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훈(시흥시체육회)이 2년여만에 세계선수권으로 향한다.
서창훈은 며칠전 종료된 ‘2024 태백산배 전국3쿠션 당구대회’ 결승서 패했다. 한달여전 ‘2024 남원 전국당구선수권’에 이어 전국대회 결승서 두 번 연속으로 고배를 마신 그였다.
태백산배 결승서 서창훈을 꺾은 김행직은 “친한 형님이기에 크게 기뻐할 수 없었다”면서 다소 덤덤했던 우승 세리머니의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당사자인 서창훈 또한 덤덤했다. 심지어 그의 얼굴에서는 실망감 보다는 만족감이 훨씬 더 진하게 보였다. 이유를 묻자 그는 “세계선수권 출전하게 돼서요”라며 얼굴에 웃음을 살짝 머금었다.
오는 9월 25~29일 베트남 빈투안에서 ‘2024 세계3쿠션선수권대회’이 열린다. 한국 남자(성인부) 대표로 최대 2명이 출전하며, 국내 남자3쿠션랭킹 1위와 2위다. 그중 1위는 ‘세계선수권 출전 확정’, 2위는 UMB(세계캐롬연맹) 세계랭킹을 따져 출전 여부가 가려진다.
이 가운데, 최근 대한당구연맹은 ‘태백산배’ 결과까지 반영된 남자3쿠션 랭킹을 발표했다. 1위는 총 랭킹포인트 638점의 허정한(경남당구연맹), 2위는 총 606점의 조명우(서울시청,실크로드시앤티)였다. 3위는 ‘태백산배’ 우승으로 총 496점을 만든 김행직(전남당구연맹), 4위는 440점의 김준태(경북체육회)다. 이들 1~4위 선수들은 세계선수권대회 ‘시드선수’다.
따라서 국내랭킹 1위에게 주어지는 ‘세계선수권 출전 확정’ 티켓은 허정한 조명우 김행직 김준태 등 ‘UMB시드선수 4인’의 바로 아래인 5위 선수에게 돌아간다.
그 ‘5위 선수’가 바로 서창훈이다. 당구연맹 또한 서창훈의 세계선수권에 출전 여부에 관한 본지의 문의에 “(서창훈의 출전은)확정”이라고 알렸다.
서창훈은 지난 2021~22년 2년 연속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바 있다. 최고성적은 16강. 그 시기의 서창훈의 기세는 대단했다. 특히, 2021시즌엔 전국대회 3연속 우승(태백산배 고성군수배 대한체육회장배)으로 개인 커리어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던 그가 22년도 이후 1년 가까이 주춤했다.
“밝힐 수 없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얼마전까지 힘들었다”고 회상한 서창훈은 그러나 “이제 시련기를 다 넘겼다”면서 배시시 웃어 보였다.
시련기를 극복해 마음의 안정을 찾은 덕분인지, 서창훈은 최근 2개 전국대회서 모두 결승에 오르는 등 비상을 위한 발판을 탄탄하게 쌓았다.
더욱이, “반짝이는 우승보다도 꾸준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그였기에 이번 태백산배 결승전 패배 직후에도 실망감 보다는 만족감 가득한 얼굴을 보일 수 있었다고 했다.
“전국대회 연속 준우승은 꾸준한 좋은 성적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만족합니다. 게다가 덕분에 세계선수권 출전 티켓까지 따냈으니 제겐 아주 좋은 결과인 셈이죠. 하하”
이런 속내를 밝힌 서창훈은 ‘세계선수권 목표치’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도 그의 방향성대로 “꾸준한 성적을 위해 열심히 나아갈 것”이라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한편, ‘2024 세계3쿠선선수권’에는 총 48명이 출전하며, 아시아 출전선수는 5명이다(단, 시드선수는 제외).
한국-일본-베트남 3국이 국가별로 2명씩(선발선수 1명+리저브 선수 1명), 총 6명의 선수가 UMB에 이번 세계선수권 출전 ‘아시아 선수’로 제출된다.
여기서 한-일-베 3국이 제출한 ‘리저브 선수’ 3인 중 1명은 올해 세계선수권 무대를 밟지 못한다. 해당 3인 중 UMB랭킹(2024년 7월 13일자) 상위 2인에게만 올해 세계선수권 출전권이 주어진다.
한국의 ‘리저브 선수’는 현 국내랭킹 6위 조치연(안산시체육회)으로, 추후 그와 세계랭킹을 겨룰 일본-베트남 ‘리저브 선수’에 대한 관심이 팬들 사이에서 증폭될 전망이다.
[태백=이상연 기자/큐스포츠뉴스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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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네일 태극기 사진=픽사베이