강한 상대가 많아져서 더 설렌 부분도 있다. 그래서 빨리 성장해서 대등한경기, 멋진 경기를 해 보고싶다고 생각했다. 저의 수준을 올려서 톱랭커 선수들과 경기하고 싶다.

Q. 어떤 선수가 가장 경계되나.
= 한지은(에스와이) 선수가 ‘어리지만 단단한 선수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그 친구와 멋진 경기를 해 보고싶다는 생각했고,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 선수와도 개인전때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만나서 경기하고 싶고, 김가영(하나카드) 선수와 세 번 만났는데 개인전에서 모두 패했다. 기회가 된다면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해 보고싶다.

Q. 큰 아이는 이제 엄마의 직업을 알 것도 같은데.
= 큰 아이에게 ‘엄마 다시 당구할거 같아’ 그랬더니 ‘우와’라고 하더라. 학교에서 엄마 당구선수라고 얘기할 수 있고, 제가 최근에 TV에 안나오니까 서운했나보더라. 그래서 좋아하더라. 그 사이에 아이가 컸구나 새삼 느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 더 많은 승리를 통해 상위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다음 시즌에는 보다 더 최대한의 실력,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싶다. 지켜봐주시면 열심히 하겠다.

 

[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기사제보=sunbisa4@naver.com

(사진=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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